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재무부가 짐 오닐(56ㆍ사진) 골드만삭스 자산관리담당 회장에게 차기 영국 중앙은행(BOE) 총재 자리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캐나다 중앙은행의 마크 카니 총재가 후보로 거론된 데 이어 오닐 회장까지 잇달아 하마평에 오르면서 BOE가 300여년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총재를 영입하는 파격인사를 단행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29일(현지시간) 영국 재무부가 수개월 전 마빈 킹 BOE 총재의 후임 자리를 오닐 회장에게 타진했다고 보도했다. '브릭스(BRICs)'라는 용어의 창시자로 알려진 오닐 회장은 현재 골드만삭스에서 7,146억달러의 자산관리를 총괄하고 있다. 킹 총재는 오는 2013년 6월에 임기를 마친다.
오닐 회장과 영국 재무부는 보도내용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은 지난주 성명을 통해 "차기 총재의 본격적인 인선작업은 올해 후반에나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미 금융가에서는 1년 이상 임기가 남은 킹 총재의 후보가 속속 거론되고 있다. 영국 경제가 금융위기 이후 두 번째 침체에 돌입한 가운데 경제회생을 이끌어야 할 영국 정부의 고민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카니 총재가 BOE 비상근 감독위원회 인사로부터 차기 총재직을 제의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밖에 영국인으로는 폴 터커 BOE 부총재와 로드 터너 영국 금융청(FSA) 의장, 거스 오도넬 전 내각장관 등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오닐 회장이나 카니 총재가 낙점될 경우 BOE는 318년 역사상 최초의 외국인 총재를 맞이하게 된다.
한편 골드만삭스의 전ㆍ현직 인사가 잇달아 BOE 총재 후보로 거론되면서 세계 중앙은행 인사를 배출해온 골드만삭스의 '위용'이 다시 한번 부각되고 있다. 이들 외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장도 골드만삭스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