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이 지난주 미국을 극비리에 방문, 리언 파네타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보당국과 북한에 대한 포괄적인 정보교환 차원이었던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17일 “원세훈 국정원장이 지난주 미국을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원 원장은 CIA 측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및 급변사태 가능성, 김정은으로의 후계체제 구축 과정, 식량난 등 북한에 대한 포괄적 정보를 교환한 것으로 보인다.
파네타 CIA 국장은 지난해 10월 방한해 우리 정보 당국은 물론 외교안보 부처 책임자들과 대북정보를 교환할 예정이었지만, 방한 계획이 사전에 노출돼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원 원장의 이번 방미는 한미 정보당국 간의 통상적인 대북정보 교환 및 협의 차원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원 원장이 꽉 막힌 남북관계를 뚫기 위해 미국측과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한 협의를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일고 있다.
지난 8~9일 남북 고위급군사회담을 논의하기 위한 군사실무회담에서 북측이 천안함 폭침에 대해 “특대형 모략극”이라고 주장해 남북관계 개선 돌파구가 안 보이자 정상회담이라는 큰 틀에서의 해법 모색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는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움직임이 현재로서는 전혀 없다. 현재 북한과 초보적인 대화도 안 되는 상황에서 너무 앞선 얘기”라며 정상회담 논의 가능성을 부인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일 방송 좌담회에서 필요하면 정상회담을 하겠다면서도 이에 앞서 북한의 전향적인 태도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