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외채이자 등 해외에 유출되는 소득의 증가로 국내총생산(GDP)과 국민총생산(GNP)의 격차가 커짐에 따라 국민들이 느끼는 불황의 정도도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대우경제연구소는 29일 ‘GDP와 GNP 격차의 시사점’이라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최근 약 9년동안(90년∼98년 9월) 우리나라 GDP와 GNP의 차이를 조사한 결과, 그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들어 3.4분기까지 9개월동안 우리나라의 GDP와 GNP 격차는 지난 96년(3조4,740억원)과 97년(4조9,690억원)보다 많은 6조7,920억원이나 됐다.
지난 90년부터 95년까지 GDP와 GNP의 연평균격차는 1조8,880원에 그쳤다.
우리나라의 GDP가 GNP보다 규모면에서 크다는 것은 외국인 또는 외국기업이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인 임금과 배당, 이자등의 수익이 우리나라 국민이나 기업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보다 많다는 것이다. 또 그 격차만큼 국부가 유출돼 국민의 가처분소득이 감소함을 의미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90년대 이후 외채이자 등 대외지급 요소소득이 대외수취 요소소득보다 많아 이 부문에서 계속적인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대외 순수취 요소소득의 적자증가율은 96년 24.8%에서 97년 51.8%, 올들어 3.4분기까지 51.7%로 점차 확대돼 소득수지가 악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연구소에 따르면 오는 99년 GDP와 GNP의 격차는 연간수출액(97년 통관기준)의 7.5%(102억3천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우리나라의 수출대금 1개월치에 해당한다.
이를 원화로 환산할 경우 14조3천억원에 이르며 72만명의 근로자가 1년 동안 산출하는 부가가치액(97년 기준)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1인당 GDP와 GNP의 격차도 98년 171달러에서 99년 220달러로 더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원화로는 우리 국민 개개인이 98년 약 23만원, 99년 약 31만원에 상당하는 가처분 소득을 상실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소는 “GDP와 GNP의 격차가 커진다는 것은 경기하강 국면에서 우리 국민들이 느끼는 경기불황의 정도가 점점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에 따라 자국민들이 실제로 느끼는 경기상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GDP증감률보다 GNP증감률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