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에서 평양-서울로 이어지는 이동통신 루트를 개통한다.」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업체인 신세기통신은 최근 현대그룹의 대북창구인 ㈜현대아산을 통해 금강산 이동통신 사업에 대한 기본 제안서를 북측에 제시했다.
신세기통신은 이 제안서에서 현대그룹과 북한 체신당국이 이동통신을 위해 초기 자본금 100억원 규모의 합작법인을 설립, 1차로 금강산에서 평양-서울로 이어지는 이동통신 전용 통신망을 개설하고 신세기통신은 합작법인의 서브파트너로서 현대그룹이 출자하는 지분의 일부를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합작법인은 우선 금강산 지역에 2개의 이동통신 전용 기지국과 중계기를 설치하며 이같은 시설을 가동시키기 위해 현지에 50~60㎾급 자가발전시설을 마련할 계획이다.
신세기통신 관계자는 『북한은 현재 금강산 이동통신망 구축과 관련해 자국의 군사기밀 누출방지 등을 이유로 관광객의 통신내용을 감청할 수 있도록 요청하고 있다』며 『북측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도록 통신내용의 감청원칙과 감청구간 등을 정하고, 감청방식 등에 대한 기술적인 지원도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동통신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통신요금부과시스템, 고객관리시스템 등 엄청난 자금과 기술이 소요된다』며 『북한이 최근 자국 통신망 현대화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조만간 긍정적인 답변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도 정주영(鄭周永) 현대 명예회장이 조만간 북한을 재차 방문할 예정이어서 鄭명예회장의 방북을 전후로 금강산 이동통신망 구축에 대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세기통신측은 금강산 지역의 이동통신망이 구축되면 순차적으로 현대그룹이 추진하는 남북경협지역, 평양지역에 기간망을 개설하고 이어 남포·해주 등 북한측이 요청하는 주요도시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안을 자체적으로 마련해 놓고 있다.
한편 북한측은 신세기통신의 이동통신망 구축 제안에 대해 아직은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기 기자 K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