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큰 금융사 아니라 다행… 파장 미미할것"

■ MF글로벌 파산보호 신청<br>자기자본 거래통한 과도한 베팅이 화불러<br>"골드만삭스 식 경영 모델 한계" 지적도<br>美금융안정감독위 소집등 사태 예의주시


MF글로벌의 파산은 미국 기업 역사상 여덟 번째 규모에 해당되지만 세계 금융시장을 마비시켰던 지난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와는 달리 메가톤급 후폭풍은 몰고 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미 금융 당국은 유럽 국채에 대한 투자로 첫 희생양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금융안정감독위원회(FSOC)를 처음으로 소집하는 등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존 코자인 최고경영자(CEO)가 회사에 골드만삭스 식 경영방식을 이식시키려고 했지만 레버리지를 통한 과도한 프랍 트레이딩(자기자본 거래)이 파산을 초래했다며 골드만삭스 식 모델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MF글로벌의 추락은 이미 예상됐었다. MF글로벌이 지난주 유럽 국채에 대해 63억달러를 투자했다는 사실과 대규모 분기 손실을 기록한 사실을 발표하면서 이 회사의 주식은 67%나 곤두박질쳤고 회사채는 정크본드 수준에서 거래됐다. 9월 말 현재 MF글로벌의 유로존 국채 투자 규모는 63억달러이며 이 중 3분의2를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가 차지하고 있다. 상황이 악화되자 회사 측은 은행을 포함한 5개의 잠재적 인수자와 매각협상을 벌여왔지만고객 펀드와 MF글로벌의 장부에서 나온 9억달러의 차이가 걸림돌로 작용했다.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거래위원회(CFTC)도 이 문제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단순한 회계상의 실수인지, 아니면 고의적인 누락인지에 따라 파장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탄탄한 중견증권사였던 MF글로벌은 지난해 3월 골드만삭스의 전 최고경영자인 존 코자인이 CEO를 맡은 이후 과도한 위험을 감수하며 프랍트레이딩을 통해 유럽 국채에 베팅을 했다. 그는 골드만삭스를 파헤친 '돈과 권력'의 저자인 윌리엄 코헨에게 "MF글로벌은 고루한 회사로 리스크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내 모든 권력을 장악하고 투자전략에서도 전권을 휘두르면서 회사를 위험으로 내몰았다. 정작 골드만삭스의 성공을 재현하려 했지만 골드만삭스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인 컴플라이언스 등 사내 견제기능은 전혀 없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존 테인 전 메릴린치 CEO, 로버트 루빈 전 씨티그룹 고문 등 '골드만 동문'들도 비슷한 이유로 실패를 경험했다고 보도했다. 한때 '월가 사관학교'로 불리웠던 골드만삭스의 명성이 예전 같지 않다는 얘기다. MF글로벌의 파산소식이 전해지면서 원유선물거래가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고 밀ㆍ옥수수 등 곡물가격이 하락하는 등 시장에 일부 영향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MF글로벌 파산은 금융시스템 위기로는 연결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 금융 당국은 다만 여러 시장과 거래해왔기 때문에 더 큰 금융회사가 주저앉는 사태로 악화되지 않을까 하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부실금융 전문가인 닐 바로프스키는 "MF글로벌이 전체 금융시장을 붕괴시킬 만한 거대 금융회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다행"이라며 "만약 이 기관이 골드만삭스나 JP모건이었다면 다시 한번 대규모 구제금융이 투입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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