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의 한 신생기업이 새로운 개념의 우주관광 사업을 추진, 주목을 받고 있다. 월드뷰 엔터프라이즈가 그 주인공으로 이 회사의 우주관광선은 로켓도, 우주선도 아닌 기구(氣球)다. 이 기구 관광선은 부양력을 제공할 초대형 기구와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패러윙(ParaWing), 그리고 탑승 공간인 캡슐로 구성된다. 이중 기구에는 공기보다 가벼운 헬륨가스가 충전되는데 최대로 부풀었을 때의 용적이 축구경기장 크기와 맞먹는 113만㎥에 달한다.
패러윙은 언제든 캡슐을 지상으로 안전하게 착륙시킬 수 있도록 이륙 후 착륙 시까지 항상 전개된 상태를 유지한다. 또한 승무원이 패러윙을 조종해 지정된 착륙장소로 이동할 수 있으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캡슐 내에 별도의 예비 낙하산도 들어 있다.
캡슐은 승무원 2명과 승객 6명이 탑승하도록 설계돼 있다. 밀폐구조로 완벽한 여압이 이뤄지기 때문에 평상복을 입은 채 탑승이 가능하며, 장시간의 사전 탑승훈련도 필요 없다는 게 월드뷰의 설명이다.
기구 관광선의 목표 상승고도는 지상 3만m. 이륙 후 1.5~2시간에 걸쳐 천천히 상승한 뒤 고도를 유지하며 성층권을 따라 2시간 동안 관광시간이 주어진다. 이륙부터 착륙까지의 소요시간은 약 5~6시간, 총 이동거리는 성층권의 풍속에 따라 최대 480㎞에 이를 전망이다.
월드뷰는 오는 2016년 이 기구 관광선을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1인당 이용요금은 7만5,000달러로 책정됐으며, 지금 당장 5,000달러를 선지불하면 사전예약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기구
헬륨 기구의 소재는 수십년간 다양한 대기권 관측 기구에 사용되며 성능과 내구성을 입증받은 박막 폴리에틸렌 필름이다. 고도가 상승할수록 기구가 받는 압력이 줄어들면서 부피가 커지는데 3만m 고도에서 최대치에 이른다. 이후부터는 더 이상 기구가 상승하지 않으므로 자칫 우주 밖으로 날아갈 가능성은 전혀 없다.
성층권 실험실
360도 전방향을 볼 수 있는 관측창이 마련돼 있다. 또한 취수대와 간단한 실험설비에 더해 승객들이 촬영한 사진이나 동영상 등을 실시간 전송할 수 있도록 무선 인터넷 시스템도 구비될 예정이다. 월드뷰는 기구 관광선이 단순한 관광을 넘어 천문·우주·기상관측·환경감시 등의 과학연구에도 활용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비교우위
기구 관광선의 최대 상승 고도는 3만m. 준궤도 우주비행선의 100㎞에 비해 확연히 뒤쳐진다. 하지만 기구 관광선은 이를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는 비교우위를 지닌다. 일단 기구의 특성을 살려 사전에 설정된 경로가 아닌 승객의 요구에 맞는 다양한 운용이 가능하다. 또 초음속 비행을 통해 최대 6G의 중력가속도에 노출되는 준궤도 우주비행선과 달리 편안히 관광을 즐길 수 있고, 관광시간도 2시간이나 돼 10여분에 불과한 준궤도 우주비행선을 압도한다. 게다가 가격도 스페이스십 투(25만 달러)의 30%에 지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