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브라질 월드컵 마케팅 열전] 맥주업계

“브라질 월드컵은 나의 것”<br>삼바 춤 만큼 화끈한 이벤트

월드컵은 맥주업계에서 가장 큰 이벤트로 꼽힌다. 월드컵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맥주 판매량이 큰 폭으로 상승하기 때문이다. 국내 1위 맥주기업인 오비맥주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당시, 전년 동기 대비 6월 매출 신장률이 6.67%를 기록했다. 이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6월 평균 매출 신장률 2.09%를 크게 뛰어넘는 수치였다. 맥주업체들이 월드컵 마케팅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내 맥주기업들의 2014 브라질 월드컵 마케팅 전략을 알아봤다.
김강현 기자 seta1857@hmgp.co.kr


세계적인 투자 정보 매체인 캐피탈와이어 Kapitall Wire 는 최근 월드컵 이벤트 수혜 종목에 관해 여러 편의 보고서를 냈다. 이들 보고서는 전통적인 월드컵 수혜주로 식음료주와 주류주, 스포츠도박사이트주 등을 꼽았는데, 개별 기업으로는 AB인베브(Anheuser-Busch InBev)가 특히 큰 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AB인베브는 수년째 월드컵 공식 후원사를 맡고 있는 세계 최대 맥주회사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맥주 브랜드 버드와이저를 생산·판매한다.

월드컵 이벤트에 따른 맥주회사들의 수익 증가는 비단 해외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나라 맥주회사들도 월드컵 이벤트에 따른 수혜를 많이 보고 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당시 오비맥주의 전년 동기 대비 6월 매출 신장률은 6.67%에 달했다. 올해 전망도 밝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브라질 월드컵을 계기로 맥주시장이 최소 연 3%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맥주회사들은 월드컵을 ‘4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대목’이라고 부른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가장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맥주업체는 오비맥주다. 오비맥주는 지난 4월 5년 만에 AB인베브에 재인수 되면서 월드컵 마케팅에도 탄력을 받았다. AB인베브 대표 브랜드 버드와이저는 브라질 월드컵 공식 맥주로, 오비맥주 대표 브랜드 카스는 브라질 월드컵 한국 공식맥주로 지정되면서 각각 월드컵 한정판 패키지를 선보였다. 오비맥주는 1987년부터 버드와이저 국내 유통을 담당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카스와 함께 하는 짜릿한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콘셉트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버드와이저는 이미 지난해 4월부터 ‘2014 피파 월드컵 응원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섰고, 카스는 카스와 월드컵의 공통분모인 젊음과 열정을 주제로 한 월드컵 TV광고를 방영 중이다. 월드컵 기간 중에는 소비자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오비맥주와 함께 국내 맥주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하이트진로는 다소 독특한 월드컵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4월부터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월드컵 응원 문화를 위해 무알콜 맥주 ‘하이트제로 0.00 2014 스페셜 에디션’을 출시, 판촉활동에 나섰다. 월드컵 관련한 스폰서 활동이나 공식 브랜딩 활동보다는 새로운 응원 문화 만들기 캠페인에 주력,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일종의 앰부시 Ambush 마케팅 전략이다.

하이트제로 0.00 2014 스페셜 에디션은 브라질 월드컵 특수를 맞아 하이트제로 0.00의 디자인을 리뉴얼한 월드컵 한정판이다. 하이트제로 0.00은 하이트진로가 술을 못 마시거나 술이 약한 이들이 술자리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배려해 2012년 11월 출시한 무알콜 맥주다. 올해 4월까지 850만 캔 이상을 판매해 국내 무알콜 맥주 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이트제로 0.00 2014 스페셜 에디션은 짙은 파랑을 주된 이미지로 사용해 시원한 청량감을 강조했다. 그라운드 위 선수들의 생동감 넘치는 축구 경기 이미지는 이 스페셜 에디션이 월드컵을 겨냥했음을 암시한다. 하이트진로는 하이트제로 0.00 2014 스페셜 에디션 이외에도 다양한 라인의 한정판 에디션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4월 클라우드 브랜드를 론칭하며 국내 맥주시장에 뛰어든 롯데주류는 최근 행보 자체가 월드컵 마케팅이라는 평가다. 롯데주류는 클라우드 맥주 초기 마케팅 비용으로만 200억~300억 원을 책정했는데 이는 브라질 월드컵 마케팅을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다.

다수의 유통업계 관계자는 말한다. “클라우드 맥주 첫 생산량은 겨우 5만㎘로 전국 소매점에도 깔리기 힘든 양입니다. 8월이나 돼야 생산시설을 확충해 10만㎘가 나온다는데 4월 론칭은 누가 봐도 너무 서둘러 출시한 경향이 있죠. 6월부터 시작되는 월드컵 특수와 3분기 성수기를 겨냥한 것으로 보입니다. 롯데주류 입장에는 이번 월드컵이 카스-하이트 양강 구도를 깨뜨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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