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제2, 제3의 삼성 나와야

지난해 삼성그룹 78개 계열사의 매출액이 우리나라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22.1%에 달했다. 지난 2006년 삼성의 GDP 비중은 16.8%였다. 5년 만에 5.3%포인트 오른 것이다. 이쯤 되면 최근 여야 정치권이 대기업 비대화를 질타하는 게 타당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또 삼성에 비판적인 학자들이나 시민단체들의 '삼성공화국' 타령이 또 한번 울려 퍼질 법도 하다. 이런 반(反)삼성 기류를 접하다 보면 '신상필벌(信賞必罰)'이란 문구가 떠오른다. 경영을 잘해서, 글로벌 시장에서 돈을 많이 벌어서 GDP의 5분의1을 떠맡는 기업이라면 오히려 칭찬과 존경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 삼성은 한국 수출의 24%를 담당한다. 세계시장을 놓고 애플ㆍ소니ㆍ도시바 등 거물들과 진검 승부하며 올린 성과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상당수는 잘 나가는 삼성을 놓고 못마땅해 죽겠다는 표정이다. 그런데 말이다. 삼성 독주의 이면에는 10대 그룹, 더 좁게 4대 그룹에 속하는 LGㆍSK그룹의 상대적 부진이 숨어 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10대 그룹은 '도토리 키재기'였다. 물론 요즘 글로벌 시장에서 훨훨 날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모습은 아름답다. 문제는 삼성과 어깨를 겨루던 LGㆍSK다. 하위 그룹들도 마찬가지다. 이 가운데 LG그룹은 연료전지를 앞세운 LG화학을 빼면 LG전자 등 주력기업들이 죽을 쑤고 있다. 정유ㆍ통신의 SK그룹 역시 지난 10년간 뭘 했기에 신성장동력이 보이지 않는지 묻고 싶다. 이들이 삼성만큼만 했더라면 우리 GDP는 지금보다 훨씬 커지고 삼성의 비중은 20%를 넘지 못했을 것이다. 지주사 전환으로 '재벌'을 비판하는 소리가 줄어드니 2세들이 안주하고 있는 것인가. 입체적 사고는 항상 중요하다. 잘 나가는 사람을 끌어내려 억지평등을 만들려는 즉자적(卽自的) 태도 대신 1등을 좇아 파이를 키우도록 하는 대승적 시야가 아쉬운 때다. 우리 경제와 공동체를 위해 LGㆍSK는 물론 다른 대기업들에도 '제2ㆍ제3의 삼성'이 되도록 뼈를 깎는 분발을 촉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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