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년 그의 나이 스무살.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에 걸죽한 목소리로 「물 좀 주소」를 외쳐 답답한 현실에 목말라 하던 당시 젊은이들에게 사랑과 자유를 선사했던 통기타 1세대 한대수(51). 69년 남산 드라마센터에서의 첫 콘서트를 시작으로 음악인, 신문기자, 사진작가, 시인으로 굴곡진 삶을 살아온 그가 미국에서 진행중인 대형 음반작업을 뒤로 한채 국내의 옛 팬들과 다시 만난다.93년 귀국후 꾸준한 음반과 공연활동으로 30~40대 관객들의 지원을 받으며 중년문화가꾸기에 앞장서고 있는 양희은콘서트「아주 특별한 만남」(5~9일 영산아트홀)의 자리에 한대수가 게스트로 참가하는 것.
70년대부터 가까운 사이였던 둘은 80년대 미국 체류시절 음악적·인간적 교류를 나누며 우정을 쌓았다.
올해로 가수생활 29년을 맞는 양희은은『내 무대에서 그와 함께 노래를 부른다는 것 자체가 내겐 영광이고 감격이다』면서 『이번 무대는 통기타 치고 하모니카 불며 노래하던 그의 옛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아주 특별한 만남」의 자리가 되리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제 50을 갓 넘기거나 눈앞에 두고 있는 두 사람은 그들과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중년관객과 그들의 아이를 위한 공연을 준비했다. 양희은이 부르는 어린이를 위한 동요 코너는 바로 그런 맥락에서 나왔다.
한대수는 또 한가지 선물을 준비했다. 75년에 나왔다가 「체제전복적 음악」이라고 낙인찍혀 판금됐던 2집 앨범 「고무신」의 복각앨범(「오면 오고」 「고무신」등 8곡 수록)과 97년 후쿠오카 라이브 공연에서 불렀던 「물 좀 주소」 「행복의 나라」 「AIDS SONG」 등 9곡이 수록된 2장짜리 CD를 내놓았다. (02)3272-2334 /박연우 기자 YW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