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예산·세법 정부안대로 가나

국회선진화법 '자동부의' 조항 논란

여야 11월말까지 합의 못할땐 정부안 본회의서 처리될수도

與 "의장이 상정해 통과시켜야" 野 "국회 예산심의권 무시 처사"

국회선진화법에 따른 자동부의 조항이 논란을 빚고 있다. 자동부의 조항이란 여야가 새해 예산안을 11월 말까지 합의하지 못하면 12월1일 국회 본회의에 예산부수법안인 세법개정안과 함께 정부안 그대로 자동 올라가는 것을 말한다.

이는 담뱃세, 주민세, 사내유보금 과세 등 세법개정과 관련해 정부와 여야의 의견이 크게 다른 상태에서 합의가 안 되면 정부안 그대로 국회 본회의에 올라가 처리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에 대한 여야의 해석은 다르다. 새누리당은 자동부의시 "국회의장이 예산안과 세법개정안을 상정해 통과시켜야 한다"고 보는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부의는 되더라도 상정하지 않고 추가로 여야가 논의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여당 일부에서도 여야 합의가 안 된다고 정부가 제출한 것을 그대로 통과시키면 이후 야당이 민생·경제법안 통과에 협조하지 않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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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경제부 차관 출신의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기자와 만나 "국회선진화법(국회법 85조의3항)상 여야가 새해 예산안에 합의하지 못하면 세법개정안도 같이 자동부의된다"며 "법정기일(12월2일)에 맞춰 예산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여야가 철저히 예산과 세법심의에 임한 뒤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화 국회의장도 최근 "예산안 법정시한 내 처리는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올해는 어떤 일이 있어도 예산안 자동부의제가 원활하게 시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담뱃세의 경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주민세와 자동차세 등 지방세는 안전행정위, 사내유보금 과세 등 대다수 세법은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논의되는 상황에서 상임위나 법제사법위원회 통과 여부와 상관없이 본회의로 직행하게 되는 셈이다.

그렇지만 자동부의제를 담은 소위 국회선진화법의 맹점을 놓고 비판론도 제기된다. 이춘석 국회 예결위 야당간사는 "예산은 정부의 것이 아닌 국민의 것이다. 예산심의권은 국회에 있다. 그런데 국회의 예산심의권을 정부 발목잡기로 인식하는 것은 아닌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나성린 새누리당 정책위 부의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자동부의제가 있지만 결국은 여야가 합의해야 한다"고 합의처리를 강조했다.

특히 '안건을 토의에 부친다'는 뜻의 부의가 '표결을 위해 안건을 회의 석상에 올린다'는 상정과는 개념이 달라 12월에도 여야 협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회법에 '국회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와 합의한 경우에는 자동부의를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예외 단서조항도 있다. 정 의장이 국회 파행을 우려해 여야 합의를 강조할 경우 자동부의 이후에도 여야정의 협상이 계속될 수 있는 셈이다. 문명학 새정치연합 원내행정실 의사국장은 "부의는 법안을 본회의에 올리는 것이지 의원들의 의결을 위한 상정과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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