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국 관광의 질적 성장을 위한 4가지 조언]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서울의 미래 먹거리는 MICE 산업”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1,200만 명 중 1,000만 명이 서울을 찾았다. 외국인으로 북적대는 서울은 관광산업을 통해 경제적 기회를 창출할 기회가 많은 도시다. 하지만 기회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선 전략이 필요하다. 포춘코리아가 서면을 통해 박원순 서울시장의 의견을 들어봤다. 그는 인터뷰에서 “단순히 보는 관광에서 체험하고 교류하는 감성관광으로 관광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며 “산업간 융합이 필요해진 서울의 관광산업에서 미래 먹거리는 MICE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박 시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유부혁 기자 yoo@hmgp.co.kr

Q: 최근 서울의 관광산업 발전 형태가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변해야 하며 산업간 융합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시장님의 생각을 말씀해 주십시오.

A: 그런 의견에 동의합니다. 저는 서울이 지속 가능한 도시가 되는 것이 도시의 경쟁력을 키우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 중요한 두 축이 삶의 질 향상과 관광, MICE 산업이라고 생각해요. 그중에서도 MICE산업은 수요에 비해 아직 인프라가 상당히 부족합니다. 그래서 서울시는 2020년까지 전시·회의시설 인프라를 지금의 3배 규모로 늘릴 계획입니다. 서울 중심부의 관광자원을 통한 도심형 컨벤션 지구를 육성하겠다는 것이죠. 또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한류 콘텐츠와 의료 산업, 그리고 잠재가능성이 높은 한식, 웨딩, 뷰티, 패션 등을 관광과 접목해 일자리 마련과 함께 미래의 밥줄을 만들 생각입니다.


2013년 서울을 찾은 관광객이 1,0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1,000만 관광객 시대의 도래를 위한 서울시의 노력이 가시적인 결과물로 나타났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제 다음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관광객 2,000만 명이 오는 도시가 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선 꼭 다시 찾고 싶은 도시가 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 먼저 관광객의 눈높이에서 관광 인프라 및 서비스를 개선해야겠죠. 서울시는 이미 쇼핑이나 숙박 환경뿐만 아니라 대중교통, 보행자, 도로 표지판, 도로명 같은 사소한 것들도 관광객 친화적으로 맞춰가고 있습니다. 바가지 요금을 근절시키기 위해 외국인들에게 예상 택시 요금을 알려 주고 바가지 요금을 낸 경우 즉각 보상도 하고 있어요. 작년부터 시행된 관광경찰 제도는 관광업계 시민들이 직접 활동하며 자정 노력을 벌이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는 서울만의 관광 콘텐츠 확보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서울 관광 MICE 육성 종합계획을 발표하는 등 서울의 콘텐츠를 관광객들과 어떻게 공유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죠. 서울에 있는 세계적인 문화 유적을 문화 콘텐츠로 활성화하는 노력도 하고 있어요. 결국 스토리가 있는 관광도시를 만들어 경제와 일자리를 견인해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할 수 있죠.


MICE는 관광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라 불립니다. 서울시의 MICE 산업 활성화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신다면.

MICE산업은 서울 경제의 희망이자 동시에 미래 지식창조 산업의 플랫폼이기도 합니다. 앞서 말씀 드린 대로 서울 중심부의 관광자원인 명동이나 서울역, 도심 호텔,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등을 통합해 도심형 컨벤션 지구로 육성해 나가려고 합니다. 또 MICE 참가자들이 반일, 1일, 야간 코스로 서울의 볼거리, 먹거리, 즐길 거리를 체험할 수 있도록 단기 관광코스 개발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이러한 계획들은 서울관광마케팅 주식회사를 주축으로 서울이 MICE의 최적 도시라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는 인력이야말로 관광산업의 성장동력인 MICE의 핵심이라 생각해요. MICE협회와 전문인력 양성을 지원하고 컨벤션 센터나 호텔 등 140여 관련 기업들과 이와 관련한 소통을 계속해 나가려고 합니다. MICE 산업의 선순환 생태계를 만드는 게 중요한 일이니까요.


말씀하신 것처럼 MICE 시설과 별도로 통역사나 관광 관련 직종 전문가 양성에 더 힘써야 한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또 수요에 비해 부족하다고 지적되는 도심 호텔이나 숙박시설 증설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십시오.

옳은 지적입니다. MICE 참가자들이 각 분야의 전문가나 오피니언 리더들이니까 좀 더 전문적인 통역과 해설이 필요하겠죠. 그래서 서울시에선 주요 MICE 분야별 전문가, 영어 능통자를 관광 전문 해설자로 양성해 지원하려고 합니다. 숙박시설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으로 1만5,000실 정도가 부족하더군요. 2~3년 안에 3만 실 정도가 부족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이것은 관련 법령이나 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중앙 정부에 요청 중입니다. 특히 부족한 중저가 숙소 확충도 필요하고요.하지만 서울 부지나 관광시장 변화 등을 분석해 봤을 때 무조건 숙박 시설을 신설하는 것이 해법이냐는 생각도 들더군요. 서울시에선 공유경제 철학을 기초로 ‘도시 민박’을 대안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성과가 좋습니다. 2013년 1월 200개소로 출발했는데 8월 329개소로 늘어났습니다. 각 가정의 남는 방을 외국인 관광객들에 빌려주는 방식을 도입하면 큰 예산을 들이지 않고 숙박공간을 확충할 수 있고, 가정 경제에도 적게나마 도움이 되고, 관광객은 서울의 일상을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1석 3조의 대안이 되는 셈이죠.


관광산업 활성화 방안 중에는 거점 지역간 연계도 있습니다. 서울 숙박과 지역 관광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체류 기간을 늘려 관광수입 증대효과를 누리자는 거죠. 이에 대한 시장님의 생각은 무엇입니까?

현재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들 중 서울을 관광 목적지로 택하는 비율은 90% 정도입니다. 서울과 지방이 관광 자원을 함께 공유하고 협력한다면 90% 관광객을 지방 도시로 안내하는 효과를 낼 수 있어요. 그래서 작년부터 서울과 지역 관광지를 순회하는 K셔틀 관광 버스를 전국 노선으로 운행하고 있는데 반응이 상당히 좋습니다. 특히 보는 관광 시대를 지나 다양한 체험과 교감이 가능한 감성 관광이 각광을 받는 만큼, 2018년까지 한식, 웨딩, 패션, 한글 공예 등을 테마로 120개 명소와 15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제2의 한류를 견인할 콘텐츠로 내놓을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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