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위안화 평가절하에 조치에 국내 수출 대기업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숨통이 트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반면 전자업계는 세계 시장에서의 가격경쟁력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조선 업체들의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11일 달러·위안 고시환율을 전일 대비 1.8% 올린 6.2298위안으로 고시하며 사실상 평가절하를 단행했다.
우선 자동차 시장은 중국 정부의 조치에 어느 정도 기대를 걸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로 중국 경기가 다시 활성화되면 아무래도 지금보다 자동차 판매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현대자동차는 제한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판매분은 대부분 현지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데다 중국 법인의 실적은 본사와 연결돼 있지 않은 탓이다. 중국 차 업체들의 해외수출도 아직 미미한 상황이다.
위안화 평가 절하에 따라 원화도 동반 절하할 경우 엔화와의 경쟁에서 밀려 고전하던 것을 다소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없지 않다.
국내 전자업계는 중국 전자업체들의 수출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불리한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전자업체들이 유럽과 미국 등에 계속 진출하고 있는데 글로벌 시장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게 되면 상당한 위협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중국 전자제품은 국내에 수입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위안화 평가절하는 수출입 두 가지 측면에서 봐도 부정적인 영향만 매우 크다"고 했다.
철강업계는 위안화 가치 하락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예의주시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국내 건설경기 부양에 따라 봉형강(건설철강재) 시황이 좋아지는 상황에서 중국산 물량이 쏟아져 들어올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저가 철강재가 범람한 것이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위안화가 좀 더 내려간다고 당장 상황이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조선업계는 영향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국내 빅3가 만드는 선박 종류가 중국업체들과 다른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선업계도 위안화 저평가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기술력까지 갖추게 되는 것은 우려된다고 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원론적으로는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수출업체의 경쟁력이 높아진다"며 "하지만 중국 수출이 늘어나면 중간재를 중국에 수출하는 우리나라 업체는 이익을 보는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