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등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 아파트 값이 부동산 시장 호황기였던 지난 2006년 가격에 근접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의 경우 3.3㎡당 아파트 값이 2006년 시세의 99.2%까지 따라잡았으며 일부 단지는 이미 최고 가격을 넘겨 거래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서울경제신문이 부동산114에 의뢰해 2006년 말부터 이달 22일까지 버블세븐 지역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를 분석한 결과 현재 매매가격(1,813만원)이 2006년 고점(2,158만원) 대비 84%까지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버블세븐은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양천구 목동, 경기 분당·평촌 신도시·용인 등 7개 지역을 지칭하는 용어다. 2006년 부동산 가격에 거품이 일고 있다며 노무현 정부에서 집중 관리에 나섰지만 실패한 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자마자 급격히 하락을 거듭해왔다.
버블세븐 지역 중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지역은 서울 서초구다. 평균 아파트 매매가가 22일 현재 3.3㎡당 2,739만원으로 2006년 말(2,761만원)과 비교했을 때 99.2%까지 근접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은 "서초구의 경우 래미안 퍼스티지와 반포 자이 효과로 다른 버블세븐 지역과 차별화돼 움직이고 있다"며 "올 들어 재건축단지가 가격 상승을 주도하면서 2006년 고점을 찍은 뒤 2010년과 이번에 다시 최고점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초구의 경우 2006년 시점의 매매가를 뛰어넘는 단지도 속속 나오고 있다. 서초동 우성 5차 전용면적 59.93㎡의 경우 2006년 12월 6억3,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이달 6억4,000만원으로 1,000만원 상승했다. 강남구와 송파구 역시 각각 85.6%와 85.8%까지 최고점 당시 시세를 따라잡았다. 7개 지역 모두 80%에 근접하거나 이를 뛰어넘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 버블세븐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 회복세 현황을 보면 서초구가 지난 22일 현재 2006년 시세의 99.2%까지 회복한 가운데 지역별로는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3법 통과 등의 호재로 재건축·재개발 추진에 탄력을 받고 있는 강남 3구는 80%대 중반까지 시세를 회복했지만 다른 지역은 80% 안팎을 넘나드는 상태다.
서초구와 더불어 강남권 양대 산맥인 강남구는 2006년 3.3㎡당 아파트 매매가가 3,542만원을 찍은 후 전반적으로 내리막길을 걸으며 2,830만원(2013년)까지 떨어졌지만 올해 3,034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강남구의 3.3㎡당 매매가가 3,000만원을 넘어선 것은 4년 만이다.
특히 인기가 높은 중소형 매물은 90% 이상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개포동 주공 3단지 전용 35.64㎡는 이달 6억4,200만원에 거래되면서 2006년 말 시세(6억6,000만원)의 97.27%까지 따라잡았다.
송파구는 22일 기준 3.3㎡당 아파트 매매가가 평균 2,232만원으로 2006년 대비 85.8%의 회복세를 나타냈다. 문정동 문정푸르지오 1차 전용 84.86㎡의 이달 실거래가는 5억6,800만원으로 고점인 2006년 말과 비교했을 때 불과 2,200만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서울 양천구 목동 역시 재건축·재개발 규제완화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고 있는 지역이다. 2013년 1,985만원으로 처음 3.3㎡당 2,000만원 미만의 매매가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9·1 부동산대책'에서 재건축 연한 단축이 발표되자 2,049만원으로 상승한 데 이어 올해 2,079만원으로 다시 한 번 올랐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5월 기준으로 5억198만원을 기록해 2년2개월 만에 5억원대로 올라섰다. 이 이면에는 서울 서초구·강남구 등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의 회복세가 한 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분당과 용인은 2006년 대비 각각 80.3%와 79.7%로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회복세가 더딘 편이다. 하지만 분당은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 용인은 신규 분양물량 공급 등의 호재가 남아 있어 꾸준히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버블세븐 지역의 강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분양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분위기로 인해 정비사업 추진이 계속 탄력 받게 되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반까지는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가격이 많이 오른 편이어서 시장 부담이 높아져 상승여력 자체는 둔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