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강희복 당시 조폐공사 사장을 상대로 벌인 국회 조폐공사 파업유도 국정조사 특위에서는 조폐공사 옥천창을 경산창으로 조기통폐합시키는 과정에 기획예산위원회 등 정부 외압여부가 도마위에 올랐다.여야 의원들은 진형구 당시 대검공안부장의 지시와 압력에 따라 姜 사장이 노조에 대한 강경대응을 통해 파업을 유도, 조기통폐합의 계기를 잡았다는 지난 7월30일 검찰의 수사결과와, 조기통폐합은 姜 사장의 자율적 결정이었다는 조폐공사측의 기관보고 내용이 서로 상반되는 점에 대해 공방을 벌였다. 특히 한나라당 의원들은 『秦부장의 지시에 의해 姜사장이 조기통폐합을 추진했다는 검찰의 수사결과는 「축소·은폐수사」에 불과하다』며 『기획예산위는 물론 검찰과 청와대 등의 조직적인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회의 의원들은 『조폐창의 구조조정은 정부가 이미 93년부터 추진해온 계획으로, 다만 조기통폐합은 秦부장과 姜사장 등 2명의 공모일 뿐 다른 형태의 외압은 없었다』고 맞섰다.
먼저 한나라당 박원홍 의원은 『98년 9월 노조측의 파업에 맞서 직장폐쇄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내린 것은 주위의 자문이나 강요에 의한 것』이라고 따진뒤 『공기업 구조조정을 공안부장 1명의 지시나 압력으로 강행할 수 있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정부의 조직적 개입 의혹을 주장했다.
한나라당 서 훈 의원도 『98년 9월21일 조폐공사 강재규 노조부위원장이 청와대 노사관계 담당 李재천 국장을 만났을 때 李국장은 「임금협상 문제가 구조조정 문제로 변환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며 『이는 검찰청, 기획예산위, 청와대가 교감을 갖고 조폐창 파업유도 공작을 진행했다는 증거 아닌가』라고 따졌다.
그러나 국민회의 박광태 의원은 『98년 9월 姜 사장이 노조의 파업에 대응해 직장폐쇄 결정을 내렸을 당시 秦부장은 직장폐쇄를 풀고 임금협상 대신 구조조정을 추진하라고 姜사장에게 지시했다』고 밝힌 뒤 『당시 秦부장은 임금협상 관련 파업과 달리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파업은 불법인 만큼 노조가 이를 이유로 파업에 들어가면 공권력을 투입하겠다고 말했다』며 「秦-姜」커넥션에 초점을 맞췄다. 국민회의 천정배 의원은 『姜 사장은 98년 8월 이전부터 인건비 50% 절감 방안에 대해 노사합의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조폐창 조기통폐합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 아니냐』며 조기통폐합이 姜사장의 결단임을 부각시켰다.
이에 대해 姜사장은『지난해 임금삭감을 통해 조폐공사의 구조조정을 추진하려 했으나 노조와의 최종 임급협상에 실패, 옥천조폐창과 경산조폐창의 조기통폐합을 당초 정부방침보다 2년 이상 앞당겨 실시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9월 秦부장을 찾아갔으나 秦부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구조조정을 왜 하지 않느냐고 촉구했다』며『작년 8월에도 임금협상이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공사 차원에서 2개 조폐창의 통폐합 방안을 모색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이어 『秦부장은 파업을 유도하자고 하지 않았다』며 『조폐창을 조기통폐합하면 파업유도로 이어질 것이란 예상을 하지않았고 청와대가 조폐공사의 구조조정 과정을 점검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양정록기자JRYA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