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제조업 혁신의 核 : 3D 프린팅 기술
미래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3D 프린팅 기술은 이미 자동차, 우주항공, 군사무기, 가전, 의료장비, 건축, 교육, 패션 등 산업 전 분야에서 실생활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제품 제작비 절감과 다품종 소량 생산, 맞춤형 생산, 제조공정 단축 등의 장점에 힘입어 전 세계 3D 프린팅 시장이 2013년 22억 달러에서 2020년 100억 달러에 육박하는 초고도 성장을 이룩할 것으로 내다본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최근 마켓리포트를 통해 신규 사업 진출을 모색 중인 국내 중소기업이라면 이 같은 3D 프린팅 기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제조공정 단축과 원가절감 효과가 뛰어나 사업 경쟁력을 배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KISTI는 3D 프린팅 기술에 의한 신사업 기회 창출 및 공정효율성 제고가 가장 극대화될 분야로 금형산업을 꼽았다. 금형은 특정 형상의 제품을 대량생산하기 위한 금속 소재의 틀을 의미하는데 3D 프린터를 활용하면 목업(mock-up)을 제작하던 기존 방식대비 신제품 개발비와 생산시간의 대폭적 단축이 가능하다는 것.
김지희 KISTI 산업시장분석실 연구원은 “이는 제품설계에서 시제품 제작, 완제품 양산에 이르기까지의 시행착오를 컴퓨터 기반으로 통합, 신속 정확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외에도 3D프린터로 금형을 제작하면 오차감소, 생산성 향상 등 다각적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3D 프린터는 가공 방식의 제한에서 벗어나 기하학적 구조의 제품생산 환경을 구현해준다”며 “항공기 부품처럼 재료비가 비싸고 형상이 복잡한 경우 다품좀 소량생산이 중요한 분야에서 최적의 효용성이 발휘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람보르기니는 2014년형 아벤타도르 모델의 시제품 제작과정에 3D 프린터를 접목함으로써 4개월간 4만 달러의 비용이 소요됐던 기존 공정을 3,000달러의 비용으로 20일 만에 완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3D 프린팅은 산업용 3D 프린터와 금속 원료인 메탈파우더의 가격이 아직 고가라는 점에서 중소기업이 적극 활용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국내 금형분야 중소기업 7,000개사 중 3D 프린터를 도입했거나 도입을 추진 중인 기업이 약 30개사에 불과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해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대전의 금속 3D 프린터 제조업체 인스텍은 지난해 저가의 메탈파우더인 일반 산업용 금속(합금)분말을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3D 프린팅 기술을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했다. 고출력레이저 빔을 이용해 3D 설계 데이터로 부터 직접 금속제품이나 금형 등을 프린팅하는 신개념 레이저 금속성형기술로서 이미 상용화에 성공해 전자, 자동차, 의료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되고 있는 상태다.
김 연구원은 “현재 글로벌 3D 프린터 산업은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며 “후발주자에 속하는 우리나라는 3D 프린터는 물론 재료, 소프트웨어, 프린팅 및 유지보수 서비스를 동시 육성하는 전략적 접근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12] 차세대 질병진단 장비: 광음향 단층 촬영기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지난 2000년 남성 72.25세, 여성 79.6세에서 2012년 77.9세, 84.6세로 12년 사이 각각 5.65년, 5년이 늘었다. 이렇듯 수명이 늘어난 만큼 건강에 대한 관심도 증대되면서 질병 조기진단이 가능한 차세대 의료기기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각국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최근 마켓리포트를 통해 이같은 시대적 트렌드에 힘입어 차세대 의료기기, 특히 광음향 단층촬영(PAT) 기기가 중소기업들의 미래 캐시카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광음향 현미경(PAM), 광음향 단층촬영기(PACT), 광음향 내시경(PAE)으로 구성되는 PAT 기기는 광음향 효과를 활용하는 비침습 영상의료장비로 2013년 7,490만 달러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그동안은 연구용이나 동물실험용 전임상 기기로 쓰였지만 이르면 올해 중 최초의 임상시험 통과 제품이 나오면서 의료기기로서의 시장이 본격 개화될 것이라는 게 KISTI의 분석이다. 관련시장도 2013년 이후 연평균 20%의 고도성장을 구가하며 오는 2016년 1억2,000만 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PAT 기기의 최대 강점은 광(光) 기반 의료기기임에도 불구하고 이미징할 수 있는 생체의 깊이를 초음파 수준으로 확장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생체 내 평면구조가 아닌 3D 이미지를 제공하며 생체 기능, 신진대사, 유전자 및 생체분자의 영상까지 확보할 수 있다.
김유일 KISTI 산업시장분석실 박사는 “광학영상 진단장비는 조기진단이 가능한 반면 몸 속 깊은 곳의 영상을 얻지 못하고, 초음파 영상 진단장비는 깊은 부위의 영상을 얻을 수 있지만 정밀도가 떨어진다”며 “광음향 기술은 이런 두 장비의 장점을 유지하고 단점은 보완해줄 기능적 우수성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PAT 기기는 현재 미국과 캐나다를 중심으로 신생아의 뇌, 전립선암, 유방암, 관절염, 아테롬성 동맥경화 등의 진단장비로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암과 동맥경화의 진단. 이는 PAT 기기가 헤모글로빈의 산화·환원 형태를 구분할 수 있는데다 지방, 멜라닌, DNA, 리보핵산(RNA)의 이미징도 가능하다는 특징에 기인한다.
김 박사는 “PAT 기기는 기존 진단장비보다 혈관의 생성을 한층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며 “광음향을 이용하므로 방사선 피폭에서 자유롭지 못한 X레이 등과 달리 인체에도 무해해 기존 진단방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의 경우 비교적 높은 수준의 의료용 레이저 광원기술과 초음파 진단기술을 바탕으로 연세대, 이화여대, 전북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이 PAT 프로브 및 소프트웨어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이중 ETRI 의료소자연구실 김봉규 박사팀은 유방암의 전이를 관측할 수 있는 광음향 영상획득 시스템을 개발, 5년 내 상용화를 목표로 성능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봉규 ETRI 의료소자연구실장은 “빛과 소리의 융합기술인 광음향은 의료영상 외에도 활용성이 다양하다”며 “향후 생체 성분 분석기술과 접목, 건강상태를 해석하는 수단으로서 가치가 높다”고 전했다.
[13] 세상과 소통하는 눈: 스마트 안경
해말 구글 글라스의 출시가 예고된 가운데 다수의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관련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등 차세대 모바일 기기로서 스마트 안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최근 마켓리포트를 통해 웨어러블 컴퓨터에 대한 시대적 요구와 맞물려 이 같은 트렌드가 지속될 것이라며 중소기업들의 신성장동력으로서 스마트 안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일본 야노경제연구소의 시장분석보고서에 따르면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를 포함한 전 세계 스마트 안경 시장 규모는 2012년 660억원에서 올해 5,400억원대로 8배 이상의 성장이 예견된다. 또한 오는 2016년에는 1,000만대의 기기가 판매되며 4조4,000억 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의 경우 올해 시장규모가 약 5,000대로 미미하지만 향후 글로벌 시장의 5~10%를 점유하는 거대 마켓으로 성장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성태웅 KISTI 산업시장분석실 연구원은 “이 거대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구글·엡손 등이 선도적으로 스마트 안경의 출시를 천명한 상태”라며 “애플·삼성전자·LG전자·마이크로소프트·소니 같은 기업들도 속속 신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밝혔다.
성 연구원은 또 “HMD 기술은 생명주기 상으로 아직 도입기에 가깝다”며 “3D 콘텐츠 보급이나 고해상도 제품 개발 등과 맞물려 미국·일본을 위시한 기술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이 확대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증강현실 기술이 접목된 안경 및 고글 형태의 HMD 기기는 착용방식에 따라 두 눈으로 볼 수 있는 양안식과 한 눈으로만 확인하는 일안식으로 구분된다. 또 주변 환경을 함께 볼 수 있는 가시성 유무에 따라 투시형과 폐쇄형으로 나뉜다. 지금까지의 기술적 대세는 구글 글라스와 유사한 투시형 양안식이지만 최근 들어 투시형 일안식을 표방한 제품들이 다수 개발되고 있다.
국내 기업 가운데는 대양이엔씨·디오컴 등의 업체에서 관련 제품이 출시된 바 있으며 삼성전자가 오는 9월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되는 가전박람회 ‘IFA 2014’를 통해 ‘기어 글라스’라는 스마트 안경을 공식 공개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KAIST 전기및전자공학과 유회준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증강현실 전용 초저전력 프로세서가 내장된 ‘케이 글라스(K-Glass)’의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 프로세서는 32㎟ 면적에 1.22TOPS(초당 1,012회)의 연산속도로 정보를 시현할 수 있는데 이는 상용칩을 채용한 기존 제품 대비 30배 이상 빠른 속도다. 전력사 용량이 적어 사용시간 역시 3배 이상 늘어난다고 한다. 물론 스마트 안경이 모든 면에서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연착륙에 성공하려면 높은 가격과 시력 저하 가능성, 해킹, 그리고 프라이버시 침해 등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
성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내야만 스마트 안경이 지닌 잠재력을 폭발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중소기업들의 경우 스마트 안경 자체로 대기업과 승부하기보다는 현재 드러난 한계들에 대한 기술적 해법을 제시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14] 금보다 귀한 씨앗: 종자산업
유엔(UN) 등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71억명인 전 세계 인구수가 이르면 오는 2050년께 100억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인구폭증이 가져올 무수한 폐해 중 전문가들이 꼽는 최우선 과제는 다름 아닌 식량난의 심화다.
이와 관련해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최근 마켓리포트를 통해 중소기업들의 유망 신사업 분야로 종자산업을 지목했다. 우수 종자의 개발과 종자주권의 수호가 미래 식량난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주요 선진국들이 종자산업을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나 다국적 종자기업들이 종자전쟁으로 대변되는 우량종자 육성에 매진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KISTI는 정부가 지난해 종자 수출 2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2021년까지 4,911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하는 ‘골든 시드 프로젝트(GSP)’를 가동했다는 점도 큰 메리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미 주요 우수 종자들은 골든 시드, 즉 금보다 비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예컨대 파프리카의 종자는 1g당 6만~15만원대, 토마토는 기능성 고가 품종이 1g당 30만~40만원에 달한다. 좋은 종자 하나만으로도 막대한 부가가치 생성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현재 전 세계 농업 분야 종자시장은 약 450억 달러 규모로 이 가운데 채소 종자 시장만 2011년 50억 달러에서 2020년 88억 달러로 76%의 고성장이 예견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채소 종자시장이 지난해 기준 2.7억 달러였는데 해외 종자 의존도가 높다는 게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된다.
한국종자협회 자료에 의하면 수입종자 비중은 금액을 기준으로 파프리카가 가장 높았고 토마토와 양파가 뒤를 이었다. 파프리카는 2010년 200만 달러에서 2013년 500만 달러로 2배 이상 늘었고 토마토도 같은 기간 170만 달러에서 400만 달러로 증가했다. 파프리카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토마토와 양파 역시 종자 자급률이 10~15%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 같은 높은 의존도는 IMF 경제위기 당시 국내 종자회사 대다수가 외국기업에 인수되면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미 국내종자시장의 50% 이상이 다국적 종자기업에 점령당한 상태다.
황지나 KISTI 산업시장분석실 연구원은 “2013년 국내 종자 수출액은 4,000만 달러, 해외 채종을 제외한 순수입액은 1,600만 달러로 수출액 규모가 크지만 고부가가치 글로벌 품종인 파프리카·토마토·양파 등의 육종기술과 유전자원은 극히 부족하다”며 “세계 시장의 73%를 장악한 다국적 기업과 경쟁해 종자주권을 지키려면 우수 품종 육성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황 연구원은 이어 “국내 기업들이 우수 품종을 개발·생산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첨단 장비와 기술력을 제공할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다각적 지원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