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S&P 수장 전격 퇴진 美 정가에 유화 제스처?

샤르마 대표 후임에 피터슨 시티뱅크 COO 지명<br>워싱턴과 관계 회복·주주들 불만 잠재우기 포석


사상 초유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의 주역인 데번 샤르마(54) S&P 대표가 전격 퇴진한다. S&P는 그의 퇴진이 신용등급 문제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최악의 상태인 워싱턴과의 관계복원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언론에 따르면 S&P의 모기업인 맥그로힐은 이사회를 열어 샤르마 대표의 교체를 결정하고, 후임으로 더글러스 피터슨 시티뱅크 최고운영자(COO)를 지명했다. 샤르마는 올 연말까지 맥그로힐의 자문역을 맡은 뒤 완전히 물러나게 된다. FT는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최근 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조치나 미 법무부가 진행 중인 S&P 수사와는 무관하다고 전했다. 회사측은 데이터ㆍ가격산정ㆍ분석사업 등을 신용등급 평가 부문과 분리해 '맥그로힐 파이낸셜'로 분리하기로 함에 따라 샤르마 대표가 맡은 조직이 축소됨에 따라 그의 교체를 결정했고, 후임을 6개월 동안 물색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샤르마의 퇴진이 온전히 회사 내부적인 차원에서 이뤄진 결정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S&P와 정부 등 워싱턴과의 관계는 최악의 국면이다. 지난 5일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이후 오바마 행정부 관리들은 S&P가 심각한 총생산 대비 미국의 국가채무를 잘못 산정하는 등 심각한 오류를 저질렀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 조차 "놀라울 정도로 미국의 예산문제에 무지함을 드러냈으며 엄청난 판단착오를 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샤르마는 회사책임자로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비난이 쏟아지자, 전면에 나서"우리의 임무는 위기를 알려줌으로써 시장에 투명성을 가져오고, 시장 구성원들이 더 나은 결과를 얻도록 하는 것"이라며 자신들의 정당성을 역설해왔다. 미 법무부도 신용평가사들을 압박하고 있다. 미 법무부는 최근 금융위기 당시 주택담보대출연계증권에 대한 부적절한 신용등급 평가 활동과 관련, S&P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법무부는 S&P 애널리스트들이 모기지 증권에 대해 등급을 낮추려 했지만,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이지 말라'는 회사의 기준제시에 따라 이를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는 증언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도계인 샤르마 대표는 세계적인 컨설팅업체 부즈앨런해밀턴을 거쳐 지난 2006년 부사장으로 S&P에 입사했으며 2007년부터 대표직을 맡아왔다. 따라서 이 문제에서도 자유로운 입장이 아니다. 주주들 사이에서도 그의 교체에 대한 요구가 제기돼왔다. 맥그로힐의 지분 5%이상을 보유한 헤지펀드인 제나 파트너스와 온타리오 교직원 연금은 최근 회사 분할계획과 맞물려 신용사업부문을 대표할 새로운 인물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펀드들은 "갈수록 복잡해지는 글로벌 규제환경을 관리하고 주주, 규제당국, 그리고 일반국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독립적인 인물이 필요하다"주장했다. S&P 관계자들은 피터슨 신임 대표가 금융계에서 잘 알려진 노련한 은행가로 그의 등장이 정부와의 불편한 관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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