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택 앞에서 기자를 보자 깜짝 놀라면서 "현안도 없는데… 뭣 하려 왔느냐"면서도 "얼마나 기다렸냐"며 이내 누그러졌다. "취임 100일이 됐기에…"라고 운을 떼자 "벌써 100일이 됐냐… 시간 가는 줄 몰랐다"며 한적한 장소로 안내했다. 인터뷰는 아파트 단지 쉼터에서 20여분간 진행됐다. 격식 없이 진행된 만큼 임 위원장은 담배 한 대를 물고는 근 100일간의 행보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을 허심탄회하게 제시했다.
임 위원장은 "주말 없이 뛰어다니느라 나도 힘들어 죽겠다"면서도 "몸은 힘들지만 그래도 금융개혁이 내 소명인 만큼 업무만큼은 지치지 않는다는 각오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저런 간담회 같은 행사가 많다'고 묻자 현장에는 답이 있다고 강조했다. 취임 초기에 한 말이기도 하다. 흔히 탁상공론의 반대말로 쓰이는 "'문견이정(聞見而定)' 정신을 임기 내내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혁을 하겠다고 했는데 현장의 목소리보다 중요한 게 있겠느냐"면서 "당장 일요일(21일)에도 시장 한 곳을 방문한다. 앞으로도 찾아야 할 현장이 많다"고 덧붙였다.
임 위원장 취임 이후 시장에서는 "당국이 정말 변했구나"라는 목소리가 높다는 데 대해서는 "(손사래를 치면서) 그런 말 말라. 위원장으로서 당연한 책무를 하고 있을 뿐"이라고 낮췄다. 그러면서 "당국이 변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업계 스스로 변화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자택으로 들어가기 직전 "이제 100일 다 됐네. 더 힘내도록 도와달라"는 그의 목소리에는 피로감이 묻어났지만 진정성도 진하게 느껴졌다. /조민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