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수입차 시장, 빅5 쏠림 심해졌다

BMW·벤츠·폭스바겐·토요타·아우디 점유율 80%<br>서비스센터 등 부족해 소비자엔 불이익 가능성



한국 시장 휩쓰는 '강력한 자동차들'
수입차 시장, 빅5 쏠림 심해졌다BMW·벤츠·폭스바겐·토요타·아우디 점유율 80%서비스센터 등 부족해 소비자엔 불이익 가능성

김광수기자 bright@sed.co.kr

























올해 판매된 수입차 10대 중 8대가 BMW를 포함한 주요 5개사의 모델인 것으로 파악됐다. 수입차 브랜드는 해마다 늘고 있지만 빅5 업체로의 쏠림 현상은 갈수록 심화돼 소비자들이 겪을 상대적 불이익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BMW코리아(MINIㆍ롤스로이스 포함),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폭스바겐코리아, 한국토요타자동차(렉서스 포함), 아우디코리아 등 5개 업체가 판매한 자동차가 모두 9만6,120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체 수입차 브랜드 23개사의 판매량 12만185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80%에 이른다.

KAIDA에 가입된 수입차 브랜드가 현재 23개인 것을 감안하면 약 20%의 업체가 80% 시장을 흔드는 '파레토의 법칙'이 성립하는 셈이다. 2009년만 해도 이들 빅5 브랜드는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 66%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수입차 브랜드가 그 사이 늘어나고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지만 폭발적인 성장을 한 것이다.

브랜드별로 보면 2009년부터 부동의 수입차 1위를 달리고 있는 BMW코리아가 그룹 내 MINI와 롤스로이스까지 합쳐 26.85%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선두를 질주했다. MINI와 롤스로이스를 제외해도 BMW 혼자 전체의 22.39%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매출액은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BMW와 양강 구도를 유지했던 벤츠는 15.93%로 점유율이 하락해 3~5위권 업체와의 간격이 좁아졌다. 매년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는 폭스바겐은 최근 들어 월간 판매량에서 벤츠를 제치며 2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아우디도 폭발적인 판매량 증가를 통해 올해 사상 최대의 점유율을 달성했다. 수년간 부진했던 도요타는 렉서스까지 동반 상승하며 비(非)독일차 업체로 유일하게 빅5를 형성하고 있다.


메이저 브랜드의 시장 지배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비가 좋은 디젤 차량이 수입차 시장에서 대세를 이루고 있는데다 판매량이 많아 본사의 지원도 적극적이다. 현지에서 출시된 신차가 이른 시간 내 국내에도 들어오고 다른 브랜드에서 들여오지 않는 다양한 모델도 수입할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 일부 마이너 브랜드가 1년 넘게 신차 출시도 못 하며 버티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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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이 갈수록 주요 브랜드로 몰리는 것은 당연할 수 있으나 지나친 쏠림 현상은 오히려 고객들에게 독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미 문제를 드러내는 것이 정비에 대한 불만이다. 판매량은 급격하게 증가했지만 AS센터 수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국산차와 달리 수입차는 수리를 맡기면 짧게는 며칠, 길면 몇 주씩 기다려야 한다. 최근 발표된 마케팅인사이트의 조사 결과 BMW와 폭스바겐의 AS 만족도가 최하위이고 아우디도 전체 평균에 크게 못 미쳤다.

팔기만 하면 그만이라는 배짱 영업도 문제다. 최근 BMW 코리아는 320d 차량의 시트 프레임에 녹이 발생한다는 고객들의 주장에 못 이겨 방청작업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출시 초기부터 지적된 사안이지만 BMW코리아에서는 별 문제가 없다고 버티다가 언론 보도 등에 못 이겨 내놓은 해결책이다. 고객들은 "잘 팔리니까 상관없다는 식으로 나오더니 리콜까지 거론하며 나서자 생색내기용 대책을 내놓았다"며 흥분이 가시지 않고 있다.

판매량이 많은 브랜드는 차량 가격에 대해서도 주도권을 쥐고 업계를 쥐락펴락 한다. BMW는 올해 출시한 뉴 X6와 신형 7시리즈의 가격을 최대 1,000만원 이상 올렸다. 국내 브랜드에서 현대ㆍ기아차가 가격을 인상하면 다른 브랜드에서 뒤따라가는 것처럼 수입차 후발 주자들은 업계 1위의 움직임을 보고 가격을 책정하는 분위기다.

판매 딜러가 늘어나면서 발생하는 문제도 적지 않다.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지나친 할인 판매에 나서다 보니 기존 고객들이 가격에 신뢰를 하지 못하며 불만을 제기한다. 최근 MINI 고객이 차량 수리를 맡겼으나 직원이 차를 운전하다가 사고를 내 폐차에 이르는 등 관리 부실에 대한 문제점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수입차 업계의 관계자는 "성장에만 도취된 일부 브랜드가 시장 질서를 무너뜨리며 판매에만 급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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