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삼성그룹] 건설.주택부문 주력경쟁

삼성그룹에서 건설과 주택사업의 주력회사는 어디일까.지금까지 삼성의 건설과 주택의 주력사는 각각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주택개발부문이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중공업건설부문과 엔지니어링이 약진을 거듭하면서 이같은 위상에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공사를 수주한 것을 계기로 지금까지 그룹 계열사들이 발주하는 내부공사에 치중하던 것에서 벗어나 과감한 공격경영에 나서고 있다. 엔지니어링은 올해 수주규모를 2조원, 매출은 1조2,000억원으로 잡고 있다. 이는 지난해 수주(1조5,000억원) 및 매출(9,516억원)보다 각각 33%, 26%씩 늘린 것이다. 더욱이 엔지니어링은 평택시가 발주한 환경처리시설공사 등 3건의 국내공사에서 물산 건설부문을 잇따라 제치고 시공권을 따내기도 했다. 이같은 배경 때문인지 최근 증권가에서는 엔지니어링이 물산 건설부문을 합병할 것이란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되고 있을 정도다. 중공업 건설부문은 지난달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서 「쉐르빌」이란 브랜드로 주상복합아파트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주택사업의 주력으로 불리던 물산 주택개발부문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에는 부도로 사업이 중단된 한국종합건설의 김포 아파트 사업장을 인수하는 등 아파트사업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중공업이 주택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지난해 볼보에 7억2,000만달러 규모의 중장비사업을 매각한 것과 무관치 않다. 중장비부문 매각후 사업규모가 축소되면서 그 대안으로 주택사업을 강화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특히 한행수(韓行秀)중공업 건설부문대표가 주택전문가란 점도 주택사업 강화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반면 물산의 건설·주택개발부문은 상당히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건설부문의 경우 지난해 3월 주택개발부문이 따로 떨어져 나가 외형이 상당히 축소된데다 올들어 해외건설수주실적도 2억7,000만달러로 업계 4위에 머물고 있다. 주택개발부문 역시 신규사업보다는 기존에 벌이던 재개발·재건축 물량을 소화하는데 주력하는 분위기로 중공업 건설부문의 공격적인 경영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같은 그룹내 판도 변화가 본격적인 내부경쟁체제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그룹 자체물량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계열사들이 「홀로서기」를 위해 피나는 경쟁을 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계열사들의 교통정리를 맡고 있는 그룹 구조조정본부 역시 이같은 내부경쟁을 「관망」하고 있는 분위기여서 앞으로 건설·주택사업의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두환 기자 DH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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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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