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스마트 그리드 최전선 프랑스를 가다] 에너지 딜레마를 극복하라

스마트 그리드 최전선 프랑스 현장을 가다

현재 세계는 심각한 에너지 딜레마에 빠져 있다. 2050년 세계 에너지 수요는 현재의 두 배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아프리카 등 프런티어 국가들의 산업 발전과 이에 따른 폭발적인 인구 증가가 에너지 수요 상승을 부채질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050년 세계 인구는 현재보다 20억 명이 더 많은 총 90억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현재에도 에너지 부족 현상이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고 마구잡이로 에너지 공급을 늘릴 수도 없다. 에너지 생산과 소비가 온실가스 배출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기 때문이다.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기후변화 문제는 현재 심각한 수준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50% 감축하기로 결의했다. 지금 세계는 온실가스 배출은 반으로 줄이면서도 에너지 공급은 두 배로 늘려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맞닥뜨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새롭게 뜨고 있는 산업이 스마트 그리드 사업이다. 스마트 그리드는 전기 공급구조에 IT기술을 접목, 에너지 생산 및 소비를 최적화 시켜주는 차세대 전력망을 뜻한다. 스마트 그리드는 신재생에너지의 발전에도 필수로 꼽힌다. 전력망 실시간 감시를 통해 신재생에너지의 최대 단점으로 꼽히는 불규칙한 생산·공급을 관리할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스마트 그리드 산업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건 2009년부터다. 당시 이탈리아 라퀼라 L’Aquila에서 개최된 G8 기후변화 주요국 회의에서 ‘21세기를 바꾸는 7대 기술’에 스마트 그리드 테크놀로지가 선정된 것이 기폭제 역할을 했다. 당시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 기관들은 스마트 그리드 시장이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가장 최근 보고서에서는 스마트 그리드 시장의 규모가 2030년 최대 8,7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글로벌 플레이어들은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공격적인 외형 경쟁을 벌여왔다. 몇몇 기업은 이 기간에 무려 수백여 건에 달하는 인수합병을 추진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과거엔 스마트 그리드 기업을 AMI(Advanced Metering Infrastructure·지능형 검침 인프라), 수요반응, 배전망 관리, 고압송전망 등의 카테고리로 나눠 분류하기도 했으나, 최근엔 이들 기업이 M&A를 통해 거의 모든 스마트 그리드 사업을 영위하게 되면서 이 같은 분류가 무의미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2014년 현재에는 미국계 기업인 GE와 에너녹 EnerNOC, 독일의 지멘스 Siemens, 프랑스의 슈나이더 일렉트릭 Schneider Electric 등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각 국가들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영국, 일본, 중국 등 다수의 국가에서 스마트 그리드 실증사업이 추진 중이다. 이들 국가는 현재 진행 중인 국소지역의 실증단지를 2030년에는 국가 단위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최근 스마트 그리드 관련해서 가장 눈에 띄는 나라는 단연 프랑스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유명 기업들이 스마트 그리드 실증시험의 장으로 프랑스를 활용하고 있다. 이는 대단히 의외의 사실이다. 프랑스는 원전 강국으로서 에너지 수요를 충당하는 데 큰 무리가 없고, 또 전기요금도 비교적 싼 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랑스는 신재생에너지가 전체 전력 사용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또 전력 생산망이 분산되어 있어 스마트 그리드 기술이 꼭 필요한 나라로 꼽히기도 한다. 불안정한 에너지 공급원을 통합·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스마트 그리드 시스템에 대한 국가적 수요가 크다는 의미이다.

정부 규제가 2016년부터 크게 완화되는 것도 기업들에게는 호재다. 규제 완화로 시장 환경이 스마트 그리드 기업에 유리한 쪽으로 급변할 가능성이 높다. 포춘코리아가 세계 유일의 100% 민자 스마트 그리드 실증단지 이시그리드, 프랑스 에너지 수요관리 독과점기업 에너지풀, 프랑스 제1의 스마트 그리드 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 등을 둘러보고 그 성공 가능성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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