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의도적 점건 시스템'을 내부에 구축하라

[FORTUNE'S EXPERT] 신제구의 ‘리더십 레슨’

경영자의 의도적 점검은 새로운 사업 기회와 지속적인 성공을 보장해준다. 의도적 점검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도 있다. 경영자의 소통 부재로 인한 '조직 동맥경화'를 예방해준다는 점이다.



위기를 예측할 수 있을까? 예측할 수 있다면 위기를 모면할 가능성은 그만큼 커질 것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요즘, 어떻게 하면 위기를 예측하고 오히려 기회로 만들 수 있을까? 현재 상황을 의도적으로 면밀히 점검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것을 운(運)에 의존해야 한다. 운은 공평하게 주어지지 않는다. 현재를 스스로 부정해보고 미리 후회해보는 것이 상책이다. 강점은 적극 활용하고 약점은 보완하는 전통적인 위기관리 방법이 기본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난 2008년 세계 경제를 뒤흔든 글로벌 금융위기에 아랑곳없이 지속 성장한 글로벌 기업 가운데 대표적인 예가 아마존이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조스는 지난 1995년 창업 이후 단 한번도 손해를 본 적이 없다. 오히려 현재도 무서울 정도로 회사를 성장시키고 있다. 그는 늘 자신의 사업에 대한 '의도적 점검'을 잊지 않는다. 제프 베조스가 '스타'가 된 비결은 말 그래도 STAR(See different, Think different, Act different, Review different) 경영'을 했기 때문이다.

그는 90년대 초반 매년 2300%씩 성장하는 인터넷시장에서 새로운 사업을 찾아낸 남다른 눈(see different)이 있었고, 인터넷에서 판매할 상품을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상대적으로 균일한 크기와 가격 그리고 생산자가 직접 유통하지 않는 '책'이란 아이템을 선택하는 남다른 생각(think different)을 해냈다. 또한 당시 안정적이고 잘나가던 투자회사였던 D.E.Shaw의 부사장 자리를 박차고 나와 고난의 창업을 위해 화려한 뉴욕을 떠나 낯선 시애틀에 자리를 잡은 것은 그의 남다른 실행력(act different)을 짐작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생각만 있고 실행이 없다면 꿈은 그저 꿈에 그치고 만다.

제프 베조스의 실행력은 물류시스템의 혁신에서도 읽을 수 있다. 그는 먼저 물류비용 부담을 최소화하여 한 권의 책도 고객에게 배송해줄 수 있는 시스템을 고안해낸다. 바로 '키바(Kiva Picking) 시스템'이다. 물류비용 부담은 모든 경쟁업체들이 공통적으로 경계하고 있던 장애요인이었다. 손해를 보면서까지 사업을 이어갈 경영자는 없기 때문이다. 제프 베조스는 이 점을 간과하지 않았다. 남들이 하지 못하는 것을 해내야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는 차별화를 실행에 옮겼다.

기존의 물류시스템은 제품이 가득한 물류창고 안에서 수많은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주문 받은 제품을 찾아 포장하고 배송용 트럭에 옮기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그러나 키바 시스템은 제품을 찾아 사람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은 서 있고 로봇이 제품박스를 움직이는 정반대의 시스템이다.

제프 베조스의 또 다른 도전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 책을 판매하는 것에 대한 의문을 가지면서 시작되었다. '온라인에서 왜 오프라인 책만 팔까? 온라인에서 온라인 책을 팔 수는 없을까?'를 고민하던 그는 결국 '킨들'이라는 전자책 단말기를 탄생시키면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특히 지난 1995년부터 10년간 오프라인 책 판매 증가세보다 킨들 출시 후 3년간의 온라인 책 판매 증가세가 더 높은 쾌거를 이뤘다.

기존의 사업을 의도적으로 점검하고 보완했던 제프 베조스는 남다른 점검(review different)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특히 의도적 점검 능력은 킨들 TV, 웹서비스 사업, 우주항공 사업, 드론 사업, 클라우드 사업, 워싱턴포스트 인수 등 잇따른 신사업으로 이어졌다. 제프 베조스의 놀라운 성공은 끊임없는 도전과 의도적 점검을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는 능력에 있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정말 ‘STAR다운’ 면모를 보여준 것이다. 늘 점검하고 보완하며 기본에 충실한, 교과서적이면서도 오히려 교과서를 초월하는 경영철학이 오늘의 아마존을 만들어낸 셈이다.

이처럼 경영자의 의도적 점검은 새로운 사업 기회와 지속적인 성공을 보장해준다. 의도적 점검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도 있다. 경영자의 소통 부재로 인한 ‘조직 동맥경화’를 예방해준다는 점이다. 즉 조직 내부에 구축한 점검 시스템이 위기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2012년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100대 기업에서 1위를 차지했던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 노르디스크 Novo Nordisk'는 당뇨병 치료제인 인슐린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있다. 이토록 잘나가는 노보 노르디스크가 2013년 최대 위기를 맞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FDA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미국 수출 길이 막힐 뻔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다행히 위기는 넘겼으나, 문제는 이러한 사실이 사전에 최고경영자에게 전혀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즉 조직 내부에서 부정적인 정보의 흐름이 차단되었던 것이다.

노보 노르디스크 최고경영자인 소렌센 Lars Rebien Sorensen은 조직을 위기로 몰아갈 수도 있었던 소통 부재에 대한 점검을 실시했다. 또 조직 내부의 소통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전담부서를 만드는 한편 수시로 전 세계 사업장을 방문해 소통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다.

노보 노르디스크의 소통 점검 시스템은 총 5단계로 이루어졌다. 1단계는 조직 전문가 그룹 구성, 2단계는 전문가 그룹의 정기적 방문과 무작위 인터뷰, 3단계는 부정적 정보가 잘 전달되는가에 대한 점건, 4단계는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부정적 정보를 자연스럽게 노출하기, 5단계는 부정적 정보에 대한 해결책 모색 등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노보 노르디스크는 소통 부재로 인한 위험을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되었고, 아울러 예전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었다.

뒤를 돌아보지 않는 질주가 성공의 조건이던 시절은 이미 지나갔다. 먹는 것보다 먹히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작은 것을 먹기 위해 경계를 게을리하면 나중에 더 큰 경쟁자에게 먹히고 마는 것이 오늘의 시장이다. 일이 터지고 난 뒤 실행하는 점검은 희생이 너무나 크다.

따라서 사전에 의도적인 점검을 위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물론 평온한 시절에 의도적으로 점검 시스템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점검 시스템을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언제든 큰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경영자는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신제구 교수는…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상무이사) 겸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로 재직하며 국내 주요 기업 등에서 리더십, 팀워크, 조직관리 등에 대해 강연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한리더십학회 상임이사, 한국리더십학회 이사 등을 맡고 있으며, 크레듀 HR연구소장, KB국민은행 연수원 HRD컨설팅 팀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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