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제조업 R&D 지원, 민생·상생 두 토끼 잡기


우리의 벤치마킹 대상이던 핀란드는 국가 국내총생산(GDP)의 25%를 담당하던 노키아의 몰락과 함께 쇠퇴할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스타트업 창업붐, 정부의 선도적 연구개발(R&D) 지원정책으로 위기를 돌파하고 있다.


한때 6%나 감소하던 GDP는 성장세로 돌아섰다. 특히 앵그리버드로 대표되는 게임산업 성장률은 전세계인을 다시 주목시키고 있다. 핀란드는 대기업에 의지하는 경제가 얼마나 위험한지와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를 동시에 보여주는 예다. 핀란드 위기극복 키워드는 정부의 효과적인 산학연 R&D 지원과 제조 중견·중소기업 역량 강화다. 우리나라도 휴대폰·자동차 등의 제조업 성장으로 그동안 잘 버텨왔고 두 품목의 대기업이 우리나라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거의 30%에 이른다. 이런 와중에 휴대폰은 중국의 샤오미가 우리를 넘어섰고 자동차 역시 미국과 중국에서 점유율이 7% 이하로 정체되고 있다. 더구나 우리 제조업은 매출 10억원당 취업유발계수가 2005년 12.2명에서 2011년 8.7명으로 하락하며 일자리 창출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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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도 제조업 중소·중견기업 역량을 강화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유망 산업 분야의 핵심제품 개발을 위한 중견·중소기업 R&D 지원정책을 펴고 연구소는 시장과 기업 수요를 반영한 공동개발과 기술이전에 힘써야 한다. 대학은 산업체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중견·중소기업이 요구하는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산업적 파급효과가 큰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융합을 통한 산업고도화로 일자리를 창출하며 대중소기업 간 기술협력 활성화를 위해 '창조경제를 위한 13대 산업엔진'을 제시한 바 있다. 제조 중견·중소기업의 창의성과 정보통신기술(ICT) 융합력을 대기업과 연결해 혁신 제품을 만드는 것이 산업엔진의 요체다. 대학과 연구소가 먼저 기업 수요에 맞는 R&D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중견·중소기업에 이전해 생산된 장비·부품이 대기업에 납품되는 선순환적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얼마 전 끝난 대하드라마 '정도전'에서 "혁명은 밥상의 평화"라는 명대사가 회자된 바 있다. 제조 중견·중소기업 역량을 높이고 대기업과 공생의 길을 넓혀 간다면 '창조경제를 통한 국민행복'의 국정목표를 달성하고 민생과 상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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