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점령(Occupy Wall Street) 시위가 미국과 유럽 등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요구조건이 처음으로 공식화됐다.
10일 시카고 트리뷴 등에 따르면 월가 점령 동조시위를 벌이고 있는 시카고 시위대(Occupy Chicago)는 최근 12개 항목의 제안 리스트를 만들고 지난 8일 각 항목을 공식 요구조건으로 채택하기 위한 투표에 들어갔다.
이들은 첫 투표에서 '부유층에 대한 세금감면 혜택을 폐지하라'와 '월가 범죄자들을 기소하라'는 주장을 공식 요구조건으로 채택했다. 이번 투표에는 300여명이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270여명이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규제 강화를 비롯해 ▦학생부채 탕감 ▦선거자금법 개혁 ▦부자들의 세금부담을 늘리는'버핏 룰(Buffet Rule)'제정 등을 공식 요구조건으로 채택하는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경제적 불평등과 실업 등을 비판하며 촉발된 월가 점령시위는 4주째를 맞아 미국 내 25개 이상의 도시로 확산했지만 지금까지 구체적인 요구조건을 내걸지는 않았다.
시카고 시위대의 에블린 드헤이는 "시위대가 내놓은 수백여 가지의 제안을 12개 항목의 목록으로 압축했다"면서 "사람들은 우리가 실제로 어떤 변화를 만들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한편 월가 시위대 사이에서는'레비의 월가 점령 시위가'라는 제목의 주제가가 유튜브 등을 통해 널리 퍼지고 있다. 인터넷상에서 풍자적 노래로 알려진 래퍼 레미 무나시피가 촬영한 흑백 뮤직비디오에 담긴 주제가는 팝스타 밥 딜러의 노래구절을 인용해"사람들아 모여라, 와서 힘을 보태라"라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