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한중일 바둑 영웅전] 피할 생각이 없다

제4보(47~66) <br>○이세돌 9단 ●강동윤 9단 <2010 올레KT배 결승 제4국>



흑47을 외면하고 백48로 귀를 굳힌 이 감각. 아마추어들은 이 수순을 유심히 보아둘 필요가 있다. 단수로 몰렸다고 참고도1의 백1에 나가는 것은 하수의 착상이다. 백3으로 백돌 몇점을 살릴 수는 있지만 이 돌들은 요석이 아니다. 살려 보았자 작전적인 가치가 거의 없는 폐석이다. 흑49가 놓였을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그 방면에 손을 쓰지 않으면 상변 일대의 흑집이 입체적으로 불어날 것이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적진의 입체적인 확장이다. 백50의 삭감은 시급하다. 강동윤은 지금 기분이 좋다. 초반에 실리의 우위를 선점하다니.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있으랴. 그가 선배인 김성룡9단과 주고받은 얘기가 있다. "이세돌에게 이기는 방법은 어떤 것일까?"(김성룡) "일단 초반에 앞선 다음 실수를 하지 않아야 합니다. 세돌이형은 실수를 기가막히게 응징하거든요."(강동윤) "난투는 피하는 것이 현명하겠지?"(김성룡) "저는 난투를 피할 생각은 없습니다."(강동윤) 난투가 이세돌의 주특기이긴 하지만 강동윤 역시 난투가 전공이다. 흑53으로 몸조심을 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흑59로 뻗은 수가 조금 심했다. 이 수 때문에 백은 패를 노릴 수 있게 되었고 그것이 파란의 단초가 된다. 흑59로는 참고도2의 흑1에 단단히 잇고 백2면 흑3에 달려서 흑이 앞서는 바둑이었다. 흑65도 과수였다. 그냥 64의 자리에 연결했더라면 흑이 계속 승세를 구가할 수가 있었다. 백66이 회심의 강타. 흑의 수습이 간단치 않아 보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