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나이지리아 바옐사주 브라스섬에 위치한 건설 현장에 무장괴한이 난입해 한국인 4명과 나이지리아 현지인 1명을 납치했다. 납치된 한국인은 채모(59), 김모(49), 또 다른 김모(49), 이모(34)씨 등 4명이다. 현지인 1명도 함께 피랍됐으나 납치범들이 보트에서 하선을 요구, 수영을 해서 현장으로 바로 복귀했다.
사건이 벌어진 곳은 배관이나 철골구조, 대형 모듈 등 철 구조물을 생산하는 곳으로 알려졌으며 당시 현장에는 한국인 6명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괴한들은 스피드보트(쾌속정)를 몰고 현장에 들어왔으며 총으로 노동자들을 위협한 뒤 내륙으로 끌고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납치의 이유, 납치한 세력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나이지리아 남부 지역에서는 돈을 요구한 피랍 사건이 종종 벌어지는 것으로 전해져 이번에도 같은 이유로 벌어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정부 당국자는 과거 납치 사례와 관련해 "돈(요구)도 있었고 간단한 요구를 하다 풀어준 적도 있었다"고 밝혔다.
외교부와 주나이지리아대사관은 사건 발생 직후 비상대책반을 가동했으며 18일 오후 외교부 주재로 유관부처 대책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현대중공업은 울산 본사에 긴급대책상황실을 설치해 직원들의 안전한 석방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 회사는 지난해 6월 제관공장 재건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나이지리아 바옐사주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일부 임직원들을 현지에 파견했다.
정부 당국자는 "소말리아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나이지리아는) 치안이 유지되고 있고 치안 당국, 경찰이 작동하기 때문에 현지 관련 기관과 긴밀히 접촉하며 노력할 예정이다. 조속한 석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지리아에서 한국인이 납치된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로 4월 대우건설 직원 1명이 납치됐다 10일 만에 풀려난 후 8개월 만이다. 그간 발생한 한국인 납치 사건은 석방 교섭 등을 통해 일주일 이내에 해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