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머리사 메이어의 ‘운명의 순간’

MARISSA'S MOMENT OF TRUTH

야후 CEO 취임 2주년이 다가오면서-아울러 가장 큰 자산 중 하나인 알리바바 Alibaba가 기업 공개를 준비하면서-머리사 메이어 Marissa Mayer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by JESSI HEMPEL

머리사 메이어가 야후 CEO로 첫 출근을 하던 날 아침, 데이비드 파일로 David Filo는 캘리포니아 주 서니베일 Sunnyvale 본사 로비에서 새 상사를 기다렸다. ‘치프 야후 Chief Yahoo’라고 불리는 과묵한 성격의 파일로(48)는 야후 최대의 개인 주주이며 현재까지 회사에 남은 유일한 창업주다(그는 칸막이로 둘러싸인 좁은 책상에 앉아 복잡한 엔지니어링 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는 메이어를 따뜻하게 맞이하고 3층 새 사무실까지 안내했다. 그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저 그녀를 도울 수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무엇이든 하려고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메이어는 얼마나 도움이 많이 필요할지 그때는 알지 못했다.

언뜻 보기에는 메이어가 야후에서 보낸 2년 가까운 시간이 황금기처럼 보인다. 그녀는 궁지에 몰린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했고, 13억 달러 가까운 돈을 들여 36개의 회사를 인수했다. 이 중에는 소셜 소프트웨어 신생기업 텀블러 Tumblr도 있었다. 그녀는 또 애플의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 Jony Ive로부터 찬사를 받은 날씨 앱, 여러 가지 디지털 매거진, 유튜브와 유사한 동영상 서비스 야후 스크린 Yahoo Screen의 모바일 버전 등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했다. 여성 앵커 케이티 쿠릭 Katie Couric, 뉴욕 타임스 New York Times의 테크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포그 David Pogue 같은 언론계 유명인사들도 영입했다. 아울러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자체 프로그램, 파트너십, 이벤트 생중계의 풍부한 조합을 발표했다. 마지막으로 야후가 더 이상 광고와 사용자들을 잃는 것을 막았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메이어의 지난 2년간은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킨 성공처럼 보인다. 야후의 주가는 현재 약 35달러로, 이전보다 두 배 넘게 올랐다. 그러나 이런 주가 강세는 메이어의 회복 노력과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 야후 주식에 대한 평가가 대폭 높아진 것은 아시아 시장 2곳에 현명하게 투자한 덕분이었다. 지난 1996년 야후는 소프트뱅크 Softbank와 합작투자로 야후 재팬 Yahoo Japan을 설립했다. 야후가 소유한 35%의 지분은 현재 가치가 90억 달러다. 더 중요한 투자로, 야후는 중국의 거물 인터넷 기업 알리바바의 지분 24%를 소유하게 됐다. 곧 있을 알리바바의 기업공개는 사상 최대의 IT업체 IPO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야후의 지분 가치는 무려 4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꽤나 인상적인 수치 같지만, 야후의 시가총액이 350억 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그렇지 않다(알리바바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박스기사 참조). 다시 말해, 투자자들은 정작 야후의 핵심 사업 부문은 거의 가치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큰 골칫거리가 있다. 메이어가 온갖 멋진 기술기업들을 인수하고, 비디오 프로그래밍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킬 수는 있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그녀가 당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을 것이다. 바로 야후 매출의 약 4/5를 차지하는 광고 부문이 엉망이라는 점이다. 이마케터 EMarketer에 따르면, 세계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야후의 점유율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반면 구글 Google은 계속 크게 앞서 가고 있고, 페이스북 Facebook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메이어는 CEO 취임 후 처음으로 영입했던 구글 출신의 거물급 판매 책임자를 해고했다. 올봄에는 이사회에서 미디어와 광고 분야 경험이 가장 많은 두 명의 이사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America Express의 최고마케팅책임자와 미디어 기업 스크립스 Scripps의 CEO가 사임 의사를 밝혔다(야후는 파일로, 월마트 Wal-mart 전 CEO 리 스콧 Lee Scott, 증권업계의 상징적 인물 찰스 슈워브 Charles Schwab를 이사로 선임했다). 그리고 광고주들은 야후의 광고 도구에 쓰이는 기술이 너무 낡았다고 불평한다. 지난해 매출은 6% 떨어져 46억 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다음달 발표될 포춘 500대 기업에서 야후는 9년 만에 처음으로 명단에 오르지 못할 전망이다.

메이어는 야후를 부활시키는 데 필요한 요소를 분명히 갖췄다. 38세의 메이어는 야후의 엔지니어들에게 가장 복잡한 알고리즘에 대해서도 질문을 퍼부을 수 있을 만큼 컴퓨터공학에 능통하다. 또 인재를 끌어들이고, 마케팅 리더들-그녀가 아니라면 야후의 광고 구매를 오래 전에 부하 직원들에게 맡겼을 것이다-의 관심을 끌 만한 스타 파워를 갖췄다. 메이어의 최대 장점은 포부가 있다는 것이다. 구글의 20번째 직원으로서 그녀는 구글의 가장 중요한 제품들을 감독했고, 지금의 일도 연봉을 보고 하는 것이 아니다. 그녀는 야후를 구글과 페이스북과 정면승부를 벌일 차세대 기술기업-모바일 경험, 동영상, 커뮤니케이션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으로 키우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 수준이 아니면 절대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메이어는 이번 기사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대신 야후는 십여 명의 경영진, 엔지니어, 광고주가 인터뷰에 응하게 했다. 이와 별도로 본지는 야후의 전직 직원, 주주, 광고주, 애널리스트들을 인터뷰해 회사 상황에 대해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려 했다).

문제는 메이어가 (지금으로서는) 끔찍한 비즈니스 모델에 묶여 있다는 것이다. 검색광고를 선도하는 구글과 소셜의 제왕 페이스북을 제외하면, 디지털 광고시장은 미디어 기업들이 희망하던 성장엔진으로 성장하지 못했다. 광고 매체사들이 사업 제안을 바꾸지 않은 탓도 있다. 이들은 지금도 단순히 다수의 소비자를 모아 놓고 디스플레이 광고를 보여주려고 한다. 인터넷은 모두가 알다시피 무한대이기 때문에 재고는 쌓여가고, 그 결과 사이트들이 이런 전통적인 광고에 매길 수 있는 가격이 2010년 1,000임프레션(impression, 노출 횟수)당 평균 3 달러에서 2013년에는 2.8 달러로 떨어졌다. 광고 마케터들은 광고 예산 중 온라인 디스플레이 유닛에 투자하는 비율을 줄이고 있다. 그래서 야후가 지금의 매출 수준을 유지하려면 더욱 많은 광고를 팔아야 한다.

야후의 상황은 일종의 역설을 보여준다. 여러 명의 CEO가 우왕좌왕하는 5년 동안 매출이 줄어드는 것을 지켜보면서 투자자와 애널리스트, 광고주들은 ‘전설적인 인터넷 기업’ 야후가 모멘텀을 되찾을 것이라는 믿음을 거의 잃은 상태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소비자 인터넷(consumer internet)’의 가장 초창기를 결정짓는 데 한몫한 회사에 대한 근거 없는 낙관주의와 향수도 품고 있다. 그 결과, 애널리스트와 광고주들 모두가 한 마음으로 메이어가 회생-재계에서는 루 거스트너 Lou Gerstner가 IBM을 구한 후 실종됐다-에 성공하기를 응원하고 있다.

메이어가 그런 위업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야후의 주요 사업을 대거 혁신해야 (아마도 재창조해야) 할 것이다. 그나마 희소식은 그녀가 마음만 먹는다면 자금은 충분하다는 점이다. 알리바바가 기업공개를 하면 야후는 현재 보유한 지분의 40% 가까이 매각해야 한다. 그러면 현재 밸류에이션 기준으로 160억 달러가 넘는 자금이 생긴다. 메이어는 계획에 대해 거의 밝히지 않고 있다. 야후의 비즈니스 모델을 근본적으로 바꿀 생각이 있다고 시사한 적도 없다. 그러나 향후 6개월 동안 그녀가 취할 행동들은 인터넷의 창립 멤버 중 하나인 야후가 다시 한 번 선두에 설지, 혹은 메이어가 마지막을 장식하게 될 것인지 결정할 것이다.


레이미 어디브 Ramy Adeeb와 에릭 비슈리아 Eric Vishria는 300명의 동료 엔지니어들과 마찬가지로 야후에 새로왔다. 야후가 역량을 되찾고, 창업가의 열정을 투입할 목적으로 다른 회사들을 인수하면서 야후 직원이 됐다. 둘은 경영진이 근무하는 D 빌딩의 새로 단장된 층에서도, 메이어의 집무실 가까운 곳에 있는 책상에서 일한다. 어디브(35)는 2013년 1월, 야후가 그의 회사 스닙잇 Snip.it을 인수하면서 디지털 매거진 개발을 맡게 됐다. 그는 직접 비슈리아(34)를 영입했고, 비슈리아는 야후가 자신의 회사 록멜트 Rockmelt를 사들인 다음 날부터 출근해 디지털 매거진 일을 함께하게 됐다. 두 사람은 “야후의 신제품인 수많은 디지털 매거진 디자인을 구상하면서 비교적 제지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이 만든 모형들은 야후가 광고를 판매하는 방식을 바꾸도록 만드는 과감한 시도였지만, 메이어는 지지를 표했다. 비슈리아는 “CEO 검토회의에서 머리사가 ‘와! 이건 정말 많은 걸 바꾸겠네요. 한번 해봐야겠어요’라고 말한 것이 기억난다”고 회상했다.

메이어가 국제전자제품박람회(Consumer Electronics Show·CES)에서 이 제품들을 선보이기 한 달 전에 야후는 포춘에 미리 엿볼 기회를 줬다. 어디브가 비슈리아에게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자신의 맥북 에어 MacBook Air를 돌려서 야후 푸드 Yahoo Food를 공개했다. 텀블러의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시각적으로 매우 훌륭한 미디어 사이트였다. 사용자 수가 페이지뷰로 측정되는 야후의 전통적인 사이트들과는 달랐다. 이 디지털 매거진들은 기사들을 유동적인 흐름으로 보여주면서 광고는 콘텐츠의 일부로 포함시켰다.

스플렌다 Splenda가 스폰서하는 쿠키 레시피가 야후에서 채용한 기자들이 쓴 기사들 사이에 삽입되는 식이다. 에피큐리어스 Epicurious와 서던 리빙 Southern Living같은 사이트들의 게시물도 마찬가지였다. 어디브는 “우리는 실제로 광고주들이 광고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바꿀 것”이라며 “신생기업이라면 절대 못했을 일이다”라고 말했다.

야후에서 활력을 느끼는 직원들은 이렇게 새로 영입된 엔지니어들뿐 아니다. 메이어는 야후를 덜 관료적인 회사로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그녀는 22쪽짜리 출장경비 규정집을 대폭 개선하라고 지시했고, 직원들에게 아이폰과 무료 식사를 제공했다. 또 직원들이 회사 운동시설을 이용하려면 필수적으로 수강해야 했던 수업을 없앴다. 한 신입 직원의 말대로 “아직도 트레드밀 작동법을 모른다면 그건 순전히 본인 탓”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리고 매주 금요일 ‘FYI’ 회의를 열어 직원들에게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려줬다.

아울러 파일로를 복귀시켰다. 그녀는 CEO 취임 후 처음 작성된 2012년 연차 보고서의 경영자 서한에 파일로와 공동 서명했다. 두 사람은 정기적으로 회동하고 -메이어는 파일로가 자신에게 직접 보고하도록 조직을 개편했다- 내부자들에 따르면 메이어는 파일로의 조언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야후가 추진하던 인수건 중 하나가 지지부진할 때, 인수 대상 기업의 CEO가 파일로에게 호소했다. 협상은 그날로 타결됐다. 파일로는 인재 개발 책임자 재클린 레세스 Jacqueline Reses와 함께 현재 야후에 채용된 창립자들을 결집시키는 프로그램을 부활했다. 이런 행보는 창업 정신이 야후의 문화에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것이었다.

메이어는 야후를 더 창의적이며 매력적인 회사로 만들었지만 이와 동시에 직원들에게 더 많은 노력을 요구했다. 그녀는 먼저 재택근무를 없앴다. 또 분기별로 엄격한 평가 시스템을 통해 인력감축 시도를 했다. 구글의 인사 시스템을 본 딴 것으로, 성과가 가장 우수한 직원들은 보너스를 넉넉히 받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직원들은 해고시키는 것이다. 그녀는 역량 개발을 촉진하면서도 인력 1만 2,400명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회사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메이어가 당초 이사회에서 35~50% 감축을 원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메이어의 경영방식은 완벽함과는 거리가 멀다. 그녀는 회의에 지각하기로 악명이 높고, 때로는 아예 불참하기도 한다. 그녀는 초창기에 엔지니어들의 개인 리스트서버에 로그인해 말단 직원들과도 대화를 나누며 ‘접근하기 쉬운 CEO’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그러나 이제는 자신이 관심을 가진 사업 분야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그래서 일부 경영진(특히 신제품 부문)은 그녀가 그들의 아이디어의 기본이 되는 알고 리즘 하나하나에 대해서까지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
이고, 질문을 한다고 밝히고 있다. 반면, 다른 사람들은 “별로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메이어는 컴퓨터공학도 출신으로, 스스로 내성적이라고 밝혀 왔다. 그녀는 야후에 입성할 때 전임자들과 같은 수준의 이력(전 CEO 캐럴 바츠 Carol Bartz는 공개기업을 경영한 경험이 있다)이나, 다른 후보자들과 같은 미디어와 광고 경험(로스 레빈슨 Ross Levinsohn은 뉴스 코퍼레이션 News Corp.의 디지털 부문을 경영했다)을 갖추고 있지 않았다. 그녀의 학력은 업무에 도움이 됐다. 가장 가까운 동료들은 그녀가 성실하며 매우 똑똑하고, 특히 패턴 인식을 좋아한다고 평가한다.

메이어는 포춘의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서밋(Most Powerful Women Summit)’에서 자신이 받은 교육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한 동료 CEO로부터 받은 조언도 언급했다. 당시 10월 아침에 그녀는 평소보다도 더 가라앉아 보였다. 감기가 걸린 탓도 있었다. 목소리가 갈라졌고, 그녀와의 대화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스타카토식 깔깔웃음도 거의 사라졌다. 그녀는 “CEO로서 흥미로운 점은 실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일은 매우 적지만 그 결정을 완전히 완벽하게 내려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그녀의 직업 훈련 과정에서 행동주의 투자자를 상대하는 복잡한 일에 대한 대비는 전혀 없었을 것이다(아주 노련한 CEO들도 이들 때문에 실패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그녀가 서드 포인트 매니지먼트 Third Point Management의 댄 로브 Dan Loeb를 다룬 솜씨는 더욱 인상적이었다. 로브는 메이어의 전임 CEO 스콧 톰슨 Scott Thompson이 컴퓨터공학 학위가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밝혀내 그 자리에서 끌어내린 주인공이다. 그 결과 로브는 두 명의 다른 지명자와 함께 이사회 이사가 됐고, 메이어를 CEO 자리에 앉히기 위해 열심히 로비했다.

한때 야후 주식을 6% 가까이 보유했던 로브는 영향력이 상당하기 때문에, 그가 계속 메이어에 만족한다면 엄청난 자산이 된다. 그러나 로브가 그녀의 전략들에 이의를 제기하기 시작하면 큰 훼방꾼이 될 수 있다. 배니티 페어 Vanity Fair는 올 1월 기사에서 ‘작년 가을 로브가 메이어에게 야후 주식 2,000만 주를 매각할 계획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메이어는 그 두 배를 주당 29.11 달러에 사들이겠다고 역제안했다. 야후의 전반적인 자사주 매입 전략의 일환이었다. 지금까지 야후는 60억 달러어치의 주식을 환매했다. 이제 로브에게는 겨우 2,000만 주가 남아 지분이 2% 아래로 떨어졌다. 이 거래로 그는 지명자들과 함께 이사회에서 사퇴했고, 메이어는 숨 돌릴 여유가 생겼다.

또 메이어는 야후의 투자 방향에 대한 명확한 비전 제시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녀는 모바일 컴퓨터의 새로운 세대를 적극 포용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쳐 왔다. 메이어 취임 당시 야후는 여전히 블랙베리 BlackBerry를 나눠주고 있는 실정이었다. 메이어는 아이폰-그리고 아이폰 엔지니어들-을 야후에 들여왔고, 회사가 아이폰용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메이어는 취임 후 지금까지 야후의 모바일 고객 수를 256% 증가한 4억 3,000만 명으로 늘렸다. 그녀는 모바일과 더불어 소셜, 비디오, 이제는 ‘네이티브 광고 native advertising’라고 알려진 ‘기사형 광고(advertorial)’에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메이어가 가장 공을 들인 계획 중 상당수가 실패로 끝났다. 야후에 온 직후 그녀는 구글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 엔리케 데 카스트로 Enrique de Castro를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영입했다. 데 카스트로는 구글에서 디스플레이 광고의 탄생을 성공적으로 이끈 인물이었다. 그는 야후의 판매 인력을 재빨리 재편, 구글과 더 비슷하게 운영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두 회사의 사업 방식과 기업문화가 매우 다르다는 점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다. 데 카스트로는 광고주들의 신경을 건드리거나 아예 무시했다. 켈로그 Kellogg의 미디어 수석 부사장 존 수아레스-데이비스 Jon Suarez-Davis는 현재 야후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데 카스트로는 만나본 적도 없었다고 했다. 동시에 데 카스트로는 사내에서 직원들로부터 소외됐고, 동료들은 그와 메이어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감지했다. 한 전 직원은 데 카스트로가 그의 부하 직원들에게 “100만 달러짜리 아이디어가 없으면 말도 걸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전 직원은 데 카스트로의 방식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자신은 언제나 옳고, 남은 언제나 멍청이라는 식이었다.” 이유가 무엇이 됐든, 그가 일을 맡은 후로 광고 판매는 회복되지 않았다. 지난 1월, 메이어는 데 카스트로가 회사를 떠나게 됐다고 발표했다. 큰 희생을 치른 실수였다. 야후에서 근무한 15개월 동안 데 카스트로는 5,800만 달러를 벌었다. 본지가 수 차례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그는 거절했다.

메이어가 높이 평가 받을 만한 일은 이런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신속하게 행동을 취했다는 것이다. 그녀는 직접 광고주들에게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하겠다고 약속했고, 이미 지난해 가을부터 고위 임원들과 그런 의지를 표명해 왔다. 그리고 AOL 전반의 광고를 판매하는 디지털 플랫폼 AOL 네트웍스 AOL Networks(Advertising.com의 후신)의 수장이었던 네드 브로디 Ned Brody를 영입했다. 세일즈맨인 브로디-워싱턴 교외에 살면서 야후의 뉴욕 사무실에서 근무한다-는 야후의 미래가 현재 회사가 모으는 광고 제품들의 포트폴리오에 달렸다고 믿는다. 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디스플레이 광고 시장은 향후 5년간 28% 줄어들 것이다. 우리는 이보다 더 광범위한 것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후는 이를 위해 지난 1월, 새로운 광고 구매 플랫폼 야후 애드 매니저 플러스 Yahoo Ad Manager Plus를 출시했다. 이 플랫폼은 광고 구매자들이 야후 전반에 걸쳐 돈을 쓰기 더 쉽게 만들었다. 브로디는 또 야후가 검색 기능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다른 사이트에서도 광고를 게재할 수 있도록 하는 네트워크의 출시를 실험 중이다.

야후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마이크로소프트 Microsoft와 10년짜리 검색 계약에 묶여 있다는 점이다. 이 계약은 내년 2월이 돼야 재협상이 가능하다. 계약 조건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빙 Bing이 야후 검색을 지원하고 야후가 판매 역량을 제공하게 돼 있다. 초기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 마이크로소프트는 2014년 3월까지 최소수입보장을 지불하는 데 동의했다. 그러나 이 계약의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계약을 분석한 몇몇 사람들의 평가에 따르면 야후는 이 계약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야후는 모바일 검색 도구를 개발하는 데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1월에는 에이비에이트 Aviate라는 회사를 인수했다. 에이비에이트는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개인 정보와 시각 등 다양한 신호를 활용, 사용자가 가장 찾고 있을 가능성이 높을 때에 필요한 앱을 제공하는 기술을 만든다. 비록 소비자들이 사생활 보호를 걱정하기는 해도 점점 더 자신의 스마트폰이 확실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해 주기를 원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 이 밖에도 4월에는 메이어가 애플 기기에 검색엔진으로 기본 탑재된 구글을 몰아내려 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야심 차지만 거의 불가능한 계획이다. 애플이 (야후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의 검색 기술을 사용자들에게 제공하도록 설득하기는 매우 힘들 것이다.

더 심각한 과제는 마케터들이 야후와 계열사들에서 광고를 구매하고, 게재하는 데 뒷받침 되는 도구의 핵심적인 기술의 문제다. 새로운 구매 플랫폼인 야후 애드 매니저 플러스는 경쟁자인 구글이나 페이스북에서 쓰는 것보다 여전히 사용이 어렵다. 그리고 더 컴퓨터 중심적인 광고 모델을 시도한 야후 애드 익스체인지 Yahoo Ad Exchange는 라이트 미디어 Right Media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라이트 미디어는 야후가 2007년 인수한 온라인 광고 기업으로, 오랫동안 광고 구매자들의 웃음거리가 돼 왔다. 애드위크 Adweek는 라이트 미디어가 ‘심각한 오류가 있다’고 평가했고, 광고 구매자들은 야후의 계열사 사이트에서 원하지도 않는 광고 공간을 강매한다고 불평했다. 마케터들이 ‘프로그래매틱 programmatic’ 광고를 간절히 원하는 시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프로그래매틱 광고는 대상 구매층에 대한 통제권은 더 많이 주면서, 좋은 자리에 돈을 더 많이 쓰고, 나쁜 자리는 아예 안 사고 피할 수 있는 융통성을 갖는다. 포춘 500대 기업들이 광고를 구매할 때 이용하는 소프트웨어 회사 데이터XU DataXU의 CEO 마이크 베이커 Mike Baker는 “비전 측면에서는 점수가 A-일지 몰라도 실행 측면에서는 B-다”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광고주들이 마지막으로 우려를 표하는 점은 업계 전문가들에게 야후의 전략을 설명할 최고의 세일즈 전문가가 없다는 사실이다. 야후가 기존 제품을 폐기-현재 비디오 사이트 샤인 Shine을 폐쇄하기로 했다고 알려졌다-하거나, 새로운 인식이 필요한 신제품을 추가하면서 제품 라인업을 대대적으로 개편할 때가 있다. 광고기획사 경영진과 최고마케팅책임자들은 이런 때야말로 세일즈가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한다(야후가 중요한 파트너이기 때문에 인터뷰 대상자들은 모두 익명을 요구했다). 지금으로서는 마케터들과의 소통은 주로 브로디의 책임이 됐다. 이런 우려에 대해 질문하자, 그는 “마케터들이 그렇게 얘기했다면 내가 할 일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과거 때문에 오늘날 야후의 광고 전략이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사람들의 의견을 바꾸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야후는 광고 제품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해 줄 광고주 여섯 명을 본지에 소개했다. 그러나 인터뷰를 요청했을 때 이 중 셋은 답변을 거부했다. 소비재 제품을 생산하는 켈로그의 수아레스-데이비스는 켈로그가 올해 야후에 쓰는 광고 비용을 늘릴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런 관계 발전에 브로디의 역할이 컸다고 설명했다. 레이저피시 Razorfish의 북미 지역 CEO인 새넌 덴튼 Shannon Denton은 “약 6~8개월 전부터 변화가 나타난 것이 브로디의 공”이라면서 “그는 데이터와 측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이들의 형식을 통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한다. 그는 이 두 가지를 적극적으로 추구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 모두 야후의 뒤처진 기술이 계속 문제가 되고 있다는 데 동의했다.

메이어가 광고 도구를 개선하고 광고주들과의 관계가 회복된다고 해도 결국 회사를 급성장 궤도에 올려 놓기 위해서는 큰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녀는 네이티브 광고가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지난 2월 회사의 모바일 검색 광고와 네이티브 광고 부문-메이어가 스트림 애드 Stream Ad라고 부른다-을 연결시키는 셀프서비스 도구 야후 제미니 Yahoo Gemini를 출시했다. 4월 15일 화상회의에서 그녀는 이런 종류의 광고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알리바바는 아마존 Amazon, 이베이 eBay, 페이팔 PayPal, 그리고 야후를 모두 합친 것 같은 회사다. 홍콩에 본사를 둔 알리바바는 5억 6,000만 명 이상의 중국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피어-투-피어 시장 peer-to-peer marketplace’과 더 큰 소매업체를 통해 물건을 팔고, 온라인 결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광고로도 약간의 돈을 번다. 야후의 가장 최근 분기별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4/4분기에 14억 달러의 수익을 기록했다(아마존과 이베이의 수익을 합친 것보다 큰 규모다).

메이어는 중국의 초대형 온라인 업체 알리바바 지분의 일부를 팔 경우 얻을 수 있는 세전 160억 달러를 어디에 쓸 계획인지 거의 밝히지 않았다. 그녀는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들에게 상당 부분을 환원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야후가 현재 사업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자본은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알리바바의 IPO가 야후에 이로울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야후가 세 가지 독립적인 부분-알리바바에 대한 투자, 야후 재팬 지분, 핵심 광고 사업 부문-에 비해 주식 가치가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알리바바의 가치 평가가 추정하기 힘들기 때문일 수도 있다(실제로 알리바바의 이번 IPO의 가치는 1,360억 달러에서 2,450억 달러 범위로 예상됐는데 이 격차는 야후 사업 전체 규모의 세 배에 달한다. 더욱이 애널리스트들은 야후가 이번 ‘대박’에서 납부해야 할 세금 액수도 계산에 넣었을 것이다). 알리바바의 IPO는 마침내 야후의 가치를 확실하게 밝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일단 야후의 확실한 가치가 밝혀지면 주가도 자동적으로 재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메이어는 아시아 자산의 일부를 계속 보유할 가능성도 있고, 이 자산은 가치가 올라갈 수 있다. 야후의 장기투자자인 에릭 잭슨 Eric Jackson은 주식을 팔 계획이 전혀 없으며, 야후가 계속 보유할 야후 재팬과 알리바바 주식의 지속적인 강세로 야후 주가가 주당 최고 7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나는 야후 핵심 사업 부문 때문에 야후 주주가 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알리바바의 IPO 이후 야후가 다른 길을 걸을 수도 있다. 알리바바의 가치가 올라가도 야후 주가는 정체될 가능성이다. 투자자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뚜렷하게 다른 두 회사가 함께일 때보다는 각자일 때 더 가치가 있다고 결정할 수도 있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야후는 성장하는 대신 더욱 줄어들고 AOL을 비롯한 여러 전설적인 인터넷 기업들이 그랬듯 사라질 수도 있다. 주가가 떨어지면 야후는 다시 한 번 사모 투자자들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메이어에게는 운명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어느 쪽이 됐든 야후에 그렇게 나쁜 결과는 아닐 것이다. 또 어쨌든 메이어의 업적은 보장돼 있다. 그녀는 수년 동안 20달러 밑을 맴돌던 주가를 두 배 이상으로 끌어올린 CEO로 기억될 것이다. 그러나 물론 메이어에게는 단 한 가지 성공 모델밖에 없다. 가장 최근 열린 실적 화상 회의에서 그녀는 회사가 적당한 성장을 보였다고 자축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자신은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상기시켰다. 그녀는 “우리가 보고 싶어하는 급성장은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으로서는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응원하고 있지만 그 시간은 언젠가 끝날 것이다.


알리바바의 IPO
야후는 어떤 과정을 통해 한몫을 단단히 챙기게 되었을까?

2005년 야후는 10억 달러를 투자해 중국의 유망 인터넷 기업 알리바바의 지분 40%를 매입했다. 이 거래는 야후의 공동창업주 제리 양과 알리바바 CEO 잭 마 Jack Ma의 우정에서 출발한 것으로, 양과 당시 야후 CEO 테리 세멜이 협상을 이끌었다. 그때까지 알리바바에 대한 일련의 외국자본 투자 중 최대 규모였다. 당시 IT기업들은 인터넷을 사용하기 시작한 네티즌들을 사로잡기 위해 앞다퉈 달려들었다. 야후는 계약 조건으로 알리바바의 의결권 40%를 받았고, 알리바바는 중국에서 야후 브랜드를 이용하고 키울 수 있었다.

그러나 곧 알리바바는 이 계약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두 회사가 전략적으로 점점 더 공통점이 적어졌기 때문이다. 전임 CEO 스콧 톰슨-받은 적도 없는 컴퓨터공학 학위가 있다고 주장한 탓에 5개월 만에 사임했다-이 바로 2012년 이 계약을 수정한 주역이었다. 그러나 이 사실은 그가 야후를 떠난 후 발표됐다. 톰슨은 임기 동안 71억 달러 규모의 거래를 통해 야후의 알리바바 지분 절반을 다시 파는 협상을 타결시켰다. 이 합의로 야후는 40억 달러 이상의 세후 수익을 거뒀다. 또 이 거래를 통해 알리바바가 야후 차이나 Yahoo China 로열티 비용으로 야후에 5억 5,000만 달러를 선금으로 지불하고, 최대 4년간 로열티를 계속 지불하게 했다. 아울러 알리바바는 야후에 특허 라이선스를 제공하고, 야후는 알리바바와 기술을 공유하기로 했다.

2012년 합의에 따르면 알리바바가 기업공개를 하면 야후는 지분 절반을 되팔아야 한다. 그러나 메이어가 작년가을 알리바바와 새로운 합의를 성사시켰다. 그 결과 야후는 투자 지분 이상을 계속 보유할 수 있게 됐다. 알리바바가 올해 기업공개를 하면 야후는 보유 주식의 약 40%인 2억 800만 주만 매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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