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학력·학벌 차별 없는 세상


우리 사회는 사람의 능력 차이를 학력과 학벌이라는 잣대로 평가한다. 학교에서는 시험성적만을 최고의 가치로 인정하고 사회에 나오면 학력이 낮거나 학벌이 나쁘다는 이유로 평생을 차별과 열등감 속에 살아간다.


어느 대학을 나왔느냐가 우리 사회의 신분을 결정하는 잣대가 되며, 우리 사회의 부와 권력은 소위 일류대학을 나온 사람들에 의해 독점되다시피 하고 있다. 회사에서는 신입사원을 뽑을 때 학력과 학벌을 먼저 보고 심지어 젊은이들이 결혼을 할 때에도 상대방의 학력과 학벌을 먼저 살핀다. 그래서 학력이나 학벌이 좋으면 그가 모든 면에서 유능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그렇지 않으면 무시당하기 일쑤다.

관련기사



학부모들은 자식을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천문학적인 액수의 사교육비를 부담하고 학생들은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학원을 전전하다 집에 돌아오지만 정작 학문을 위한 실력은 높지 않다. 왜냐하면 철학책 한 권도 읽어보지 못한 학생이 일류대 간판을 따기 위해 철학과에 들어가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런 나라에서는 제대로 된 대학경쟁력이 생길 수 없다. 우리나라의 서울대가 세계 대학순위에서 100위권에 겨우 들어간다는 사실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지난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문양을 공모했을 때 서울대 출신이나 외국유학 출신의 디자이너의 작품이 채택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실제 대상을 받은 작품은 부산에 있는 전문대 2년 재학생이 응모한 작품이었다. 이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제 우리 사회도 학벌중심의 사고, 일류대 중심의 사고에서 깨어나야 한다. 만약 미국 기업 GE의 창업자이며 천재발명가인 토머스 에디슨이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발명은 고사하고 문제아로 낙인 찍혀 평생 사회로부터 패배자로 살았을 것이다. 이제 우리 사회도 학력과 학벌보다는 실력을 우선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

프랑스의 경우 지난 1968년 국민적 지지를 기반으로 모든 대학의 평준화가 시행돼 오늘날 파리1대학ㆍ파리2대학ㆍ파리3대학식으로 평준화됐다. 우리도 공교육이 황폐화되고 학생과 학부모를 사교육으로부터 해방시키며 인격형성과 학문탐구를 위한 진정한 학교수업을 위해서라도 교육개혁이 절실하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