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동남극 테라노바만에서 열린 장보고과학기지 준공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영상을 통해 장보고과학기지 준공을 '극지 연구의 새로운 역사'라고 평했다.
남극 내륙에 우리나라 두 번째 과학기지인 장보고과학기지가 문을 열면서 남극에 과학기지를 2개 이상 가진 열 번째 국가에 등극했다. 특히 세종과학기지보다 남극 본토에 가까운 지역에 새로운 과학기지가 들어서면서 우리나라는 남극 본토 연구의 첫발을 내디딘 동시에 자원의 보고로 불리는 남극 본토 자원개발 전쟁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됐다.
장보고과학기지는 부지 선정 단계부터 남극 대륙 본토 연구에 중점을 두고 동남극 테라노바만에 짓기로 결정됐다. 지금까지의 남극 연구의 유일한 거점이던 남극 대륙 서쪽 끝 킹조지섬에 있는 세종과학기지는 지리적 한계상 동남극 지역 연구와 남극 대륙 본토 연구를 수행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남극 대륙 본토 연구가 중요한 것은 석탄과 석유 등 상당량의 자원이 본토에 매장돼 있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구 전체 담수의 90%가 남극에 있으며 남극 웨들해와 로스해 주변은 석유가 대량으로 매장돼 있다는 연구가 있다. 남극 횡단산맥과 동남극 지역에서는 거대한 석탄층이 발견됐는데 남극 횡단산맥의 석탄매장량만 1,500억톤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남극이 자원의 보고로 떠오르자 1908년 영국을 시작으로 서구 강대국과 남극 주변 국가들은 20세기 초부터 남극대륙의 영유권을 주장해왔다.
1951년 남극조약이 체결돼 남극에 대한 영유권 주장은 동결됐으며 현재는 남극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과학조사와 국제협력만이 허용돼 있다. 그러나 광물자원 개발이 영원히 금지된 것은 아니다. 남극조약 의정서는 남극 광물자원 개발을 오는 2048년까지 유보했으며 2048년 이후 남극조약 협의 당사국이 의정서 재검토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약 30년간 남극의 광물자원 개발은 불가능하지만 이후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 현재로서는 예측할 수 없는 것이다. 다만 30여년 후 남극 자원개발이 시작된다면 그간의 남극 연구성과와 환경보전 노력, 국제사회 기여도 등에 따라 우선권을 가지게 될 확률이 높다. 장보고기지는 단순히 과학연구 기지의 역할뿐 아니라 얼어붙은 땅에서 후대에 물려줄 유산을 확보하는 역할도 수행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