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입자가속기인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의 거대 강입자 가속기(LHC)는 2012년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 입자’의 발견이라는 물리학적 대업적을 이뤄낸 장본인이다. 지금껏 LHC는 절반의 파워로 작동됐었지만 힉스 입자 발견 후 대대적 업그레이드를 통해 지난 4월 5일 제 힘을 거의 완벽히 발휘하는 제2기 운용에 돌입했다.
향후 3년간 1만2,000여명의 과학자들이 LHC를 활용해 입자물리학의 가장 은밀하고 기묘한 질문들의 답을 찾고자 열정을 불사를 것이다. 과연 LHC는 무엇을 발견해낼까? 새로운 입자나 새로운 힘, 어쩌면 새로운 차원이 발견될지도 모른다.
1. 가속
LHC는 길이가 약 27km에 이르는 원형 터널을 갖고 있다. 두 개의 양성자 빔이 극도의 진공 상태가 유지되는 이 터널 속에서 심우주보다 낮은 온도로 냉각된 초전도 자석이 유도하는 길을 따라 서로 반대 방향으로 회전한다. 빔의 속도가 광속에 근접하면 터널을 초당 1만1.245바퀴 회전하게 된다.
2. 충돌
반대 방향으로 돌던 양성자 빔의 입자들이 광속에 가까운 속도에서 초당 8억회 충돌한다. 그 결과를 4개의 메인 검출기가 감지한다.
제2기 운용에서는 이 충돌들로 인해 13테라전자볼트(TeV)라는 전례 없는 전압이 생성된다. 이는 모기가 움직일 때의 에너지보다 13배 많은 것이지만 에너지가 생성되는 공간이 1조분의 1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이 정도면 빅뱅 직후의 에너지 밀도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3. 창조
아인슈타인 에너지 질량 등가 법칙(E=mc2)에 따라 에너지는 질량으로, 질량도 에너지로 전환될 수 있다. 따라서 두 양성자의 충돌 시 발생되는 에너지가 새로운 입자로 변할 수 있다. 이제껏 관측된 가장 무거운 아원자 입자인 ‘톱쿼크(topquark)’도 페르미연구소의 '테바르톤' 입자가속기에 의해 이렇게 발견됐다. 생성된 입자들은 불안정하기 때문에 다른 새로운 입자로 빠르게 붕괴된다.
4. 검출
이들 2차 입자들이 충돌 지점에서 뿜어지면 검출기가 공간적 위치, 에너지, 운동량, 질량, 전하 등의 속성을 측정한다. 물리학자들이 이 정보를 활용해 충돌 순간에 만들어진 1차 입자의 실체를 추론하고, 그동안 존재가 입증되지 않았던 입자가 만들어졌다는 증거가 될 데이터상의 특이점을 찾는다.
[아틀라스 검출기]
28,750㎥ 규모의 아틀라스는 역대 최대 용적의 입자 검출기다. 또 어떤 입자 검출기보다 다양한 실험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입자 충돌 시 4개의 시스템이 그 결과를 기록하는데 내부 검출기가 운동량을, 열량계가 에너지를, 뮤온 분광계가 뮤온 입자 발생 여부를 탐지한다. 영구자석 시스템은 대전된 입자들을 휘어지게 만든다.
단 한 번의 입자 충돌로 생성되는 데이터가 동시에 500억통의 전화통화를 하는 것과 맞먹기 때문에 기록할 데이터와 폐기처분할 데이터를 결정하는 시스템까지 갖춰져 있다.
바느질이 매끈한 야구공
야구공은 100년 이상 변한 게 거의 없다. 하지만 올해부터 대학야구에 새로운 야구공이 쓰인다.
이 야구공은 바느질 부분이 표면에서 0.787㎜ 밖에 솟아있지 않다. 기존 야구공보다 0.43㎜나 낮은 것이다. 이는 공이 날아갈 때 뒤쪽에 형성되는 와류와 항력을 줄여줘 타격 시 6m나 더 멀리 날아간다. 덕분에 선수는 더 많은 홈런을 칠 수 있고, 야구협회는 더 많은 관중 유입 효과를 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