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성명서를 통해 "미국이 쿠바와의 관계에서 새로운 길을 가기 위해 역사적인 발걸음을 뗐다"며 "미국의 국익과 국민 그리고 쿠바인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과거 시대의 족쇄를 풀기로 했다"고 밝혔다.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도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아직 핵심적인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이번 진전을 통해 많은 문제를 해결해갈 가능성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양국은 앞으로 수개월 내 워싱턴과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 대사관을 재개설하고 양국 정부의 고위급 교류를 재개할 예정이다. 경제와 인적 교류에 대한 제재도 완화한다. 쿠바 여행과 송금 관련 규제도 풀리며 미국 기관들이 쿠바 금융기관에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존 케리 미 국무장관에게 쿠바의 테러후원국 지정 해제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쿠바 정부는 5년간 수감 중이던 미국 국제개발처 하도급 업체 직원 앨런 그로스를 석방했다.
지난 1959년 공산혁명에 성공한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은 미국 기업의 재산을 몰수하고 1961년 국교 단절을 선언했다. 1962년 쿠바가 러시아의 중거리 미사일을 반입하자 미국은 쿠바 봉쇄정책으로 맞섰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적이고 번영하는 쿠바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추진한 쿠바 봉쇄정책은 실패했다"며 "오히려 미국이 중남미 지역 국제 파트너들 사이에서 고립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택할 때"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