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은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킹내셔널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 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1회전에서 제임스 덕워스(95위·호주)를 3대0(6대3 6대1 6대2)으로 물리치고 2회전에 진출했다.
한국 선수가 테니스 메이저대회 본선에서 승리한 것은 지난 2008년 5월 이형택(39)이 프랑스 오픈 1회전에서 요나스 비에르크만(스웨덴)을 3대0으로 꺾은 후 7년 3개월 만이다. 올해 6월 윔블던에서 처음 메이저대회 단식 본선에 진출한 정현은 당시 세계랭킹 151위였던 피에르위그 에베르(프랑스)에게 2대3으로 분패해 메이저 첫 승을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이날 생애 첫 메이저대회 본선 승리로 랭킹 포인트 45점과 상금 6만8,600달러(약 8,000만원)를 확보한 정현은 3일 2회전에서 스타니슬라스 바브링카(5위·스위스)와 맞붙게 됐다. 바브링카는 알베르트 라모스비놀라스(58위·스페인)를 3대0(7대5 6대4 7대6)으로 제압하고 2회전에 올랐다. 바브링카는 지난해 호주 오픈과 올해 프랑스 오픈 등 메이저대회에서 두 차례나 우승한 최정상급 선수로 지금까지 정현이 상대한 선수 가운데 세계랭킹이 가장 높다. 정현으로서는 지난달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시티 오픈에서 맞붙은 마린 칠리치(8위·크로아티아)가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상대였다. 당시 정현은 0대2(6대7 3대6)로 아쉽게 졌다.
정현은 2013년 윔블던 주니어 남자단식에서 준우승하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한국 테니스 기대주로 퓨처스대회와 그보다 한 등급 높은 챌린저대회에서 국내 최연소 우승기록을 세웠고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남자복식 금메달을 획득했다. 올해 기량이 급상승해 투어 대회에서 여섯 차례 승리한 그는 외국 언론으로부터도 주목해야 할 선수로 자주 언급되고 있다.
이날 정현은 실책이 1개에 불과할 정도로 안정된 경기운영 능력을 선보였고 서브가 강한 선수인 덕워스와 똑같이 10개씩의 서브 에이스를 잡았다. 상대 서브 때 득점 확률도 52%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