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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1일 "위안부 문제는 여러 현안 중에서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할 인도적 문제"라고 말하며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문제해결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이 취임 이후 3ㆍ1절, 8ㆍ15광복절 기념사 등에서 위안부 문제를 직접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3ㆍ1절 기념식에서 이같이 말하며 "양국이 진정한 동반자로서 긴밀히 협력해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역사의 진실을 외면하지 않는 진정한 용기와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일본 교토에서 열린 노다 요시히코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발언의 대부분을 위안부 문제해결 요구에 할애하며 문제해결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이 마음에 품은 한을 살아 생전 풀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신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일본은 이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영원히 놓치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위안부 문제 외에 독도 문제나 일본 교과서 등 다른 과거사 문제는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우리가 먼저 언급해 이슈화되는 것을 피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총선과 대선 등 대형 정치 이벤트가 집중된 올해 국정운영의 원칙을 지키겠다는 점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저와 정부는 중심을 잡고 일자리를 지키고 물가를 잡아 서민생활을 편안히 하겠다"며 "어떤 경우에도 국가 존립과 나라의 미래가 걸린 정책에 대해서는 확고히 원칙을 지켜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또 부정과 비리를 척결하는 한편 학교폭력을 뿌리뽑고 양대 선거를 공정하고 엄정하게 관리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내용을 담은 서한과 선물을 전달했다. 서한에서 이 대통령은 "(위안부 할머니 문제는) 인간의 존엄성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 국민 모두의 일이자 양심을 가진 세계 모든 사람의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서한과 선물(꿀 세트와 화장품)은 수도권 거주 위안부 할머니에게는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 등 참모진이 직접 찾아 전달했고 지방 거주 할머니들에게는 지자체와 협조해 특별 택배 형태로 전달됐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위안부 할머니의 쉼터인 나눔의 집에는 별도로 한우와 굴비 세트를 선물로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