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내년 3분기 경기회복세… 연초엔 안정

◎3년여만에 700P붕괴… 증시 어디로/“연기금 대기… 폭락장은 없다”/노동법·경상수지 적자등 악재 대부분 반영/유상증자·공개요건 강화 내년 공급 크게 감소/정부 직접부양대책 못써도 저변확대 나서야종합주가지수 7백포인트선이 무너지면서 주식시장 침체의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주가지수가 7백포인트를 밑돈 것은 지난 93년 9월22일(6백97.56포인트) 이후 3년2개월여 만의 일이다. 경기와 수급, 금리등 주식시장 제반 여건이 불투명해 이대로 가다가는 주식시장의 기반이 붕괴될지 모른다는 위기감도 감돈다. 주식시장의 기반과 주가지수의 추가하락여부등 증시 전망을 점검하기 위해 이세근 대우투자자문 부사장, 양호철 동서증권 부사장, 조봉삼 대한투자신탁 상무등 증권전문가 3인의 긴급좌담을 마련했다.<편집자주> □참석자 이세근 대우투자자문 부사장 양호철 동서증권 부사장 조봉삼 대한투자신탁 상무 ◇주식시장 침체 원인 이부사장=최근 주식시장은 증시안정기금이 설립됐던 지난 90년 5월(7백50포인트)보다 더 위기 상황이라고 느껴집니다. 국내 경제는 지난 90년에 비해 비약적으로 성장했으나 주식시장은 오히려 퇴보했습니다. 최근 주식시장에서는 기업내용에 관계없이 무차별적으로 하락, 주식시장의 주요 기능인 기업자금조달이 마비상태에 있습니다. 주식시장 침체의 가장 큰 원인은 경기 회복이 불투명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 국내총생산(GDP·Gross Domestic Product)의 4.5% 수준을 넘고 있습니다. 수급상황도 불투명해 주식시장은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양부사장=올해 경기 침체로 상장기업의 경상이익이 30% 이상 하락하는 등 영업실적이 크게 악화됐습니다. 여기에 한국통신 주식 매각을 포함하면 올해 6조9천억원의 공급물량이 주식시장에 쏟아져 주식시장은 만성적인 소화불량증에 걸린 형국입니다. 지난 3년간 연 6조원 안팎의 주식이 공급되며 증시 수급을 악화시켰으나 올해가 시가총액에 비해 주식공급물량이 가장 많은 해입니다. ○만성적 소화불량증 증시 자금상황도 최악입니다. 그동안 경상수지에서는 적자를 보였더라도 자본수지에서 흑자를 보여 종합수지는 흑자를 기록했으나 지난 9월 이후에는 50억달러 이상의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이는 국내 자금을 해외로 유출시키는 효과를 가져와 시중자금을 고갈시키는 역할을 했습니다. 또 기업들이 불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재고율이 20%를 웃도는 등 지난 9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업의 운전자금을 증가시켜 시중 금리 상승을 유발, 증시 상황을 어렵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주가지수 지지선 조상무=경기·수급·금리등 증시 주변여건이 모두 최악입니다. 이같은 상태에서 주식시장은 하락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앞으로의 주식시장 전망도 불투명하며 일부에서는 투매양상마저 나타나 증시 공황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수 지지선을 예상하기란 무척이나 어려운 일입니다만 7백포인트 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여겨집니다. 일단 7백포인트가 붕괴된 만큼 단기적인 추가하락도 예상할 수 있으나 재차 7백포인트 이상으로 반등할 것으로 보이며 결국 지수는 연말까지 6백80∼7백40포인트대의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부사장=주식시장 하락으로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 추가하락 가능성이 높은 형편입니다만 국내 경제여건을 고려하면 지수 하락폭이 과대한 만큼 추가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지수 하락의 저지선은 6백80포인트 정도가 되지 않을까 전망합니다. 연기금의 주식 매수가 언제부터, 얼마만한 강도로 재개될 지 여부가 관심사이나 일단 연말까지 7백20포인트 정도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연말까지 720P 등락 양부사장=올해 상장기업들의 영업실적은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97년에는 기업들의 영업실적이 올해보다 크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동서경제연구소에서 97년 예상실적을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을 계산해본 결과 상장기업들의 평균 PER가 15∼17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현재의 주가 수준은 바닥권이라 볼 수 있습니다. 노동법 개정과 관련, 대규모 노사분규가 우려된다는 것과 경상수지 적자폭이 예상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지만 7백포인트의 주가지수면 악재를 대부분 반영한 상태이기 때문에 의미있는 주가지수 지지선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주식시장 회복시기 양부사장=최근 외국인들은 은행 증권등 금융주를 매도, 주식시장 침체를 가속화시키고 있어 주식시장 회복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전망이 팽배합니다. 그러나 일부 외국인들은 은행주 주가가 크게 하락해 추가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고 오히려 매수할려는 움직임마저 보여 추가매물은 크지 않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여기에 상장사들의 유상증자와 기업공개 요건이 대폭 강화돼 내년에는 주식시장 공급물량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내년에는 국내 주식시장을 짓눌렀던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며 기업들의 재고부담이 97년 1·4분기에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금리도 OECD(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과 함께 채권시장을 일부 개방해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주식시장 주변의 유동성이 풍부해져 내년 1·4분기 정도면 주식시장이 회복국면으로 돌아서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조상무=내년 1·4분기께 주식시장이 회복된다는 데 동감입니다. 그동안 주식시장을 짓눌렀던 경기 수급 금리 투자심리 등이 내년 1·4분기면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으로 돌아설 전망입니다. ○금리도 하락예상 주식시장 회복의 직접적인 바로메터라 할 수 있는 경기는 내년 3·4분기께 회복될 것으로 보입니다. 주가가 경기를 6개월 가량 선행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내년 1·4분기가 주식시장의 본격적인 회복국면이 될 것으로 분석됩니다. 주식시장 수급과 금리도 내년초면 호전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이부사장=경기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내년 1·4분기에 주식시장이 회복되리라 기대하는 것은 이른 감이 있습니다만 내년이 주식시장의 전환포인트가 된다는 점에는 동감합니다. 기업공개와 유상증자 요건 강화로 인한 수요기반 확충, 연기금의 주식투자 확대, 정부의 주식시장 관심 제고등이 종합적으로 어우러져 주식시장 회복을 이끌 수 있을 전망입니다. ◇정부의 증시 안정대책 양부사장=증시정책이 자율화된만큼 정부가 주식시장에 직접적으로 개입해 주식시장을 부양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증시의 자율기반을 확충, 증시 저변 확대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먼저 근로자주식저축과 같은 세금우대 증권상품을 더 많이 허용해야 합니다. 현재는 근로자에게만 근로자주식저축 가입이 허용되고 있으나 이를 자영업자에게도 확대해야 합니다. 자영업자는 근로자와 달리 연금과 퇴직금이 없어 노후 생활이 불안한데도 이를 완충할 수 있는 상품이 나와 있지 않습니다. 정부는 저축률을 높인다는 차원에서도 자영업자도 근로자주식저축과 같은 상품에 가입할 수 있도록 수혜자를 넓힐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연금 설립 허용을 두번째로 기업연금 설립을 허용할 것을 제안합니다. 국내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1백30조원, 상장기업은 8백여개를 헤아릴 만큼 주식시장 규모가 커져 있으나 주식시장의 수요기반은 개미군단과 일부 기관투자가들이 전부입니다. 이같은 수요기반을 가지고 주식시장을 지탱한다는 것은 허약체질의 어린이에게 권투시합을 시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부는 기업연금 도입을 서둘러야 할 것입니다. 주식대차거래도 활성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연기금은 장기 투자자인 만큼 주식을 빌려줘서 수익를 거둘 수 있게 하면 연기금도 주식투자에 나서기가 쉬워질 것입니다. 조상무=예탁금 이용요율을 현행 3%에서 6% 수준으로 올릴 것을 제안합니다. 현재 예탁금 이용요율은 증권사들의 자율로 돼 있으나 증권사들이 3%로 책정,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증권사에 돈을 맡기는 것은 곧 손해라는 인식이 퍼져있습니다. 또 상장사들의 시가배당 관행도 주식시장 회복을 위해 시급합니다. 국내 상장사들의 배당수익률은 1.6% 수준으로 국내보다 금리가 2배 이상 낮은 미국과 영국의 3∼4% 수준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낮은 배당수익률 하에서는 모든 투자자들이 장기투자를 피하고 단기투기를 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정부는 유상증자 요건을 강화하는 등 배당에 신경을 쓰고 있으나 이를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부사장=정부가 직접적인 증시 부양책을 쓸 수 없는 만큼 안정적 증시 기반 조성에 노력해야 합니다. 먼저 연기금의 자금운용을 자율화해 주식투자 수요를 확충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연기금 주식투자 확대는 재정경제원 뿐만 아니라 정부 부처들이 합의해야 하는 사안인 만큼 정부 부처간의 정책 협조가 필수적입니다. 또 채권시장도 조기개방해야 합니다. 정부는 OECD 가입을 앞두고 채권 개방일정을 밝혔으나 그 시행시기를 앞당겨 금리 하향안정에 일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채권시장 조기개방을 ◇투자유망종목 이부사장=주식시장의 수급기반이 워낙 취약한 만큼 개별종목 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만 대형우량주들도 하락폭이 큰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해 볼 만하다고 여겨집니다. 대형우량주는 하락폭이 큰 업계 선도주를 매수해 볼 만하며 개별종목중에서는 크게 상승하지 않았으나 성장성이 큰 종목을 사두는 것이 좋아보입니다. 조상무=아직까지는 보수적인 시황관을 견지하고 배당투자 유망종목이나 낙폭과대 종목을 저점 매수차원에서 사들일 것을 권한다. 양부사장=제지업종의 경기지수가 내년에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며 철강과 반도체 조선 건설 경기지수는 98년에나 회복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는 업종의 경우 주가가 크게 낮은 수준이므로 현 주가에서의 매수는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으로 여겨집니다.<정리=정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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