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살리기 분위기 화창(사설)

봄은 얼었던 땅이 풀리고 새 생명이 소생하는 희망의 계절로 「계절의 여왕」으로도 꼽힌다. 그러나 지금 한국에서의 봄은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부문에 걸쳐 아직도 봄이 아니다. 국민들의 체감으로 본 절기는 어쩌면 동장군이 한껏 위세를 떨치고 있는 겨울의 가운데 쯤이라는 표현이 맞을는지도 모르겠다.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치인·경제인·근로자·국민할 것 없이 모두 이 봄이 두렵다. 봄 가운데 특히 4월은 「춘투」가 시작되는 시기로 대학가의 소요와 맞물려 항상 한바탕 홍역을 치르다시피 해 왔는데 올 해는 한보사태 등으로 각종 「대란설」마저 심상치 않게 나도는 상황이어서 한층 그러하다. 이같은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여야는 영수회담을 갖고 「경제 살리기」에 합의했다. 재계도 이에 화답, 경제회생 실천에 나섰으며 국민들도 소비억제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자발적으로 동참했다. 본지는 여야 영수회담에 앞서 이미 「경제를 살리자」는 캠페인에 들어가 각 경제주체의 자제와 협조를 호소, 각계 각층으로부터 상당한 공감대를 이루어 내고 있다. 「경제 살리기」는 어느 한 경제주체의 노력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정부와 기업, 근로자, 일반시민이 한마음 한뜻이 돼 일치단결해야만 이 난국을 넘어설 수가 있다. 구체적으로 우선 정부는 경제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규제를 혁파하겠다고 했다. 이는 곧 정부의 고비용 구조를 깨는 것으로서 정부의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이나 다름없다. 기업 역시 「부도 도미노」의 위기상황속에서 살아남기에 여념이 없겠지만 노동법 파동으로 올 노사간의 문제점은 일단 분출된 것으로 보고 화합과 안정에 최우선을 두어야 할 것이다. 또 근로자나 국민들은 오늘의 어려운 현실을 직시, 한 발짝씩 양보해야 한다. 노동계와 학원이 욕구분출로 뒤덮인다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사실 「경제 살리기」캠페인은 의식개혁운동이나 다름없다. 위에서부터 아래에 이르기까지 전국민이 동참해야 그 실을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이같은 운동은 과거에도 여러차례 있었지만 그때마다 일과성, 또는 집권층의 정치논리나 정치권의 선거논리에 휘말려 성공을 거둔 적이 별로 없다. 그러나 오늘의 형편은 우리가 지금까지 겪어온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에서, 한국인의 슬기와 지혜를 보여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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