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최대 순매수세력” 버팀목 상실/외국인투자자 증시이탈 배경·파장

◎홍콩 등 활황증시로 투자처 옮겨/대형펀드 이탈땐 자금시장 휘청그동안 국내 주식 매입에 적극적이었던 외국인들이 최근들어 주식 매각을 확대하고 있어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을 떠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시장의 최대 순매수세력으로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와 외국인들의 주식시장 이탈은 곧 증시 붕괴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보유물량은 11월말 현재 16조원(직접투자분 포함)으로 시가총액 1백27조의 12.8%에 달한다. 외국인들은 특히 한전, 포철,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종목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을 떠난다면 주가지수가 급락하는 것은 차치하고 증시공황까지 우려되고 있다. 이같이 국내 증시에서 가공할 위력을 지닌 외국인들이 이달들어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은 이달들어 12일까지 2천4백39억원을 사고 2천7백39억원을 팔아 2백77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주식투자를 20%로 확대한 후 10월 6천4백1억원, 11월 7백18억원을 순매수한 것과 비교하면 외국인들의 매도추세 전환을 우려케 하는 대목이다. 외국인들이 최근 순매도 추세로 돌아선 것은 경기 침체와 환율상승, 고금리 등 구조적인 요인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내 경기는 지난해 정점을 찍은 후 하강을 지속,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여기에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은 지난해말 7백74원 수준에서 최근 8백40원 수준으로 급등, 외국인들은 앉아서 막대한 환차손을 입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들은 구조적으로 취약한 국내 증시에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나 영국, 독일 등 선진 증시 뿐 아니라 홍콩, 싱가포르등 동남아 증시들도 올해 활황을 이어가고 있는데 국내 증시만이 침체를 거듭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일부 발빠른 외국인들은 은행주 등 저가대형주를 매도, 홍콩이나 미국등지로 투자처를 이미 옮겼고 최근에는 보수적인 일부 외국계 은행들도 국내 주식시장에서 이탈해 홍콩등으로 투자처를 옮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미국 연기금 등 대형 펀드들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펀드의 포트폴리오 재편 차원에서 일부 국내 주식을 매도했으나 전체 보유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만약 이들 대형 외국계 펀드가 매도추세로 돌아선다면 국내 증시는 일대 소용돌이가 예상되고 경제, 자금시장에도 엄청난 파문이 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ING베어링증권 서울지점 강헌구이사는 『경기침체와 주식시장 수급불안 등 증시 주변여건이 악화되고 있어 외국인들은 한국 주식 투자비중을 줄이려고 하고 있다』면서 『외국인들의 매도추세는 연말을 거쳐 연초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증권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 이탈을 막기위한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정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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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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