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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수동 휠체어 TO 전동 휠체어

휠체어는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나 장애인들이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세상과 소통하게 해주는 가교와 같다. 하지만 지금껏 소비자는 휠체어 구매 시 고민에 빠졌다. 가격과 편의성, 휴대성을 놓고 수동 휠체어와 전동 휠체어 사이에서 갈팡질팡할 수밖에 없었던 것. 최근 국내 연구팀이 이런 고민을 말끔히 씻어줄 휠체어용 보조기기 개발에 성공했다.

행복하고 질 높은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욕구는 일반인과 장애인, 청년과 노인이 다를 리 없다. 때문에 과거와 달리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에 의존해야 하는 고령자나 장애인들도 직장생활과 여가, 레저 등 다양한 사회활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분위기가 나날이 높아지고있다.


이는 사회적 인식 변화와 정부의 복지정책 확대가 불러온 긍정적 변화임에 틀림없지만 그 욕구를 충족시켜줄 사회적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휠체어 트랜스포머
이런 가운데 최근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의료복지연구실용화그룹 고철웅 박사 연구팀에 의해 휠체어 사 용자들이 반색할 만한 기기가 개발됐다. 수동 휠체어를 전동 휠체어로 변신시켜주는 전동 보조장치가 그것이다. 이 기기는 필요에 따라 언제든 탈부착이 가능해 전동과 수동 휠체어의 장점을 모두 취할 수 있다는 게 최대 특징이다.

주지하다시피 휠체어는 고령자와 장애인이 가장 흔히 이용하는 외부활동 보조수단이다. 크게 수동과 전동으로 구분되는데, 수동 휠체어는 가격이 저렴하고 무게가 가벼워 원거리 이동 시 차량에 싣기 용이하다는 정점이 있다. 하지만 오랜 시간 타다보면 무리한 근력사용으로 육체적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반면 전동 휠체어는 전기의 힘으로 구동되기 때문에 이동성과 편의성이 보장되는 반면 부피가 크고, 중량도 50~100㎏에 달해 휴대성에서 비교열위에 있다. 가격 또한 만만치 않아 대당 1,000만~2,000만원을 호가한다. 정부보조금 제도가 있지만 기준이 엄격한 탓에 상반신 근력조건이 양호한 장애인은 혜택을 받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고 박사는 “이번에 개발된 전동주행 보조기기는 수동 휠체어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을 보완한 것”이라며 “수동 휠체어에 간편하게 탈부착이 가능해 한층 자유로워진 이동성과 편의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전동 휠체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거나 오랜 기간 수동 휠체어를 사용해 근골격계 질환이 우려되는 장애인, 그리고 이동권 보장이 절실한 고령자의 삶의 질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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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수동 휠체어와 찰떡궁합
아직 정식 상용화되지는 않았지만 연구팀이 개발한 기기와 유사한 기능의 보조 전동 장치가 국내외 일부 기업과 동호회, 혹은 개인에 의해 개발된 사례가 있다. 그러나 고 박사는 이런 제품들은 대부분 모터나 바퀴 등의 부품을 단순 조립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안전성과 내구성의 검증이 미비해 사용 중 안전 문제 발생의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고 박사는 “사용자의 인체 특성을 반영한 데이터 기반 최적화 설계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보조기기 시제품은 수동 휠체어와의 결합 각도와 프레임 높이, 주요 부품의 배치, 무게중심 등을 꼼꼼히 체크해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한 만큼 기본 성능은 물론 안전성, 편의성에서도 우위를 점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 보 조기기에는 다양한 신체 조건에 적합하도록 조절 가능한 브래킷이 장착돼 있어 각 사용자의 조향각도와 착석 자세에 맞춤화할 수 있다. 다수의 특허를 출원·등록한 핵심기술이다.



현재 연구팀의 시제품과 유사한 제품을 개발한 국가는 일본과 뉴질랜드, 미국, 영국 등 4개국 정도다. 그나마 뉴질랜드는 디자인 제시에 그치고 있으며 일본, 미국, 영국 제품은 특정 휠체어에만 적용 가 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비해 고 박사팀의 기기는 수동 휠체어의 크기나 사양에 상관없이 모든 모델에 결합 할 수 있다. 굳이 휠체어를 새로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또한 간단한 조작으로 결합되는 ‘이지-도킹(Easy-Docking) 시스템’을 채용해 고령자와 장애인의 사용에 무리가 없다. 지난 8월말 개최된 부산국제실버엑스포에서 관람객들이 연구팀의 시제품에 기대이상의 호평을 쏟 아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상용화를 위해서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관련기술을 기업으로 이전하고, 양산에 이르기까지 수정·보완 과정을 거쳐야 한다. 고 박사는 “현 단계에서는 성능 향상에 연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이후 소형화, 경량화 등 상품화에 필요한 추가적인 기술개발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보조기기의 탈부착 편의성 제고를 위해 현재의 수동 결합 방식을 개선, 세미오토 결합시스템을 개발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척추변형이 심한 중증 장애인의 경우 결합 과정 자체가 버거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일상생활용, 아웃도어용 등 용도를 세분화해 사용자별 쓰임새에 최적화된 제품 라인업을 갖출 계획도 갖고 있다.

80%
전동 휠체어의 국가보조금 지급 비율. (기준금액 209만원)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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