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7시40분 정동진의 수평선 너머 구름 사이로 붉은 해가 모습을 드러내자 해맞이 관광객들은 탄성을 내지르며 저마다 마음속에 간직한 새해 소망을 빌었다.
이날 강릉 30만명, 속초 10만명, 양양 5만명, 동해 1만8,000명 등 동해안 6개 시·군에만 48만여명의 해맞이 인파가 찾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서울에서는 동틀 무렵까지 쏟아진 눈 때문에 밝은 태양을 볼 수 없었지만 시민들은 하얀 눈으로 덮인 설원 위에서 덕담을 주고받으며 새해 첫날의 기분을 만끽했다.
종로구 인왕산 청운공원에서 오전7시부터 열린 해맞이 축제에는 추위에도 30여분 전부터 모여든 250여명의 시민으로 빼곡했다.
동네 주민 정기성(48)씨는 "새 대통령도 뽑았으니 우리나라가 잘 됐으면 한다"면서 "경기도 좋아져 사업이 잘 풀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 한복판 우뚝 솟은 중구 남산에도 꼭두새벽부터 시민의 발길이 이어졌다. 평소 오전10시부터 운영하는 남산 케이블카는 신년을 맞아 6시부터 시민을 맞이했다. 굵은 눈이 내려 산비탈길을 오르기 어려운데다 일출을 기대하기도 어려웠지만 1,000여명의 인파가 꼭대기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시민들은 광장 한 편에 마련된 부스에서 언 손에 입김을 불어가며 종이에 새해 소원을 적고 이를 헬륨 풍선에 묶어 날려보냈다.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에는 8만명의 해맞이 인파가 몰렸다.
흐린 날씨로 일출을 보지 못할 것이라던 전날 일기예보와 달리 새해 첫 해는 선명한 모습으로 해맞이객을 맞이했다.
부산에서 여자친구 김소정(24)씨와 함께 간절곶을 찾은 허세환(27)씨는 "지난해 취업에 성공했는데 올해는 여자친구가 취업에 성공하게 해달라고 빌었다"면서 "여자친구와 빨리 결혼하는 것도 올해 소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