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생산과잉 한국차산업 재편 예고”/기아사태 외국언론 반응

◎차 개방 뒷걸음·금융위기 촉발 가능성【뉴욕=김인영 특파원】 각국의 언론들은 17일 기아사태를 일제히 보도하면서 이번 사태가 한국 자동차산업의 재편과 새로운 금융위기를 가져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기아의 지분중 포드가 9.4%를, 포드가 경영권을 쥐고 있는 일본 마쓰다가 7.5%를 각각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자동차업계의 관심도 높다. 포드자동차측은 기아사태가 포드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포드측은 『기아가 생산을 계속할 것이므로 포드가 주문한 페스티바(프라이드의 수출명)의 생산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그러나 기아와 포드 사이에 불편한 관계가 형성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포드가 그동안 기아를 통해 한국에서 포드차를 판매해오던 것을 지난해 중단하고 자체 딜러망을 구축했다고 전했다. 이어 포드는 기아에서 생산된 아스파이어(아벨라의 수출명)의 미국내 판매를 이달중 중단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기아의 자금난은 한국 금융구조를 약화시켜왔으며 빚더미에 올라있는 한국 대기업에 경종을 울리며 생산과잉에 시달리는 한국 자동차업계의 재편을 예고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또 미국과 유럽의 자동차업계가 한국 자동차시장에서 개방압력을 넣기 위해 서울로 가 있지만 이번 사태가 한국으로 하여금 시장개방의 문호를 닫아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LA타임스는 기아그룹에 대한 제일은행의 부도유예 결정은 난관에 처해있는 한국의 자동차 산업에 격변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내 업계 관계자들과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시 소재 기아 미국법인 기아 모터스 아메리카(KMA)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이번 사태로 고객과의 거래나 채무 이행에 지장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며 기아의 미국내 영업활동에도 당장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프랑스의 르몽드는 기아그룹의 재정난은 한국내 자동차 제작사들간의 격심한 경쟁의 결과이며 이같은 「살인적인 경쟁」은 후발 주자인 삼성의 가세로 더욱 격화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르몽드는 현대와 대우, 쌍용, 기아 등 한국내 주요 자동차 제작사들이 85∼96년간 매년 18.2% 비율로 생산량을 늘려왔으며 이에따라 지난해 전체 생산량은 2백80만대로 프랑스에 이어 세계 5위 생산국으로 올라섰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국내 자동차 수요는 거의 포화상태이며 앞으로 수요도 크게 늘지 않을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한국 업체들은 오는 2000년이면 무려 7백만대를 생산해낼것으로 보인다면서 결국 한국 업체들간의 경쟁은 살인적일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기아자동차는 삼성그룹의 인수목표가 될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낳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 세번째 규모의 자동차 메이커인 기아가 채권은행단의 긴급 자금지원합의로 파산을 모면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기아그룹이 모두 9조5천억원이 넘는 부채를 줄여 나가기 위해 감원과 자산매각, 계열사의 통폐합을 통한 경비절감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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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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