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대형주로 갈아탈 때인가?

[Stocks] Time to Go Big

몇 년 동안 소형주에 뒤처졌던 대형주가 다시 앞서나갈 태세다.
By Jen Wieczner


저평가된 주식을 매수할 때, 조 후버 Joe Huber에게 기업 규모는 크게 중요치 않다. 후버 캐피털 매니지먼트 Huber Capital Management의 최고경영자이자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그는 최근 매우 높은 두 자릿수 수익률을 달성했다. 후버가 운용하는 대형 및 소형주 펀드는 5년 수익률 기준으로 모든 동종 펀드를 압도하며 최고 펀드에 수여하는 리퍼 Lipper 상을 받았다. 가파른 상승장에서 후버 캐피털 소형주 밸류펀드 (Huber Capital Small Cap Value Fund)는 2013년 말까지 연간 수익률 34%로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소형주 벤치마크인 러셀 2000 인덱스 Russel 2000 Index의 연간 수익률은 20%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엄청난 자금이 소형주 펀드로 유입되자, 후버는 신규 투자자의 일부 주식형 펀드 가입을 중단하고 일부 돈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그 이유는 부분적으로 펀드 자산 규모가 10억 달러에 가까워지면서 펀드의 효율적 운용이 힘들어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괜찮은 가치주를 발굴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진 점도 작용했다. 그는 20년간 자산 운용을 하면서 대형주에 비해 소형주가 더욱 비싸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말한다.

후버는 “투자 기회가 여전히 있으면 좋겠지만 불행히도 예전만큼 많지 않다”고 토로한다. 그래서 그는 대형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그는 포춘 500대 기업 규모를 겨냥한 신규 펀드를 최근 시장에 선보였다. 그는 “지금은 대형주에 더 많은 기회가 있다”고 말한다.

이는 숨겨진 소형주 보물을 찾는 데 익숙한 많은 투자자들이 공통적으로 직면하는 딜레마이기도 하다. 이봇슨 어소우시에이츠 Ibbotson Associates 자료에 따르면 2000년 이래 소형주의 1년 평균 수익률은 10.3%로 대형주의 3.7%를 능가한다. 당연히 투자자들이 소형주로 몰리고 있다. 지난해 소형주 펀드 자산 규모가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면서 5,750억 달러를 넘어섰다. 40년 이상 소형주펀드를 전문적으로 운용한 로이스 펀즈 Royce Funds에서 390억 달러를 굴리는 제이 캐플런 Jay Kaplan은 “시장을 철저히 분석하다 보니 저렴해 보이는 많은 주식들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푸념을 늘어놓는다.

실제로 러셀 2000 종목들은 현재 평균 주가수익비율 PER 69에 거래되는 반면, S&P 500 종목의 평균 주가수익비율은 17이다. 660억 달러를 운용하는 BMO 프라이빗 뱅크 BMO Private Bank의 최고투자책임자인 잭 애블린 Jack Ablin은 “소형주는 거품 단계에 진입한 것 같다. 밸류에이션이 목에 걸린 큰 돌처럼 오를 만큼 올랐다”고 진단한다. BMO는 소형주가 차지하는 비중을 반 이상 줄여 4%대로 낮추고, 대형주 비중을 기존 36%에서 56%로 상향 조정했다.

장기적으로 소형주가 대형주보다 더 많은 수익을 가져다 준다는 일반적인 믿음이 있다. 어느 정도 사실이기도 하다. 이봇슨에 따르면 1926년 이래 1년 수익률을 비교하면 소형주가 대형주를 2% 정도 앞섰다. 그러나 소형주는 오랜 기간 시장 수익률을 밑돌 수 있고 실제로 종종 그렇다. 예를 들어, 1985년에서 1999년까지 대형주 수익률이 소형주보다 평균 5% 포인트 더 높았다. 많은 시장 전문가들은 소형주 마니아들이 부진한 수익률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러셀 인베스트먼츠 Russell Investments의 수석 시장전략가 스티브 우드 Steve Wood는 “장기적으로는 소형주가 상대적으로 좋은 수익을 내지만 이런 사이클이 끝날지도 모른다. 조정은 당연한 과정이다”고 말한다.

대형주와 소형주의 수익률 대결이 역사적으로 지속되는 이유는 다양하기 때문에 꼭 집어 말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시장 전문가들은 대형주가 신흥 국가의 잘 알려진 리스크에 노출되면서 최근 몇 년 동안 소외돼 왔다고 말한다. 반면, 미국 경기 회복과 흥미로운 새로운 IT 성장 스토리에 힘입어 주식 투자자들이 내수 중심의 기업에 왕성한 투자 식욕을 보이면서 소형주가 각광 받고 있다. 하지만 투자 쏠림이 어느 시점에 바뀌게 될지 예상하기 힘들다.

그러나 오늘날 강세장의 모멘텀이 줄어들고 있음을 고려하면, 소형주에서 빠져 나와야 할지도 모른다. 대형주는 상대적으로 더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여겨진다. 애블린은 “시장 조정이 있을 경우 대형주가 훨씬 더 잘 버틴다”고 말한다. 그는 “주가 하락 시, 투자자들은 눈에 보이는 유형자산으로 달려든다”고 설명한다.

대형주를 고르는 폭넓은 방법으로, 애블린은 아이셰어스 에스앤피 500 밸류 이티에프 iShares S&P 500 Value ETF를 추천한다. 이 펀드는 약 340개 종목을 담고 있다.

후버 같은 가치투자자는 시장에서 소외됐지만 내실이 탄탄한 기업을 매수한다. 예를 들어, 후버는 최근 주가수익비율 8에 거래되는 해양석유시추업체 엔스코 Ensco와 보야 파이낸셜 Voya Financial-ING의 예전 미국 지사로 최근 본사에서 분사했다-의 비중을 확대했다. 대형주부터 소형주까지 모든 기업을 커버하는 자산규모 210억 달러의 오크마크 에쿼티 앤드 인컴 펀드 Oakmark Equity & Income Fund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콜린 허드슨 Colin Hudson 공동 경영자는 “오크마크팀이 중소형주를 매도하고 대형주를 매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석유·가스 개발 장비업체인 내셔널 오일웰 바르코 National Oilwell Varco와 소프트웨어 대기업인 오라클 Oracle을 강력 매수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저평가 된 상태다.

대형주로 갈아타는 일은 컬럼비아 셀렉트 대형주 밸류 (Columbia Select Large-Cap Value)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 리치 로젠 Rich Rosen에게 꼭 필요한 것처럼 보인다. 이 펀드는 지난 10년 동안 동종 펀드 가운데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뮤추얼 펀드 가운데 하나이다. 로젠은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스 Verizon Communications와 알트리아 그룹 Altria Group처럼 잘 알려진 대기업을 선호한다. 그러나 후버와 마찬가지로 소형주를 운용한다. 중심추가 소형주에서 대형주로 이동하겠지만, 그가 일반 투자자에게 주는 최고의 조언은 다양한 종목을 매수하고 보유하라는 것이다. 로젠은 “하락에 너무 신경 쓴 나머지 상승기를 놓치는 우를 범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역사가 일종의 지침서 역할을 한다면 소형주가 결국 잃어버린 수익을 만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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