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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시 불법어로를 막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를 만드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에 김치 검역기준을 완화해줄 것도 요청했다.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15일 제주에서 열린 '제1차 한중일 농업장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중국이 한중 FTA 협상을 빨리 시작하자고 했다"며 "한중 FTA 협상시 불법조업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을 다뤄야 한다고 했고 중국 측도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중 FTA와 불법어로 문제를 연계해 근본적인 개선책을 내놓겠다는 게 정부 입장인 셈이다.
중국 어선들의 '싹쓸이' 조업으로 국내 어민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고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을 단속하던 해경대원이 선장이 휘두른 칼에 맞아 숨지는 사건도 있었다.
정부는 김치 등 발효식품의 별도 검역기준을 만들어달라는 요청도 중국 측에 했다. 중국이 김치를 파오차이(중국판 김치)로 분류해 검역을 지나치게 강하게 하고 있어 대(對)중국 김치 수출이 저조하다는 게 농식품부 입장이다. 이에 중국 측은 보건국 등 관련부서에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한중일 3국 농업장관은 이날 공동선언문을 내고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AI) 등 동식물 질병 발생현황을 공유하고 공동 대응을 위한 질병방역사무국을 만드는 방안을 추후 협의하기로 했다. 식량안보 문제와 관련해서는 공조체계를 구축하고 심포지엄 공동 개최 등 협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한중일 농업장관 회의는 3국의 농업 현안 등을 다루는 행사로 지난 14~15일 이틀간 제주도에서 열렸다. 서규용 장관과 한창푸 중국 농업부 장관, 가노 미치히코 일본 농림수산성 대신이 참석했다.
서 장관은 "3개국 농업장관이 함께 만나 농업문제를 다룬 것은 처음"이라며 "앞으로도 농업 분야 발전을 위해 3국이 긴밀히 협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