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풀어보면 이렇다. 에너지 생산에는 농업에 버금가는 엄청난 물이 필요하다. 물의 생산에도 펌핑, 정제, 운반, 공급 등 모든 과정에 막대한 에너지가 들어간다. 그만큼 물과 에너지는 상호의존적이다.
바로 이 관계 속에 문제가 숨어 있다. 파퓰러사이언스는 미 에너지부(DOE) 부차관이자 과학자인 마이클 크노텍에게 에너지와 물의 수요가 급증하게 될 미래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물었다.
Q. 물-에너지 연계가 왜 중요한가?
현재 세계 각국 정부는 물-에너지 연계를 정책의 기조로 삼고 있다. 개발도상국들은 특히 그렇다. 향후 40년간 세계 인구는 증가하고, 기후변화도 심화될 것이 확실한데 이는 큰 지정학적 이슈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혹시 앞으로 어느 곳에서 수자원 관련 대규모 분쟁이 일어날지 알고 싶다면 현재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곳을 떠올리면 된다. 일례로 인도와 중국 일부 지역은 극심한 물 부족에 처해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수자원 감소의 피해가 훨씬 클 수밖에 없다. 두 국가는 인구가 늘고, 경제 생산성이 커질수록 다른 국가들보다 위기에 더 빨리 다가갈 것이다.
Q. 미국의 상황도 동일한가?
서부지역이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인구증가 및 기후변화 모델링 결과, 미국 서부는 향후 심각한 물 부족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이때 물 수요를 어떻게 관리해야할까? 국가 전체가 이 사태에 대비해야한다고 본다. 어쩌면 30~50년 내에 물이 풍부한 지역에서 부족한 지역으로 대량의 물을 옮겨야할지도 모른다.
Q. 무엇부터 시작해야하나?
가장 먼저 현 상황과 우리의 능력을 직시해야 한다. 신기술의 기저를 이루는 신소재부터 시스템분석에 이르는 모든 부분을 살펴봐야하고, 충분한 데이터와 데이터 관리시스템을 확보해 물-에너지의 상관성을 정확히 파악해야 있다. 일단 문제를 이해했다면 다음은 대응방안을 고민할 차례다.
Q. DOE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DOE의 모든 프로그램에 관여할 수 있는 물-에너지 기술팀을 운용 중이다. 이 팀은 국가 연구시스템과도 연계돼 있다. 또 DOE는 물 생산용 에너지 문제에 있어 해수담수화용 탈염(脫鹽)공정의 개선이 중요하다고 보고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열전기 사이클을 구현해줄 신개념 발전시스템도 연구 중인데 고온 증기 대신 초임계 이산화탄소로 터빈을 돌리는 발전소가 그중 하나다. 덧붙여 발전 과정에 물이 크게 필요치 않는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강력하게 펼치고 있는 상태다. 이로 인해 아껴지는 수자원을 다른 유용한 곳에 쓸 수 있을 것이다.
Q. 기후변화에 대처할 방안은 뭔가?
기후변화의 여파로 미래에는 가뭄과 홍수가 더 잦을 것이다. 이런 혹독한 기후에 맞춰 모든 것이 강해져야 한다. 2012년 미 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샌디를 생각해보자. 최근의 초대형 허리케인이 기후변화의 산물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샌디로 인해 해안지대 거주자와 인프라의 취약성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Q. 추가로 하고 싶은 말은?
새로운 에너지 시스템을 40년 이상 연구하면서 문제를 이해하면 해결할 수 있다는 자세로 임했다. 물 문제를 더 잘 이해할수록 긴박감도 커질 것이다. 지금 당장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 더 이상 주변상황을 무시할 여유는 없다.
물-에너지 연계 Energy-Water nexus.
초임계 (Supercritical) 온도와 압력이 특정 수치(임계점)를 넘어서 더 이상 물성이 변하지 않는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