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北 인터넷 셧다운, 美 정부 아닌 ‘해커그룹’ 소행?


북한을 9시간31분 동안 오프라인 세상에 빠뜨렸던 온라인 셧다운 사태는 한 국제해커그룹에 의해 이뤄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3일 트위터에 따르면 국제해커그룹인 ‘리자드 스쿼드( Lizard Squad)’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북한의 인터넷 셧다운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시사하는 글을 잇따라 올렸다.


실제로 리자드는 북한 인터넷에 대한 공격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 20일 트위터에 “북한이 크리스마스에는 오프라인 세계가 될 것”이라고 지적한 데 이어 23일 오전에는 “175.45.176.1= 북한에 오프버튼이 눌려졌다”고 말했다. ‘175.45.176.1’는 북한이 보유한 1,024개 IP주소 중 하나로 위치는 평양 류경동으로 나타난다.

이들은 또 “X박스 라이브와 다른 (공격)목표들은 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북한은 식은 죽 먹기”라며 “북한은 모든 사람에게 허튼 위협이나 하는 ‘저능아(retard)’”라고 비꼬았다.

만약 이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북한의 인터넷 셧다운 사태는 미국 정부가 아닌 해커단체의 과시욕에서 비롯된 것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리자드 스쿼드는 지난 8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3 네트워크에 대한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을 해 서버를 마비시키는 등 유명 기업들의 게임 또는 플랫폼을 공격해 유명세를 탄 국제해킹그룹이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게임 플랫폼 X박스 라이브에 대한 공격을 예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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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로 추정되는 한 트위터 사용자는 “만약 리자드가 북한을 공격한 게 사실이라면 그것은 MS의 X박스 라이브를 희생양으로 삼기 위한 테스트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리자드를 이번 사태의 주범으로 확신하기에는 의문점이 많다는 게 관련업계의 지적이다.

우선 리자드가 북한을 공격해 얻어낼 소득이 별로 없다. 게다가 이 해커그룹이 특정 국가를 상대로 공격을 가한 사례가 거의 없었다는 점도 이들을 주범으로 뽑기 힘든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어나니머스 등 일부 해커들 사이에는 미국이 리자드를 조종해 북한을 공격한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어나니머스는 “북한 인터넷 불통의 배후에는 미국이 있다”고 주장했다.

/송영규 기자 sk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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