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HEALTH & WORK] 몰입을 위한 로우 런지

비지니스맨을 위한 힐링요가

데이비드 김(48)은 20년 가까운 미디어 경력을 접고 요가 강사로 전업했다. 그의 수업에는 경쟁과 스트레스 속에서 직접 경험하고 느낀 깨달음이 자연스레 배어 나온다.
글 ·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도움말 민진희 자이요가(jaiyoga.co.kr) 원장


4월 8일 오후 5시, 서울 강남 청담동 자이요가 본점. 평일임에도 많은 수강생들이 수련실에 가득했다. 수강생 모두 빼어난 몸매를 가진 것으로 보아 대부분 전업 요가 강사임을 쉽게 알 수 있었다. 특이한 건 수업을 진행하는 강사가 남자라는 점이었다. 이날 수업은 해외에서 방문한 강사 데이비드 김이 가르치는 시간이었다.

데이비드 김은 재미교포 2세다. 미국 LA에서 요가를 가르치던 김은 얼마 전 LA 생활을 접고 세계 여행을 하며 요가 수업을 열고 있다. 데이비드 김에게 관심이 가는 건 그가 남자이기 때문이 아니다. 그가 일반 산업 현장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현장’ 출신이란 점 때문이다. 데이비드 김은 미 브라운대학교에서 경제와 시각예술을 전공한 뒤 뉴욕 일간지 ‘빌리지 보이스 Village Voice’에서 5년간 기자로 일했다. 문학과 영화를 담당했던 인연이 이어져 이후에는 LA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에서 대본 분석가(Script Analyst)로 12년을 일했다. 대본을 읽고, 영화화할지를 결정하는 일이다. 경쟁과 압박이 극심한 업무 환경에서 살아온 만큼 그는 도시 직장인의 고민과 애환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데이비드 김은 요가가 단순한 육체운동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요가를 통해 자신이 육체적으로 어떤 습관을 갖고 있는지를 알아차릴 수 있으며, 나아가서는 마음의 습관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말한다. 사무실에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사람은 대개 상체가 안쪽으로 굽고 뻣뻣하게 긴장돼 있는데, 이는 또한 마음이 그만큼 경직돼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직장인을 위한 수업을 열 때마다 데이비드 김은 ‘몸과 마음을 이어주는 호흡’에서부터 시작한다. 호흡에 따라 기분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살펴보도록 한다. “많은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숨을 쉽니다. 자신이 호흡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문제는 호흡이 짧다는 겁니다. 짧은 호흡은 몸과 마음을 긴장시키게 마련입니다.” 데이비드 김은 말한다.

호흡 뒤에는 신체 중 어느 부위가 늘 긴장상태에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 어깨일 수도 있고, 등허리나 턱이 굳어져 있을 수도 있다. 현대인들의 많은 병이 이처럼 잘못된 자세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경직된 부위를 이완시켜 주어야 한다.

수업을 마친 수련자는 사무실에서 다음과 같이 실생활에 적용한다. 스트레스 상황이 닥칠 때, 한 발 물러나 자신의 몸 중 어디가 얼마나 긴장돼 있는지를 살피고 이완시킨다. 이때 편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는 자신이 얼마나 안정적이고 깊은 호흡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마음에 여유가 생기면 상황을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다. 데이비드 김에 따르면, 우리가 사무실이나 일상에서 부딪히는 스트레스 중 상당부분은 사실 우리 머리 속에서 만들어낸 허상이다. 과거의 기억, 미래의 두려움이 더해져 상황을 더욱 나빠 보이도록 만든 것이다. 이를 인지하면 현재에 더욱 충실할 수 있다. 주변 사람들과도 역시 더욱 협력적으로 임할 수 있다.

“요가의 궁극적인 목표는 안정적으로 명상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데이비드 김은 말한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와 같은 심리학자는 이를 ‘몰입 상태’라 표현하고, 과학자들은 ‘뇌파가 알파파에 이른 상태’라고 말한다. 초보자에게 명상 상태를 요구하기는 어렵다. 우선 호흡이 고요한 상태로 유지되는지 관찰하며 몸을 움직이는 것이 요가의 첫걸음이다.


로우 런지
로우 런지 Low Lunge는 사무실 종사자에게 도움 되는 자세다.
앉아서 지내는 시간이 오래될수록 몸 앞면이 움츠러들고 등은 굽게 된다. 어깨와 허리, 척추에 피로감이 쌓이고 혈액순환도 나빠진다. 로우 런지는 허벅지 앞쪽 근육(대퇴사두근)과 골반 안쪽의 깊은 근육(장요근)을 스트레칭 해 허리 통증을 완화하고 하체의 혈액 순환을 도와준다. ① 다리를 앞뒤로 벌린 다음 왼 무릎을 바닥에 내려놓는다. ② 들숨에 상체를 세우고, 날숨에 오른쪽 무릎을 앞쪽으로 접는다. ③ 들숨에 가슴을 들어 올리고, 날숨에 골반을 바닥 방향으로 낮추며 허벅지 앞쪽과 골반을 스트레칭 한다.


수건 이용하여 어깨 열기
수건을 활용해 어깨와 가슴을 열어주는 자세다.
① 편한 자세로 앉는다. 척추를 바르게 펴기 어렵다면 엉덩이 아래 담요를 깔고 앉아도 좋다. ② 양손으로 수건을 잡는다. ③ 들숨에 손을 하늘을 향해 올린다. 이때 어깨 긴장을 풀고 귀와 어깨 간 거리를 최대한 멀게 한다. 가슴을 여는 것에 초점을 둔다. ④ 날숨에 손을 내린다. ⑤ ③~④를 5회 반복한다.


허벅지 앞쪽과 어깨를 여는 자세
몸의 앞면을 열고 활력을 불어 넣는 자세다.
① 무릎을 꿇고 앉는다. 두 손을 발바닥 뒤쪽에 둔다. 이때 손가락이 몸 쪽을 향하도록 한다. ② 들숨에 골반과 가슴을 하늘로 들어올린다. 몸에 무리가 간다면, 한쪽 발을 사진처럼 세워 몸을 지지해준다. ④ 날숨에 손과 발등으로 바닥을 힘차게 밀며, 몸 앞면을 더욱 들어올린다. 가슴과 허벅지 앞면이 열리는 것에 집중한다. ⑤ 3~5호흡 뒤 방향을 바꿔준다.


복부운동
복부 힘을 기르고 균형감각을 키우는 동작이다.
① 등을 바닥에 대고 누워 두 다리를 편다. ② 두 다리를 하늘을 향해 들어 올린다. 무릎을 펴기 어렵다면 살짝 접어도 좋다. ③ 날숨에 오른쪽 다리를 바닥을 향해 서서히 낮췄다가, 들숨에 다시 올린다. 왼쪽 다리로 반복한다. ④ 호흡을 따라 두 다리를 10회 교차 반복한다.


트위스트
마무리 동작으로 좋다. 척추 피로감을 풀어주고, 중립 상태로 만들어준다.
① 등을 바닥에 대고 누워 두 다리를 편다. ② 왼쪽 발바닥을 오픈 무릎 위로 올린다. ③ 숨을 내쉬며 왼 무릎을 오른쪽 바닥으로 기울인다. 이때 왼쪽 어깨가 바닥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유의한다. 척추가 이완되고 트위스트 되는 것을 느껴보도록 한다. ④ 5회 호흡 뒤 방향을 바꾼다.

마음의 주인으로 살아라
민진희 지음 / 쌤앤파커스 / 15,000원
자이요가 원장이자 인도의 명상교육원 원월드 아카데미의 트레이너 민진희가 명상과 마음훈련에 관한 책 ‘마음의 주인으로 살아라’를 출간했다. 민 원장은 파란만장했던 개인사와 주변의 실제 경험담을 솔직담백하게 털어놓으며, 마음 다루는 법에 대해 쉽고 직관적으로 설명했다. 서점가에서 흔히 접했던 자기계발서나 심리서와는 접근 방식이나 깊이가 다르다. 민 원장은 미 보스턴 대학에서 심리학과 회계학을 전공한 뒤 쿠퍼스앤라이브랜드 등 최고 회계법인에서 10년간 회계사로 일한 바 있다. 화려한 성공가도를 달리던 이면에는 그러나 늘 불안과 스트레스가 그녀를 짓눌렀다. 급기야 전신마비가 찾아오며 그녀는 인생 궤도를 수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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