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조선·철강·건설 업종 기업들이 신용등급 강등의 된서리를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신용등급이 변동된 종목 59개 기업 중 55개 기업의 등급이 강등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등급이 상승한 기업은 쌍용양회·한일시멘트· 메리츠종금증권·현대엘리베이터 등 4곳에 불과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21일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의 신용등급을 각각 'AA(부정적)' 'AA-(부정적)'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 'A+(안정적)' 'A+(안정적)'로 낮췄다. 대우조선해양의 신용등급도 'A+(안정적)'에서 'A(안정적)'로 내렸다. 이에 앞서 한진중공업의 신용등급도 지난달 2일 'BBB(안정적)'에서 'BBB-(안정적)'로 내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수익성 하락과 운전자금 부담 증가, 해양플랜트 발주 위축 등을 고려할 때 조선업에 불리한 환경이 상당기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철강업체들도 중국산 철강제품 수입에 따른 경쟁의 심화와 수익성 저하 속에 신용등급이 하락했다. 국내 최대 철강업체인 포스코의 신용등급은 올 들어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로부터 'AAA'에서 'AA+'로 강등됐고 동국제강 역시 'A-'에서 'BBB'급으로 두 계단 내려갔다. 건설업 역시 GS건설(A+→A), KCC건설(A→A-), 태영건설(A→A-), 계룡건설산업(BBB+→BBB) 등의 신용등급이 하락했다. 해외공사의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는 게 이유다.
반면 시멘트 업계는 원가절감 노력에 따른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2곳이나 신용등급이 올랐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9일 쌍용양회와 한일시멘트의 신용등급을 종전 'BBB+(긍정적)'와 'A(긍정적)'에서 각각 'BBB+(안정적)' 'A+(안정적)'로 상향했다. 유욱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등급 기업의 비중이 지난해 초 90.2%에서 이달 89.1%로 줄어든 반면 투기등급 비중은 같은 기간 9.8%에서 10.9%로 늘었다"며 "정기 신용평가가 상반기 중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전반적으로 신용등급 강등 사례가 예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