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가 새 헌법 제정을 둘러싸고 대혼란에 빠진 가운데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밤 카이로 대통령궁 앞에서 열린 대규모 시위를 피해 대통령궁을 떠났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익명의 대통령궁 관계자는 무르시 대통령이 평소처럼 업무를 보다가 시위대의 규모가 커지자 뒷문으로 빠져나가 집으로 갔다고 밝혔다. 이는 혹시라도 불거질 위험한 상황을 피하고 시위대를 진정시키기 위해 자리를 피하라는 보안 관계자들의 조언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대통령궁 대변인은 무르시 대통령이 일정대로 업무를 마친 뒤 평소 사용하는 출입문으로 나왔다고 반박했다.
이날 대통령궁 앞에는 10만명을 넘는 시위대가 모여 무르시 대통령의 새 헌법 선언 발표철회를 촉구하며 대통령 반대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오는 15일 국민투표에 부쳐질 새 헌법 초안이 여성과 소수그룹의 권리를 보호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시위대는 대통령궁에 접근하기 위해 대통령궁에서 수백m 떨어진 곳에 설치된 바리케이드를 밀다가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18명이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고 관영 MENA뉴스통신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