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최윤, 또 하나의 작은 기적

중국 사업 2년여만에 손익분기점 넘어

진출 1년 뒤에 성장 정체되자 본부장 파견해 사업 총괄 등

영업구조 새판짜기 드라이브… 작년 조직개편 뚝심도 한 몫


"중국 톈진을 시작으로 중국 전역에 한국식 대부금융 서비스를 전파할 생각입니다."

지난 2012년 7월. 광활한 중국 대륙에 첫발을 내딛은 최윤(사진) 아프로파이낸셜그룹(브랜드명 러시앤캐시) 회장은 러시앤캐시의 중국식 브랜드명 '러진콰이진(樂金快金)' 톈진 현지법인 개소식에서 이 같은 포부를 밝히고 사업 성공을 다짐했다. 당시 러시앤캐시의 중국 진출에 대해 금융계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설립 절차가 까다롭고 대부업도 중국에서는 제도권 금융이어서 각종 규제가 많아 현지 시장에서 뿌리 내리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형 시중은행들은 이미 해외에 나간 사례가 많아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마련돼 있지만 국내 대부업체의 해외 진출은 처음이어서 성공 여부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중국 사업 시작 이후 1,000억원이 넘는 엄청난 자금을 쏟아부었지만 손실이 커지면서 이런 우려가 현실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불거졌다.

2년이 지난 현재 러시앤캐시의 중국 사업은 어떻게 변했을까.

지난해부터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면서 그가 외친 한국식 대부금융 서비스의 약발이 서서히 먹혀가는 분위기다.

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제도권 금융산업에 진입한 데 이어 또 한번의 '작은 기적'을 만들어낸 것이다.

15일 러시앤캐시에 따르면 오토할부와 같은 자동차금융에서 재미를 보기 시작한 중국 톈진·선전 법인 2개소가 지난해 말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국내 금융회사가 해외에서 이처럼 짧은 기간 안에 흑자로 돌아서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중국 사업이 이처럼 궤도에 오르는 데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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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진 법인은 출범 초기 실적이 저조하다가 지난해 4월까지 대출이 급속히 늘어 한화 270억원 상당의 대출잔액을 기록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4월 이후로는 성장 정체가 일어나 대출잔액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중국에는 한국과 같은 체계적 신용정보회사가 없고 채권 추심도 어려워서 소득이나 신용도가 양호한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게 이유다.

사업 진행이 순탄치 않자 답답했던 최 회장은 수맥 전문가를 회사로 불러 물줄기가 잘 흐르는 곳으로 집무실을 바꾸는 해프닝도 있었다.

꺼져가는 중국 사업 의지를 불태우기 위해 1년간 했던 영업 구조를 원점으로 돌리고 판을 새로 짰다.

총경리(부장급)가 법인을 관리하던 체제에서 벗어나 본부장을 파견해 중국 사업을 총괄하게 했다.

현지법인 총괄 본부장에는 우리은행 베이징지점장 출신 김범수 전 지점장을 전격 스카우트해 앉혔다.

아울러 2개 국어가 가능한 중간 실무자를 함께 파견해 중국 현지 직원에게 미뤄둘 수도 있었던 영업활동을 국내 파견직원이 직접 할 수 있도록 조직을 개편했다.

무엇보다도 중국 사업이 소프트랜딩하게 된 것은 최 회장의 특유의 뚝심 때문인 것으로 평가된다. 최 회장은 지난해 조직 개편이 있을 당시 이에 반발하는 현지 직원들이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항의하자 "지금 현재 남아 있는 직원보다 10년 뒤 남아 있는 직원이 더 중요하다"면서 밀어붙였다.

러시앤캐시는 앞으로도 해외 영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상반기 중 충칭에서 3호 법인 개업이 예정돼 있으며 베트남·인도·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 진출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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