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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관광 기구(氣球)

미국의 한 민간우주관광 기업이 우주관광객들을 위한 새로운 옵션을 제시했다. 거대한 헬륨 풍선에 매달린 캡슐을 타고 떠나는 우주여행 패키지가 그것이다.

내년이면 민간 우주여행이 본격 개화될 예정이다. 상업용 우주항공기업 버진 갤럭틱이 내년 하반기 준궤도 우주비행선 ‘스페이스십 투(SpaceShip Two)’의 상용발사를 예고했고, 또 다른 민간 우주기업 XCOR은 내년 중 하루 최대 4회의 ‘링스(Lynx)’ 우주여행선을 발사한다는 목표를 천명했다. 영화 아이언맨 속 토니 스타크의 실제 모델인 엘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 역시 독자적인 민간 우주선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의 한 신생기업이 새로운 개념의 우주관광 사업을 추진, 주목을 받고 있다. 월드뷰 엔터프라이즈가 그 주인공으로 이 회사의 우주관광선은 로켓도, 우주선도 아닌 기구(氣球)다. 이 기구 관광선은 부양력을 제공할 초대형 기구와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패러윙(ParaWing), 그리고 탑승 공간인 캡슐로 구성된다. 이중 기구에는 공기보다 가벼운 헬륨가스가 충전되는데 최대로 부풀었을 때의 용적이 축구경기장 크기와 맞먹는 113만㎥에 달한다.


패러윙은 언제든 캡슐을 지상으로 안전하게 착륙시킬 수 있도록 이륙 후 착륙 시까지 항상 전개된 상태를 유지한다. 또한 승무원이 패러윙을 조종해 지정된 착륙장소로 이동할 수 있으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캡슐 내에 별도의 예비 낙하산도 들어 있다.

캡슐은 승무원 2명과 승객 6명이 탑승하도록 설계돼 있다. 밀폐구조로 완벽한 여압이 이뤄지기 때문에 평상복을 입은 채 탑승이 가능하며, 장시간의 사전 탑승훈련도 필요 없다는 게 월드뷰의 설명이다.


기구 관광선의 목표 상승고도는 지상 3만m. 이륙 후 1.5~2시간에 걸쳐 천천히 상승한 뒤 고도를 유지하며 성층권을 따라 2시간 동안 관광시간이 주어진다. 이륙부터 착륙까지의 소요시간은 약 5~6시간, 총 이동거리는 성층권의 풍속에 따라 최대 480㎞에 이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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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뷰는 오는 2016년 이 기구 관광선을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1인당 이용요금은 7만5,000달러로 책정됐으며, 지금 당장 5,000달러를 선지불하면 사전예약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기구
헬륨 기구의 소재는 수십년간 다양한 대기권 관측 기구에 사용되며 성능과 내구성을 입증받은 박막 폴리에틸렌 필름이다. 고도가 상승할수록 기구가 받는 압력이 줄어들면서 부피가 커지는데 3만m 고도에서 최대치에 이른다. 이후부터는 더 이상 기구가 상승하지 않으므로 자칫 우주 밖으로 날아갈 가능성은 전혀 없다.

성층권 실험실
360도 전방향을 볼 수 있는 관측창이 마련돼 있다. 또한 취수대와 간단한 실험설비에 더해 승객들이 촬영한 사진이나 동영상 등을 실시간 전송할 수 있도록 무선 인터넷 시스템도 구비될 예정이다. 월드뷰는 기구 관광선이 단순한 관광을 넘어 천문·우주·기상관측·환경감시 등의 과학연구에도 활용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비교우위
기구 관광선의 최대 상승 고도는 3만m. 준궤도 우주비행선의 100㎞에 비해 확연히 뒤쳐진다. 하지만 기구 관광선은 이를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는 비교우위를 지닌다. 일단 기구의 특성을 살려 사전에 설정된 경로가 아닌 승객의 요구에 맞는 다양한 운용이 가능하다. 또 초음속 비행을 통해 최대 6G의 중력가속도에 노출되는 준궤도 우주비행선과 달리 편안히 관광을 즐길 수 있고, 관광시간도 2시간이나 돼 10여분에 불과한 준궤도 우주비행선을 압도한다. 게다가 가격도 스페이스십 투(25만 달러)의 30%에 지나지 않는다.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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