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기업들이 초래한 중국의 오염… 이제 스스로가 해결해야 한다

BUSINESS CREATED CHINA'S POLLUTION PROBLEM

치명적인 대기 문제에 직면한 중국 정부는 의외의 협력자와 힘을 합쳐 난제를 개선해야 한다.
By Scott Cendrowski

중국 내 권력 서열 2위인 리커창 Li Keqiang 총리는 지난 3월 초 공산당 대표 3,000명에게 “대기오염과의 전쟁을 선포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중국 정부의 이런 정치적 수사는 매우 생소하다. 리 총리는 대기오염을 “자연의 적색 경고”라고 단언하며 전례 없이 강력한 어조로 중국이 이 위기를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중국은 수년간 스모그를 부정했다). 작년 베이징의 대기오염 수치는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수준보다 평균 10배나 높았다. 세계은행 (World Bank)에 따르면, 세계에서 대기오염이 가장 심각한 도시 20곳 중 16곳이 중국에 있다.

또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연구자 중 한 사람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중국의 몇몇 도시는 공해물질을 배출하는 산업이 다른 공해 산업을 끌어들이면서 더 깊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그 결과 이 지역들은 스모그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계 최대국인 중국의 환경문제는 2억 5,000만 농민의 도시 이주나 부패 척결, 빈부 격차 감소보다도 광범위하고 가장 어려운 과제가 됐다. 그러나 아무리 기적(2008 베이징하계올림픽 개최를 위한 삼협댐 Three Gorges Dam 건설, 수백만 명을 도시로 이주시키는 계획 등)을 이루기로 유명한 정부라도 폭력으로 대기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중국의 대기오염 물질 3분의 2가 석탄 연소와 중공업 때문에 발생한다. 저렴한 석탄에 의존하는 경제를 대대적으로 개혁하고,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기업(이 중 많은 기업들이 이제까지 중국의 성장을 이끌고 중국인들에게 돈을 벌 일자리를 제공했다)들을 몰아내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중국의 대기오염 문제 해결에 기업들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주장은 다소 역설적으로 들릴 수 있다. 중국은 단순히 배출량을 줄이거나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것 이상을 원한다. 중국은 사기업들을 환경 정화 캠페인에 참여시키고, 이 전례 없는 환경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여기에 돈을 벌 기회가 있다. 시진핑 주석과 리 총리는 앞으로 5년간 스모그 퇴치에 2,750억 달러를 쓰겠다고 약속했다. 국영기업도 해결책을 만들 수 있다. 비영리단체인 공공환경사무협회 (Institute of Public and Environmental Affairs)의 마준 Ma Jun 대표는 “지난 수년간 중국 기업들이 어떤 희생이 따르든지 상관없이 성장을 추구한 결과, 오늘날의 오염 문제를 초래했다”고 지적하며 “이제 기업들도 이 문제의 해결을 도와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 있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현재 스모그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걱정하기 때문에 청정한 공기는 효과적인 마케팅 도구가 됐다.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부동산 개발회사 중 하나인 소호 차이나 SOHO China는 가장 성공적으로 깨끗한 실내 공기를 사업 계획에 포함시켰다. 지난해 장신 Zhang Xin이 맨해튼 제너럴 모터스 빌딩 General Motors Building의 지분을 7억 달러 상당에 매입하면서, 그녀와 남편 판시이 Pan Shiyi가 경영하는 소호는 미국에 이름을 알렸다. 판은 몇 년 전 PM 2.5(스모그를 만들고 혈류에 빠르게 흡수되는 위험한 미세먼지) 수치를 공개하라고 정부를 압박하면서 중국에서 유명해졌다.

소호가 최근 베이징에 지은 건물 중 하나는 자하 하디드 Zaha Hadid가 디자인한 미래지향적 건축물 갤럭시 소호 Galaxy SOHO다. 2012년 문을 연 이 건물은 최첨단 공해방지 기술을 선보였다. 소호는 내부 오염 수치를 실외의 10분의 1로 줄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공기 정화 시스템을 설치하기 위해 말레이시아에 소재한 메이에어 MayAir와 뉴저지 주의 모리스타운 Morristown에 위치한 허니웰 Honeywell과 협조했다고 밝혔다. 애널리스트들은 공기 시스템 덕분에 소호가 10~15% 더 높은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고 예상한다. 소호는 경쟁사들보다 우위 를 차지하기 위해 모든 새로운 건물에 비슷한 필터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판은 지난해 한 중국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실외 공기는 완벽히 개선될 수 없다. 하지만 실내 공기는 스스로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소셜 미디어상의 비판에 대해 검열에 나선 가운데 판은 포춘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한편 분주한 일요일 베이징의 한 고층 빌딩 32층에서 만난 벤처 캐피털리스트 레이 양 Lei Yang은 “우리는 오늘 운이 좋다. 경치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클린 테크 clean tech *역주: 근본적인 오염 발생을 줄이는 환경기술의 투자 기회가 빠르게 늘고 있다. 양은 주로 중국 내에 투자하며 약 10억 달러를 운용하는 벤처캐피털 회사 노던 라이트 벤처 캐피털 Northern Light Venture Capital의 대표를 맡고 있다. 몇 년 전 양은 석유화학 공장 폐수처리, 쓰레기 더미를 공원으로 바꾸는 방안 등 산업공해를 해결하는 방법에 집중했다. 현재의 대기오염은 모든 것을 바꾸었다. 양은 “2010년 중국은 전환점에 다다랐다. 그때부터 대기오염을 가장 우선시하게 됐다”고 말한다.

중국에서 석탄 산업 등 환경오염 산업은 쇠퇴하는 반면 전반적으로 녹색 투자가 상승세다. 5년간 상승세를 보였던 중국의 석탄 주식은 지난 3년간 투자자들이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면서 40%나 급락했다. 지난해 전기차 제조업체 BYD와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석탄 발전소용 스크러버 scrubber *역주: 가스 속의 부유 고체와 액체 미립자를 포집하는 장치생산업체 궈디언 기술환경 (Guodian Technology & Environment)의 주가는 20% 이상 올랐다. 반면 중국 주식시장은 7% 하락했다.

양은 상하이에 위치한 수소 연료전지 제조업체 펄 하이드로젠 Pearl Hydrogen, 차오저우 Chaozhou에 위치한 SPS 등에 투자한다. SPS의 에너지 재생 기술은 고속철도에서 제동 시 발생하는 열을 에너지로 바꾸는 데 사용된다. 그러나 양은 오염에 지친 소비자들을 잡는 것이 그 다음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주택의 공기정화 시스템을 스마트폰과 동기화하는 벤처기업 설립을 고려 중이다. 오염이 걱정스러운 수준에 도달할 때 고객은 먼 곳에서도 공기 필터를 작동시킬 수 있다. 양은 이 상품이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2년 전 우리는 매우 부유한 사람들만 공기 필터를 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잘못된 생각이었다”고 고백한다.

서구 기업들 또한 중국에서 개조 사업 등을 하며 기회를 보고 있다. 석탄 발전소를 개조하는 미국 기업 LP 아미나 LP Amina는 지난해 중국 매출이 두 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제너럴 일렉트릭 General Electric은 중국에 ‘가스 시대’가 올 것이라고 보고 천연가스 터빈을 적극적으로 밀고 있다. 도시바 Toshiba의 웨스팅하우스 Westinghouse는 중국이 석탄 의존도를 줄이려는 조짐을 보이자 최첨단 원자로 4기를 판매했다. 한편 애플 Apple은 환경운동가들로부터 오염 물질과 유해 폐기물에 대해 비난받자 공급망의 공해 방지 시설을 감시하기 시작했다.

레이 양의 포트폴리오에 있는 기업들을 비롯한 소호 차이나, 허니웰 등 수백 개의 기업들은 앞으로 수십 년간 호황을 누릴 것이다. 중국이 여전히 환경을 오염시키는 석탄에 의존하는 탓에 대기오염 문제 해결에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고 보는 연구가 많다.

이 중 한 보고서는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환경오염 연구가인 유유 첸 Yuyu Chen이 발표한 것이다. 베이징 대학교의 광화 경영대학원 (Guanghua School of Management) 응용경제학과 조교수인 유유는 당초 1960년대 중국의 기근에 대한 논문을 쓰고 있었다.

그러나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 열리기 전 중국의 대기 청정도에 대한 분노가 국제적 이슈로 떠오르자 환경오염 때문에 전국적으로 사람들의 수명이 몇 년 줄었는지 파악하는 연구에 착수했다.

첸은 중국 중부의 화이강 (Huai River)이 오랫동안 춥고 건조한 북쪽 지방(석탄 발전소가 많다)과 더 따뜻한 남쪽 지역의 경계선이었기 때문에 연구 대상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1950년대에 마오쩌뚱은 석탄 발전소에 강 북쪽에 사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난방을 공급하라고 지시했다. 첸의 연구팀은 ‘북부에서 대기오염이 55% 더 높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1981~2001년 정부 데이터를 수집했다. 연구팀은 데이터를 사망 통계 중 특히 심폐질환으로 인한 사망률과 연결시켰고, 대기오염으로 북부 주민들의 수명이 5.5년 감소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첸의 최근 연구는 중국 전역의 도시에서 더 암울한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첸은 어느 도시의 GDP 30%가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산업으로부터 발생하면 무공해 산업을 유치하기는 거의 불가능해진다는 점을 발견했다. 즉, 한 번 도시가 오염되면 오염된 상태가 계속된다는 것이다. 첸은 “이 현상을 발견하고 크게 걱정이 됐다”고 말한다. 그는 이 문제가 빨리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한다.

중국은 오염된 도시들 때문에 매년 수억 달러를 지출한다. 믿을 만한 정부 데이터를 얻기 어렵기 때문에 추측은 다양하다. 지난해 초 ‘2010년 GDP의 3.5%인 2,500억 달러를 투자했다’는 보고서를 조용히 발표했던 중국 환경보호부조차 불완전한 데이터를 없애고 있다고 인정했다. 지난해 9월에는 한 정부 관료가 ‘2017년까지 5년간 비용이 8,17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염된 마을 중 ‘암 동네’라는 이름이 붙은 일부 마을은 보건에 수백만 달러를 지출한다. 거의 되돌리기 불가능한 스모그와 사투를 벌이는 중국 전역의 도시들은 생산성 하락을 겪고 있다. 대기가 오염된 상태에서 사람들은 청명한 하늘 아래에서처럼 일할 수 없다.

그렇다면 중국의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 작년에 나온 후 한 차례 업데이트한 보고서에서, 도이치 은행 Deutsche Bank의 이코노미스트 준 마는 중국의 대기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가장 완전한 처방을 제안했다. 중국 언론은 ‘지도층이 마의 보고서를 눈여겨봤으며 그가 곧 중국 중앙은행에서 일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마의 처방은 2030년까지 현재 90㎍(마이크로그램)에 달하는 입자상 물질을 도시 평균인 35㎍까지 줄이겠다는 중국의 목표에 기초하고 있다(세계보건기구의 권장수치는 10㎍이지만 중국은 현실을 고려했다).

마는 PM 2.5 수치가 평균 35㎍이 되기 위해서는 향후 5년간 석탄 소비량 성장률이 반으로 줄어야 하고, 가솔린차 보유인구가 현재의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하철은 네 배 늘어나야 한다. 중국은 앞으로 18년 동안 저공해 석탄 연소기술을 이용, 석탄 배출량을 70% 삭감해야 한다.

그는 “궁극적으로 대기 개선을 위해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국은 태양열, 천연가스, 전기차 등 석탄과 석유를 대체할 에너지 개발을 위해 R&D 분야 지출을 대폭 늘려야 한다. 석탄 사용을 크게 줄이지 않고, 중국이 대대적으로 개혁을 단행하지 않는다면 전망은 어둡다.

마는 “현재 석탄과 자동차 사용이 증가하는 추세는 이미 한계에 도달한 중국의 대기 오염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것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절망적인 상황처럼 보이지만 많은 외부사람들은 정치적 의지와 기회를 찾는 사업가들이 결합한다면 중국 도시의 공기가 깨끗해질 수 있다고 낙관한다. 로스앤젤레스에서도 비슷한 집단들이 스모그를 줄이기 위해 단합한 전례가 있다. 중국 중앙 정부는 다국적 기업의 CEO들이 대기 오염 때문에 중국 도시로 이전하는 것을 단념하거나, 중국 엘리트들이 더 깨끗한 환경을 찾아 떠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국제통화기금 (International Monetary Fund)의 마커스 로드라워 Markus Rodlauer 중국 대사는 “중국이 1970년대 말 금융 업계 규제를 완화하고, 세계 무역에 참여하면서 자국을 개방한 후로 대규모 개혁을 이행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말한다. 그는 “지난 30년간 변화한 모습을 볼 때 중국이 이 난관을 헤쳐나갈 방법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한다. 로드라워의 말이 맞다면 중국 정부가 환경오염에 대해 더 언급하고, 투명성을 추구하는 모습에 익숙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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