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은 29일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사흘 전 한미연합사령부 방문에 대해 "북남관계를 최악의 파국 상태로 몰아가는 엄중한 정치적 도발"이라며 "북침전쟁 마차에 채찍을 휘두르는, 실로 위험하고 무분별하고 추태"라고 비난했다. 북한의 최고 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는 전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세계는 우리가 예고한 새로운 핵실험과 로켓 발사에 대해 갖가지 견해와 억측을 내놓고 있으며 우리는 그 이상의 조치들도 취할 수 있다는 데 대해 부정하지 않는다"고 밝히는 등 도발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북한이 과거 세 차례의 핵실험을 감행하기 전 이를 예고하는 메시지를 던져왔던 전례와 핵실험을 위한 사전준비를 마무리한 정황 등을 감안하면 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북한이 4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부정하지 않는다"며 여지를 남겨둬 당장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현재 미국이나 유엔의 움직임을 보고 있는데 이들이 추가적인 제재를 내놓지 않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도 굳이 핵실험을 감행할 이유가 없다"며 "지금까지 북한에서 나온 언급들은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반발용으로 보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밝혔다. 북한이 최소 3년 주기로 핵실험을 해왔던 이전 사례와 이달 초 최고인민회의 결과에서 볼 수 있듯 장성택 처형 이후 내부 수습을 위한 체제 안정을 중요시하는 경향, 중국의 잇따른 대북 경고 또한 핵실험 가능성을 낮게 보게 하는 부분이다.
정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최근 북한이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거명하는 것을 보면 핵실험을 장기화하려는 의도로도 볼 수 있다"고 밝혀 한반도 긴장 국면이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이날 UFG 연습과 관련해 "남북관계가 시련을 겪고 한반도 정세가 한층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도발을 멈추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