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리더십'에, 현대자동차는 '가치'에 포지셔닝해야 합니다."
마케팅의 바이블로 불리는 세계적 베스트셀러를 쓴 마케팅 전문가 잭 트라우트는 '서울포럼 2012' 강연을 위해 방한하기에 앞서 삼성전자와 현대차 브랜드 전략에 대해 이같이 조언했다. 이미 세계적인 브랜드가 됐지만 앞으로는 보다 명확한 브랜드포지셔닝을 실행해 세계의 고객에게 보다 분명한 메시지를 줘야 한다는 뜻이다.
마케팅계의 살아 있는 전설인 트라우트 트라우트앤드파트너스 대표가 오는 16~17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서울포럼 2012의 기조강연자로 나서 '포지셔닝, 아시아에 오다(Positioning comes to Asia)'라는 주제로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마케팅 전략 방향을 제시한다. 트라우트 대표는 '경제한류'를 이끌고 있는 한국 기업들이 어떠한 브랜드 전략을 세워야 할지에 대해 냉철한 조언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특히 그의 강연은 '한류, 글로벌 경제를 품다:경제ㆍ금융, 산업, 문화'라는 이번 포럼 주제에 초점이 맞춰지고 '포지셔닝'이라는 마케팅 기법이 경제한류 확산의 대안으로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포지셔닝은 트라우트 대표가 지난 1979년 '마케팅저널'에 발표한 개념이다. 이듬해 동료인 알 라이스와 함께 펴낸 '포지셔닝-인식전환의 전쟁'이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포지셔닝의 개념이 대중화됐다.
포지셔닝은 다소 추상적이지만 기업이 소비자의 마음에 강한 인상을 심는 방법으로 정의된다. 소비자들은 특정 상품군에서 기업과 제품ㆍ서비스에 대한 저마다의 관점을 가지는데 포지셔닝은 이러한 소비자의 인식에 한 브랜드가 확고한 위치를 확보하기 위한 과정을 말한다.
트라우트 대표는 방한에 앞서 보내온 강의계획서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대상으로 포지셔닝의 개념을 설명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소니가 뒷걸음질을 치는 사이 TVㆍ휴대폰을 비롯한 각종 전자기기에서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뒀다"면서 "따라서 이제는 리더십에 포지셔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전자제품의 세계 리더'라는 메시지를 소비자들에게 줘야 한다는 것이다. 타이틀리스트 골프공이 '넘버원 볼 인 골프'라는 슬로건으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세계1위의 리더십을 지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현대차에 대해서는 "JD파워의 품질평가에서 렉서스ㆍ포르쉐ㆍ캐딜락의 뒤를 잇는 4위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가치'에 포지셔닝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같은 가격에 최고의 품질 만족도를 주는 브랜드'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트라우트는 책이나 강연에서 기업들에 묻곤 한다. 유명 자동차 브랜드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소비자의 뇌리에 확고한 인식을 심어놓은 것처럼 장기적인 브랜드 전략이 있느냐는 질문을 던진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BMW는 '드라이빙'을, 볼보는 '안전'을 떠올리게 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프레스티지', 도요타는 '신뢰성', 재규어는 '스타일링', 페라리는 '스피드'다. 이는 세계 어디서나 똑같다.
트라우트 대표는 서울포럼 2012 기조강연에서 한국 기업들도 이들처럼 세계소비자의 인식 속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라고 조언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다음 단계의 경제한류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이 같은 브랜드 전략을 반드시 세워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트라우트 대표는 서울경제신문에 보내온 프로필에서 자신의 나이와 출신은 밝히지 않고 다만 일해온 과정만 전해왔다. 인터넷에 넘치는 그에 대한 정보에서도 나이와 출신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트라우트 대표는 GE 광고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유니로열로 옮겨 광고 매니저가 된다. 그 후 마케팅ㆍ광고대행사에서 알 라이스를 만나고 1980년 앞서 언급한 명저 '포지셔닝'을 펴내 일약 마케팅계의 스타로 떠오른다. 이후 컨설턴트뿐 아니라 저술가ㆍ강연자로도 명성을 쌓았다.
트라우트 대표는 현재 미국 코네티컷 그린위치에 본사를 두고 세계 13개국에 사무소를 낸 트라우트앤드파트너스를 이끌고 있다. 이 회사를 통해 AT&TㆍIBMㆍ버커킹ㆍ메릴린치ㆍ제록스ㆍ머크ㆍ로터스ㆍ에릭손ㆍ테트라팩ㆍ휴렛팩커드ㆍP&G 등 유명 기업과 수많은 포춘 500대 기업의 마케팅을 도왔다.
트라우트 대표는 그의 개념을 공유하고 방법론을 발전시키는 세계의 마케팅 전문가들과의 네트워크를 관리하고 있기도 하다.
▦1979년 마케팅 저널에 포지셔닝 개념 발표 ▦1980년 동료 알 라이스와 함께 저서 '포지셔닝' 출간 ▦GE 광고부에서 사회생활 첫발 ▦1980년 유니로열 광고 매니저 ▦1986년 저서 '마케팅 전쟁' 출간 ▦1993년 '마케팅 불변의 법칙' 출간 ▦1996년 '뉴 포지셔닝' 출간 ▦1998년 '단순함의 원리' 출간 ▦2000년 '튀지말고 차별화하라' 출간 ▦2001년 '빅 브랜드, 성공의 조건'출간 ▦현재 트라우트 앤드 파트너스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