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사우디 왕실은 이날 압둘라 국왕이 몇 가지 의료검사를 받으러 수도 리야드의 국립호위병원(NGH)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왕실은 구체적인 건강상의 문제가 무엇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왕실의 성명이 발표되자 사우디 증시의 대표적 지수인 TASI(Tadawul All-share Index)는 한때 5%나 급락했다.
압둘라 국왕이 워낙 고령인 만큼 왕위승계 문제가 새삼 주목되고 있다. 사우디 왕실은 현 국왕의 이복동생이자 부총리 겸 국방장관인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79) 왕자를 차기 왕위승계자로 2014년 3월 발표했다. 아울러 그 이복동생인 무크린 빈 압둘아지즈 왕자를 향후 살만 왕자의 뒤를 이을 부총리 승계자로 지명했다.
CNBC 등은 왕위승계 문제를 둘러싼 왕실 내 권력투쟁으로 혼란을 겪었던 오만과 달리 사우디는 비교적 안정된 왕위구도가 짜여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사우디 전문가의 말을 빌려 살만 왕자가 미래에 왕위를 잇더라도 사우디의 석유정책과 내치·외교정책은 변함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현 국왕의 개혁정책은 지속될 것으로 진단됐다. '사우디에 대해'라는 책을 저술했던 캐런 엘리엇 하우스는 살만 왕자가 미국 워싱턴과 중동 정가에 인맥을 잘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알사우드 가문은 지난 1932년부터 사우디를 통치해왔다. 현임 압둘라 국왕은 2005년부터 재위했지만 10년 전부터 실질적으로 권력을 잡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전임 국왕이던 이복형제 라드 빈 알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이 1996년부터 뇌졸중으로 사실상 업무를 볼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현 국왕은 13명의 부인과 35명의 자녀를 둔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재산은 190억달러에 달해 사우디 내 3대 부호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